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전 매매계약, 매수인이 잔금을 안 줘도 해제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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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 전 매매계약, 매수인이 잔금을 안 줘도 해제할 수 없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땅을 계약했는데 상대방이 잔금을 주지 않거나 허가신청에 응하지 않아, 내용증명으로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해제 통보가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빌미만 주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허가를 받기 전의 계약은 이른바 유동적 무효 상태여서, 상대방에게 아직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채권 자체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금을 안 주는 상대방을 그대로 두고 기다려야 하는지, 계약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떤 경로를 밟아야 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이 글에서는 허가 전 단계에서 채무불이행 해제가 왜 막히는지, 그 대신 실제로 쓸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인지를 조문과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토지거래허가 전 계약의 법적 성격 — 채권적 효력조차 없는 상태

토지거래허가는 현재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이 규율합니다. 허가구역에 있는 토지의 소유권·지상권을 대가를 받고 이전하거나 설정하는 계약(예약 포함)을 체결하려는 당사자는 공동으로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6항은 "제1항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은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이 글에서 다루는 모든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판례는 이 조문을 두 갈래로 나눠 해석합니다.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 확립된 법리에 따르면,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은 체결된 때부터 확정적으로 무효여서 유효하게 될 여지가 없습니다. 반면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체결한 계약은 허가를 받을 때까지 법률상 미완성의 법률행위로 남아 있다가, 허가가 나면 소급하여 유효한 계약이 되고 불허가되면 그때 무효로 확정됩니다. 이 중간 상태를 유동적 무효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실무상 결정적인 대목은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 발생하지 않는 효력의 범위입니다.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4357, 4364 판결은 허가를 받기 전에는 물권적 효력은 물론 채권적 효력도 전혀 발생하지 않으므로, 권리의 이전이나 설정에 관한 어떠한 내용의 이행청구도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계약서에 잔금일과 등기일이 적혀 있어도 그 조항에서 청구권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계약은 존재하지만 그 계약이 만들어내야 할 채권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허가 전 계약은 '무효인 계약'이 아니라 '아직 효력이 생기지 않은 계약'이다 — 계약은 있는데 그 계약에서 나올 채권이 아직 없다는 점이 모든 결론을 좌우한다.

잔금을 안 줘도 해제할 수 없는 이유 — 지체할 채무 자체가 없다

계약을 채무불이행으로 해제하는 법적 근거는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와 민법 제546조(이행불능과 해제)입니다. 제544조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546조는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하게 되면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조문 모두 공통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행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채무가 이미 효력을 갖고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는 바로 이 전제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도,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도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잔금기일이 지나도 법적으로는 이행지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지체할 채무가 없으니 최고를 해도 최고의 대상이 없고, 해제권도 생기지 않습니다. 앞서 본 97다4357, 4364 판결이 "허가받기 전의 상태에서 상대방의 거래계약상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거래계약을 해제하거나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이 이 결론입니다.

이 판결의 사안 자체가 좋은 예시입니다. 허가구역 내 토지를 허가 대상이 아닌 다른 부동산과 교환하기로 한 사건에서, 원심은 매수인의 교환대상 건물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며 매도인의 해제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허가 전 유동적 무효 상태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행불능이라는 사실관계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제사유로 삼을 계약 효력이 아직 없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결과가 됩니다. 잔금기일이 지난 뒤 내용증명으로 최고하고 해제를 통고해도 그 해제는 효력이 없고, 계약은 여전히 유동적 무효 상태로 남습니다. 해제되었다고 믿고 같은 토지를 제3자에게 다시 매도하면, 원래 매수인이 협력의무 이행을 구해 허가를 받아내는 순간 계약이 소급해 유효로 되면서 이중매매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행지체·이행불능 해제는 '효력 있는 채무'를 전제로 한다. 허가 전에는 그 채무가 없으므로, 잔금 미지급은 해제사유가 아니라 아직 평가 대상이 아닌 사실에 불과하다.

