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소송, 녹음만으로 이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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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소송, 녹음만으로 이길 수 있나요? 

윤상현 변호사


들어가며

매일 밤 윗집 발소리에 잠을 설치다 보면 결국 '소송'이라는 단어까지 떠오릅니다. 그런데 층간소음 소송의 승패는 얼마나 괴로웠는지가 아니라 몇 dB이 측정됐는지로 갈립니다. 법원은 공동주택에 사는 이상 어느 정도의 생활소음은 서로 참아야 한다고 보고, 그 한도(수인한도)를 넘었다는 사실을 객관적 데이터로 증명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몇 달치 녹음 파일보다 공인 측정 기록 한 장이 힘이 센 이유입니다. 소송까지 가기 전에 무엇을, 어떤 순서로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Q. 몇 달째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뒀는데, 이걸로 이길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녹음이나 앱 측정치만으로는 증거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층간소음 측정은 소음ㆍ진동 분야의 공정시험기준에 따라야 하므로(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이웃사이센터나 공인 측정 업체를 통한 공식 측정이 필요합니다. 법정 기준은 뛰거나 걷는 직접충격 소음의 경우 1분간 등가소음도 주간 39dB(A)·야간 34dB(A)이고, 순간 최고소음도가 주간 57·야간 52dB(A)를 1시간에 3회 이상 넘어도 기준 초과입니다. TV·음향기기 등 공기전달 소음은 5분간 등가소음도 주간 45·야간 40dB(A)이며, 2005년 6월 30일 이전 사업승인을 받은 구축 공동주택은 직접충격 소음 기준에 2dB(A)을 더해 적용합니다. 이 기준을 초과한 측정 기록이 있어야 수인한도를 넘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손해배상 청구(민법 제750조)의 토대가 됩니다. 참고로 욕실·화장실의 급수ㆍ배수 소음은 층간소음에서 제외됩니다.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제3조 관련) — 직접충격 소음: 1분간 등가소음도 주간 39dB(A)·야간 34dB(A) / 최고소음도 주간 57dB(A)·야간 52dB(A) (…) 층간소음의 측정방법은 소음ㆍ진동 분야의 공정시험기준에 따른다.

Q. 윗집이 일부러 쿵쿵거립니다. 형사처벌도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괴롭힐 의도로 반복하는 보복소음은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수개월에 걸쳐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 도구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틀어 이웃에게 소음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한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웃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이 곧바로 스토킹이 되는 것은 아니고, 괴롭힐 의도·지속성과 반복성·행위 태양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시간대에, 어떤 소음이 반복됐는지 적은 소음일지와 녹음이 형사 대응에서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민사에서 부족한 녹음도 여기서는 고의성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스토킹범죄) 제1항 —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Q. 윗집이 아니라 집 자체가 문제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소송 상대를 바꿔야 합니다. 윗집이 유난한 게 아니라 바닥이 부실하게 시공된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현행 기준상 공동주택 층간바닥은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 210mm 이상, 경량·중량 바닥충격음이 각각 49dB 이하인 차단성능을 갖춰야 합니다(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의2). 슬래브 두께 미달이나 차음재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면 이웃이 아니라 시공사(사업주체)를 상대로 하자보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맞는 방향입니다. 상대를 잘못 고르면 이기기도 어렵고 이웃 관계만 파탄 납니다.

Q. 당장 소송부터 내는 게 맞나요?

아닙니다. 소송은 마지막 카드이고, 그 전의 단계들이 오히려 실익이 큽니다. 먼저 변호사 명의 내용증명으로 피해 사실과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 그것만으로 소음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관리사무소(관리주체)에 소음 중단·차단조치 권고를 요청하고, 계속되면 단지의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제2항·제4항).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서는 무료 상담과 현장 측정을 지원하는데(소음ㆍ진동관리법 제21조의2 제2항), 여기서 확보한 측정 기록이 그대로 소송 증거가 됩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거치고(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제11항), 최후에 민사소송으로 갑니다. 이 절차를 밟아온 경과 자체가 재판에서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제11항 — 층간소음 피해를 입은 입주자등은 관리주체 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층간소음 발생이 계속될 경우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Q. 너무 화가 나서 윗집에 직접 찾아가고 싶습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 순간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뀔 수 있습니다.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언성을 높이면 주거침입·협박으로 맞고소당할 수 있고, 반복되는 항의 방문과 초인종 누르기는 오히려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보복용 우퍼 스피커는 앞서 본 판례의 처벌 대상이 되는 쪽이 본인이라는 뜻입니다. 층간소음 분쟁은 누가 더 냉정하게 증거를 쌓느냐의 싸움입니다. 감정은 소음일지로, 분노는 측정 데이터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꼭 기억하세요

층간소음 소송은 감정이 아니라 측정된 데시벨로 싸우는 재판입니다. 공인 측정으로 법정 기준(직접충격 소음 주간 39dB·야간 34dB 등) 초과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이고, 고의적 보복소음이라면 스토킹범죄로 형사 대응까지, 건물 하자가 원인이라면 시공사로 방향을 트는 것까지 열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송 전에 내용증명과 조정 절차로 단계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일상 회복 모두에서 낫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카드를 꺼낼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모아 둔 소음일지와 녹음을 들고 초기에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 수개월째 층간소음 피해를 겪고 있고, 소송이나 조정 중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분

  • 윗집(또는 아랫집)이 고의로 보복소음을 내고 있어 형사 고소까지 검토 중인 분

  • 신축인데도 소음이 심해 부실시공이 의심되어 시공사 책임을 묻고 싶은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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