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김용현 변호사입니다.
고소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늦게 확인하시는 것이 공소시효입니다. 범죄가 성립하는지에만 집중하다가, 정작 기간이 지나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실무에서 종종 봅니다.
반대로 오래전 일로 조사를 받게 된 분에게는 공소시효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방어선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느 쪽에 서 계시든 먼저 계산해 보셔야 할 공소시효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여기서 잠깐 - 공소시효란
범죄가 끝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검사가 더 이상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제도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증거가 흩어지고 형성된 사실 상태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습니다.
공소시효가 완성된 뒤 기소되면 법원은 유무죄를 따지지 않고 면소 판결을 합니다.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더 이상 심판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 제 사건은 몇 년인가요?
법정형의 무게에 따라 일곱 단계로 나뉩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 25년
무기징역·무기금고 - 15년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금고 - 10년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금고 - 7년
장기 5년 미만의 징역·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벌금 - 5년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 - 3년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몰수 - 1년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실제로 선고될 형이 아니라 법률에 정해진 형의 상한입니다.
예를 들어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므로(형법 제347조 제1항),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여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두 종류 이상의 형 중 하나를 과하는 범죄라면 무거운 형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0조). 그리고 누범이나 자수처럼 형을 가중·감경하는 사유가 있더라도, 시효는 가중·감경하지 않은 형을 기준으로 봅니다(형사소송법 제251조).
이미 기소된 사건이라면 어떨까요? 판결 확정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부터 2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
2. 날짜는 언제부터, 어떻게 세나요? (중요)
시효는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진행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범행을 시작한 날이 아니라 종료한 날이 기준입니다. 그리고 공범이 있다면 최종 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공범 전원의 시효기간을 셉니다(같은 조 제2항).
그리고 여기에 놓치기 쉬운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기간을 셀 때는 첫날을 빼지만, 시효와 구속기간은 첫날을 시간 계산 없이 1일로 넣습니다(형사소송법 제66조 제1항 단서).
말일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이면 그날을 기간에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효와 구속기간은 여기서도 예외입니다(같은 조 제3항 단서). 즉 주말이라고 하루 더 주어지지 않습니다.
☞ 실제 날짜로 세어보겠습니다
2016년 5월 20일에 사기 범행이 끝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날인 5월 20일이 1일째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10년이 채워지는 시점은 2026년 5월 19일이 지나는 순간, 즉 5월 20일 0시입니다.
하루 차이로 결론이 갈리는 영역입니다. 남은 기간이 촉박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직접 계산해 확신하기보다 자료를 갖춰 확인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3. 공소시효가 멈추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다만 '정지'이지 '중단'이 아닙니다.
민사 소멸시효는 중단되면 그동안 지난 기간이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세지만, 공소시효는 정지 사유가 끝나면 남은 기간이 이어서 흘러갑니다. 형사소송법에는 공소시효의 중단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정지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소가 제기된 때 — 시효는 공소 제기로 진행이 멈추고, 공소기각이나 관할위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 제1항).
공범 중 한 명이 기소된 때 — 그 시효정지는 다른 공범에게도 효력이 미치고,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합니다(같은 조 제2항).
범인이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때 — 그 기간 동안 정지됩니다(같은 조 제3항). 단순히 해외에 체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원본 제도에는 없다가 뒤에 들어온 규정인데요.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으면 앞서 본 25년 간주기간의 진행도 정지됩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 제4항). 재판 도중 해외로 나가 시간을 끄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항입니다.
☞ 공범이면 무조건 같이 멈추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범의 범위는 넓게 해석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공소제기 효력의 인적 범위를 확장하는 예외인 만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양벌규정에 따라 종업원의 위반행위로 함께 처벌되는 사업주는 종업원과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종업원이 기소되었더라도 사업주에 대한 공소시효는 정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5. 5. 1. 선고 2024도15290 판결).
함께 처벌받는 관계라고 해서 곧바로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4. 공소시효가 아예 없는 범죄도 있나요?
있습니다. 크게 세 갈래입니다.
사람을 살해한 범죄로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 종범은 제외하고, 형사소송법 제249조부터 제253조까지의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습니다(형사소송법 제253조의2).
헌정질서 파괴범죄 -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와 이적의 죄가 여기에 해당하며,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3조 제1호). 집단살해에 해당하는 살인죄도 같습니다(같은 조 제2호).
특정 성폭력범죄 -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 그리고 강간등 살인의 죄 등에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3항, 제4항).
성폭력범죄에는 시효를 늦추거나 늘리는 규정도 있습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고(같은 조 제1항), DNA 증거처럼 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됩니다(같은 조 제2항).
5. 오래된 사건도 지금 법으로 계산하면 되나요?
이 부분이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소시효를 정지·연장·배제하는 규정이 새로 생겼을 때, 그 규정을 과거의 범죄에까지 적용할지는 법이 경과규정을 두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런 특례조항을 신설하면서 소급적용에 관한 명시적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에 대해, 보편타당한 일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며 적법절차와 소급금지를 정한 헌법의 정신을 바탕으로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한 규정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소시효를 장래를 향해 정지시키는 것으로 보아, 그 규정 시행일에 이미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0도8444 판결).
즉 새 규정이 생기기 전에 이미 시효가 지나버린 사건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과거의 미제사건 중 상당수가 이 문제에 걸립니다.
여기에 하나 더 겹칩니다.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고, 범죄 후 법이 바뀌어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만 새 법을 적용합니다(형법 제1조 제1항, 제2항).
법정형이 바뀐 죄라면 시효 구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래된 사건은 지금의 조문이 아니라 그 당시 시행되던 조문을 찾아 계산해야 합니다. 개인이 직접 확인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7. 정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공소시효의 기간과 기산점, 정지 사유, 적용이 배제되는 범죄를 알아보았습니다.
기억해 두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시효는 범행이 끝난 날부터 세고 첫날이 포함된다는 것. 둘째, 정지는 있어도 중단은 없다는 것. 셋째, 오래된 사건은 지금 법이 아니라 당시 법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어떤 죄명으로 의율되는지, 범행이 언제 끝난 것으로 볼지, 그 사이 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죄명 하나가 바뀌면 시효가 몇 년씩 차이 나기도 합니다.
남은 기간이 얼마 없다고 느껴지신다면, 자료를 완벽히 준비하는 것보다 일단 확인을 받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시효는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오래전 피해를 입고 대응을 고민하시는 분, 반대로 과거의 일로 수사 연락을 받으신 분을 위해 공소시효를 어떻게 세는지, 언제 멈추는지, 아예 적용되지 않는 범죄는 무엇인지 순서대로 살펴보았습니다.
형사사건으로 인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지체 말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영민 김용현 변호사에게 맡겨주시면 여러분께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시작부터 종결까지 최선을 다하여 믿음에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죄명과 사실관계, 적용 법령의 시행 시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8월 기준 현행 법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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