협력의무를 안 지켜도 계약 자체는 해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허가신청 자체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는 어떨까요. 판례는 유동적 무효 상태의 계약 당사자에게 허가신청 협력의무를 인정합니다. 대법원 1995. 4. 28. 선고 93다26397 판결은 매매계약 자체는 유동적 무효 상태이지만 그 계약을 효력 있는 것으로 완성해야 할 협력의무를 부담하는 한도 내에서의 의사표시까지 무효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계약의 본체는 잠들어 있어도 그것을 깨우기 위한 의무는 이미 살아 있다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협력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9. 6. 17. 선고 98다40459 전원합의체 판결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거래계약의 당사자는 상대방이 계약의 효력이 완성되도록 협력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그 거래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협력의무는 계약이 예정한 급부의무가 아니라 계약의 효력을 완성시키기 위한 부수적 의무이므로, 그 위반이 곧바로 법정해제권의 기초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제도 취지에서 보면 이 결론은 자연스럽습니다. 협력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제를 허용하면, 계약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 당사자가 스스로 허가신청에 응하지 않은 뒤 상대방의 비협조를 문제 삼아 손쉽게 이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협력의무의 존재 이유가 계약을 완성시키는 데 있는 만큼, 그 위반의 효과도 계약을 깨는 방향이 아니라 이행을 강제하고 손해를 전보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민법 제544조 해제 — 지체할 채무가 없어 불가.

  • 이행불능을 이유로 한 민법 제546조 해제 — 계약의 채권적 효력이 없어 불가.

  • 허가신청 협력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일방적 해제 — 98다40459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불가.

  •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 97다4357, 4364 판결에 따라 허가 전에는 불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수단 하나 — 허가신청 협력의무 이행의 소

해제가 막혀 있다면 남는 길은 계약을 깨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다50615 판결은 유동적 무효 상태의 매매계약에서 쌍방 당사자는 공동허가신청절차에 협력할 의무가 있고, 이 의무에 위배해 허가신청절차에 협력하지 않는 당사자에 대하여 상대방은 협력의무의 이행을 소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소장의 청구취지는 "피고는 원고와 공동으로 별지 목록 기재 토지에 관한 토지거래계약 허가신청절차를 이행하라"는 형태가 됩니다.

이 소송에서 상대방이 흔히 내세우는 항변이 "잔금부터 받아야 협력하겠다"는 동시이행 주장입니다.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23825 판결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매도인의 토지거래계약 허가신청절차 협력의무와, 허가를 받으면 비로소 매수인이 이행해야 할 매매대금 지급의무 사이에는 이행상의 견련성이 없다고 보아, 매도인은 대금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 협력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순서상 허가가 먼저이고 대금은 그다음이라는 구조가 판결로 확인된 셈입니다.

같은 판결은 매수 위임이나 전전매 구조에서 자신의 협력의무 이행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중간자를 대위하여 원소유자에게 협력의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도 보았습니다. 계약 상대방이 이미 손을 뗀 상태라도 사슬을 따라 올라가 절차를 밟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계약서에 "몇 개월 안에 허가를 받기로 한다"는 기한 약정을 두었다가 그 기한이 지난 경우도 자주 문제됩니다. 2008다50615 판결은 그 기한 내에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계약해제 등 절차 없이 곧바로 매매계약을 무효로 하기로 약정한 취지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쌍무계약에서 이행기를 정한 것과 달리 볼 것이 아니어서 약정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기한이 지났으니 계약이 없어졌다고 단정하고 대응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수단 둘 — 위약금·손해배상 예정 약정

해제와 손해배상이 막혀 있다면 계약서에 미리 장치를 넣어 두는 것이 유효한 대응입니다.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36996 판결은 유동적 무효 상태의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 쌍방에게 협력의무가 있으므로, 계약 당시 일방이 협력 자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가신청에 이르기 전에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일정한 손해액을 배상하기로 하는 약정을 유효하게 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나아가 손해배상액 약정에서 말하는 '계약 위반'에는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하여 그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는 경우가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약정의 법적 근거는 민법 제398조입니다. 제1항은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손해가 실제로 얼마인지 입증하지 않아도 약정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실익입니다. 다만 제2항에 따라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으므로, 거래 규모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큰 금액을 적어 두는 것은 안전장치가 되지 못합니다.

약정이 없다면 어떨까요. 93다26397 판결은 매수인이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해 매도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매수인은 그 협력의무 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배상 범위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에 한정되어 계약이 유효했다면 얻었을 전매차익까지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실무에서는 계약 단계에서 다음 조항들을 명시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 허가신청 기한 — 계약일로부터 며칠 이내에 공동으로 허가신청을 한다는 구체적 기한.

