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7일, 벌금이 늘어날 수도 있나
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7일, 벌금이 늘어날 수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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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7일, 벌금이 늘어날 수도 있나 

전우석 변호사

약식명령 등본을 받아 든 분들이 정식재판청구를 두고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다투면 오히려 더 세지는 것 아니냐"입니다. 예전에는 그럴 일이 없다고 답할 수 있었지만, 2017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답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벌금이 올라갈 수 있고, 대신 징역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약식절차는 지방법원이 검사의 청구에 따라 공판절차 없이 벌금·과료·몰수에 처하는 간이절차입니다(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 여기에 불복하려면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제453조 제1항, 제2항). 고지는 재판서의 송달로 이루어지고(제452조), 기간은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셉니다.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둘 있는데, 하나는 변호인에게 늦게 송달되었더라도 기준은 피고인에게 송달된 날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공시송달이 된 사건에서는 공시송달을 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송달의 효력이 생기고 그때부터 7일이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벌금이 오를 수 있는지는 제457조의2가 정합니다. 종전 규정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불이익변경금지였고, 그래서 벌금액을 올리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2017. 12. 19. 개정으로 문언이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로 바뀌었습니다. 형의 종류가 같은 범위 안에서는 벌금액을 올릴 수 있고, 다만 그렇게 하려면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반대로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바꾸는 것은 여전히 금지됩니다. 그러니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판단할 때 재어야 할 것은 "실형 위험"이 아니라 "벌금이 얼마나 오를 수 있는가"입니다.

이 원칙이 적용되는 범위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형종 상향 금지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만 적용되므로, 검사가 청구했거나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청구한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 다른 사건과 병합·심리되어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도 그 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벌금형의 약식명령에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을 다른 사건과 병합해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형종 상향 금지 위반으로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20도355 판결).

형의 종류가 그대로여도 위법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는데 법원이 같은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새로 병과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5804 판결). 벌금액만 놓고 보면 같아도 주문 전체를 보면 불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수명령·수강명령 같은 부수처분이 붙을 수 있는 죄명이라면 액수만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7일을 넘긴 경우에도 길이 아주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제458조 제1항이 상소권회복에 관한 제345조 이하를 준용하므로 정식재판청구권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데, 요건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을 것이고, 그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회복청구와 정식재판청구를 반드시 함께 내야 합니다. 인정된 예로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공시송달로 기간을 넘긴 경우, 그리고 정식재판청구서에 날인이나 서명이 없는데도 법원공무원이 보정을 구하지 않고 접수해 적법한 청구가 된 것으로 믿은 경우가 있습니다(대법원 2023. 2. 13. 자 2022모1872 결정). 반면 동거인에게 적법하게 송달된 뒤 본인이 잠시 집을 비웠다거나, 변호인이 내줄 것으로 믿었다는 사정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보지 않습니다.

청구를 되돌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정식재판청구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취하할 수 있고(제454조), 취하하면 약식명령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제457조). 한 번 취하하면 같은 약식명령에 대해 다시 청구할 수 없으므로 취하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결정입니다. 청구한 뒤 재판에 나가지 않는 것도 위험한데, 제458조 제2항이 제365조를 준용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식명령 등본을 받은 날짜를 먼저 확인해 남은 기간을 세어 보고, 붙을 수 있는 부수처분이 있는 죄명인지까지 함께 따져 본 뒤에 청구 여부를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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