  • 협력 거절 시 위약금 — 협력의무 불이행이나 일방적 철회를 위약 사유로 명시한 손해배상액 예정.

  • 불허가 시 처리 — 불허가처분이 있으면 계약금 전액을 며칠 이내에 반환한다는 조항.

  • 서류 제공 의무 — 토지이용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 등 허가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작성·제공 책임 분담.

계약금 반환 — 확정적 무효가 되기 전에는 돌려받지 못한다

대금을 못 받은 매도인만 곤란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계약금을 건넨 매수인도 그 돈을 곧바로 회수하지 못합니다. 대법원 1993. 7. 27. 선고 91다33766 판결과 93다26397 판결은,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이 아닌 유동적 무효 상태의 매매계약에 기하여 매수인이 임의로 지급한 계약금은 그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로 있는 한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없고, 유동적 무효 상태가 확정적으로 무효로 되었을 때 비로소 민법 제741조에 따라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유는 간명합니다. 계약이 앞으로 유효해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그 돈을 보유하는 데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약금을 돌려받으려면 먼저 계약이 확정적 무효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판례가 인정해 온 확정적 무효 사유는 아래와 같이 정리됩니다.

  • 관할 행정청의 불허가처분이 있는 경우.

  •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 협력의무의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91다33766, 95다54501).

  • 계약이 정지조건부인데 그 정지조건이 허가 전에 이미 불성취로 확정된 경우(97다36996).

  • 일방의 채무가 이행불능임이 명백하고 상대방도 계약의 존속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 경우(97다4357, 4364).

여기서 주의할 점은 '쌍방'이라는 요건입니다. 대법원 1996. 6. 28. 선고 95다54501 판결은 허가를 받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지도 않고 매도인에게 협력할 의사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확정적 무효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상대방이 며칠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정도로는 확정적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확정적 무효가 인정되면 97다4357, 4364 판결에 따라 그 무효에 귀책사유가 있는 자라도 무효를 주장할 수 있어, 스스로 협력을 거부해 계약을 무산시킨 당사자까지 계약금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해약금 해제는 다른 트랙 — 배액상환은 허가 전에도 가능하다

채무불이행 해제가 막혀 있다고 해서 모든 해제가 막힌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9369 판결은 계약금이 교부된 이상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계약 일반의 법리가 유동적 무효 상태의 매매계약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해제하면 적법하게 해제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근거 조문은 민법 제565조 제1항입니다.

같은 판결은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의 의미도 정리했습니다. 이행의 착수란 반드시 계약 내용에 들어맞는 이행의 제공에까지 이르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채무 이행행위의 일부를 하거나 이행에 필요한 전제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고 단순히 이행의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매수인이 매도인의 의무이행을 촉구하거나 협력의무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것만으로는 계약의 이행에 착수했다고 할 수 없으며, 그 상태에서 매도인이 배액을 상환하고 해제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지도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 대목이 뼈아픕니다. 같은 판결은 매도인이 해제 의사표시를 하고 일정 기한까지 해약금 수령을 최고했다면 중도금 지급기일은 매도인에게도 기한의 이익이 있으므로, 매수인이 매도인의 의사에 반하여 앞당겨 이행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중도금을 서둘러 넣어 이행에 착수한 모양을 만드는 방식으로 해약금 해제를 봉쇄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허가 전 단계는 비대칭 구조다 — 상대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는 막혀 있는 반면, 계약금에 기한 해약금 해제는 열려 있다. 이 비대칭을 메우는 것이 계약서의 해약금 배제 특약이다.

계약 단계에서 미리 점검해야 할 변수들

먼저 그 거래가 애초에 허가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제1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별 면적 이하의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계약에는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조 제5항은 처리기간 내에 허가증 발급이나 불허가처분 사유의 통지, 선매협의 사실의 통지가 없으면 그 기간이 끝난 날의 다음 날에 허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어, 행정청의 침묵이 곧 거절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가구역 지정 자체가 풀리는 경우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앞서 본 98다40459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허가구역 지정기간 중에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한 뒤 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거나 지정기간이 만료되었는데도 재지정을 하지 않은 때에는, 그 전에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를 제외하고 더 이상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확정적으로 유효가 되어 당사자는 곧바로 소유권 이전 등 이행청구를 할 수 있고 상대방도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지정 해제 소식은 잠들어 있던 계약을 한꺼번에 깨우는 사건이므로, 그때부터는 채무불이행 해제도 정상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가를 피해 가려는 시도는 이 글에서 설명한 구제수단 자체를 없애 버립니다.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96328 판결은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되면 그 계약은 체결된 때부터 확정적으로 무효이고, 여기에는 허가가 필요 없는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위뿐 아니라 정상적으로는 허가를 받을 수 없는 계약을 허가받을 수 있도록 허위 작성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확정적 무효인 이상 협력의무도 없으니 이행을 소구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같은 법 제26조 제3항은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계약 체결 당시의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해당 토지가격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허가 대상 여부 — 소재지가 허가구역인지, 면적이 허가 기준 이하인지 계약 전 확인.

  • 해약금 배제 특약 — 배액상환 해제를 막으려면 민법 제565조를 배제하는 약정을 별도로 기재.

자주 묻는 질문

Q. 잔금기일이 지났는데 내용증명으로 해제를 통보하면 되나요?

A.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전이라면 그 해제 통보는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가 전에는 대금지급의무에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이행지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제되었다고 믿고 제3자에게 다시 처분하면 오히려 분쟁이 커질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허가신청에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허가신청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8다50615 판결은 협력의무 위배 시 상대방이 그 이행을 소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협력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 자체를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98다40459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장이므로, 해제가 아니라 이행 강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Q. 매도인이 잔금부터 달라며 허가신청을 미루면 어떻게 되나요?

A. 매도인의 허가신청 협력의무와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 사이에는 이행상의 견련성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23825 판결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매도인은 대금 이행제공이 없다는 이유로 협력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절차상 허가가 먼저이고 대금 지급은 계약이 유효해진 뒤의 문제입니다.

Q. 지금 낸 계약금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로 남아 있는 동안에는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없습니다. 불허가처분이 있거나 쌍방이 협력의무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등으로 계약이 확정적 무효가 되어야 민법 제741조에 따른 반환청구가 가능합니다. 한쪽이 잠시 연락을 피하는 정도로는 확정적 무효로 보지 않습니다.

Q. 계약서에 정한 허가 기한이 지나면 계약이 자동으로 없어지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8다50615 판결은 기한 내에 허가를 받지 못하면 해제 절차 없이 곧바로 무효로 하기로 약정한 취지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자동 실효를 원한다면 그 취지를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 두어야 합니다.

Q. 매도인이 계약금 배액을 주고 해제하겠다고 하면 막을 수 있나요?

A.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도 민법 제565조 제1항에 따른 해약금 해제는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9369 판결의 입장입니다. 협력의무 이행의 소를 제기해 1심에서 이긴 것만으로는 이행에 착수했다고 보지 않아 해제를 막기 어렵습니다. 이를 봉쇄하려면 계약 단계에서 해약권을 배제하는 특약을 두는 것이 확실합니다.

맺음말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계약에서 상대가 대금을 주지 않거나 절차에 협조하지 않을 때, 가장 흔한 오판은 다른 부동산 거래처럼 최고 후 해제를 통보하는 것입니다. 허가 전 계약은 채권적 효력조차 없는 유동적 무효 상태여서 이행지체도 이행불능도 성립하지 않고, 협력의무 불이행 역시 해제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효력 없는 해제 통보를 한 뒤 그 계약이 끝났다고 전제하고 움직이면, 나중에 계약이 소급해 유효로 되는 순간 훨씬 큰 분쟁을 떠안게 됩니다.

대신 이 단계에서 실효성 있는 선택지는 분명합니다. 허가신청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해 계약을 완성시키거나, 계약 단계에서 미리 넣어 둔 위약금 약정으로 상대의 이탈에 대비하거나, 계약이 확정적 무효로 전환된 시점을 정확히 잡아 계약금 반환을 구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해약금 해제는 허가 전에도 열려 있으므로, 계약을 반드시 지키고 싶다면 해약권 배제 특약을 처음부터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 남부처럼 개발 계획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해제가 반복되는 지역에서는, 같은 토지라도 계약 시점과 지정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다시 꺼내 허가 대상 여부와 해약금·위약금 조항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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