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원칙] 성범죄전문변호사가 1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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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원칙] 성범죄전문변호사가 1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유 

안영진 변호사

오늘은 제 평소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1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을 많이 두고, 변호사를 추가로 채용하고, 사건을 더 많이 수임하면 매출 면에서는 오히려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수 년간 과거 약 300명의 변호사가 함께 움직이는 대형 법무법인 형사전문그룹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같은 로펌의 경영전담변호사로 법인의 운영과 경영까지 경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직이 커졌을 때 얻는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조직이 커질수록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도 보았습니다. 

의뢰인과 처음 상담한 변호사와 실제 사건을 수행하는 변호사가 다를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 연락하는 사람과 의견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록을 검토하는 변호사와 조사에 동행하는 변호사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의뢰인이 담당자에게 이야기하고, 담당자가 변호사에게 보고하고, 다시 그 답변이 담당자를 거쳐 의뢰인에게 전달됩니다.

조직의 관점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형사사건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과연 형사사건에서도 이것이 가장 좋은 방식일까. 특히 제가 전문으로 하는 성범죄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법률 몇 조를 알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의뢰인이 상대방을 처음 만난 시점부터,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어느 장소로 이동하였는지, 누가 먼저 제안하였는지, 술은 어느 정도 마셨는지, 결제는 누가 하였는지, 숙박업소에는 어떤 경위로 들어갔는지, 성관계나 신체접촉 전후에는 어떠한 대화를 하였는지, 이후 두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까지 모두 연결해서 보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던 사실 하나가 몇 달 뒤 사건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의뢰인이 상담 과정에서 무심코 이야기한 한 문장이 경찰 조사에서 결정적인 쟁점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 상대방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한 문장이 당시의 관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정황이 되기도 합니다. 술집 결제시각과 택시 승하차 시각을 맞춰보다가 진술의 시간적 모순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형사사건(특히 성범죄)에서는 사건에 관한 정보가 한 사람(한 명의 변호사)에게 계속 축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것을 사건의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펼쳐야만 기억나는 사건과, 변호사의 머릿속에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이 들어 있는 사건은 분명히 다릅니다. 저는 제가 선임된 사건이라면 가능한 한 후자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독립하면서 결정했습니다. 내가 상담한 사건은 내가 직접 수행하고, 끝까지 책임지자. 제가 직접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직접 기록을 읽고, 제가 직접 수사관과 연락하고, 제가 직접 조사 전략을 세우고, 제가 직접 의견서를 작성하고, 제가 직접 재판에 출석합니다. 이것이 제가 1인 법률사무소를 만든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에게 1인 사무실은 규모가 작은 사무실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건 수행의 핵심 접점을 한 명의 변호사에게 집중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설계한 구조입니다. 

저는 경찰 사건을 맡으면 담당 수사관님과 직접 연락합니다. 검찰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과 확인하여야 할 사항이 있다면 제가 직접 연락합니다. 물론 변호사가 직접 연락한다고 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사건을 특별히 봐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얻는 정보입니다. 수사관과 직접 통화하다 보면 수사관이 현재 어느 부분을 확인하고 있는지, 어떠한 자료가 필요한지, 조사 일정은 어떻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지, 추가 의견서를 어느 시점까지 제출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건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수사관의 질문에도 그 자리에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담당 직원이 전화를 받고 그 내용을 다시 저에게 전달하고, 제가 다시 답변하고, 그 답변이 다시 수사관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없습니다. 정보가 한 단계를 더 거칠 때마다 맥락은 조금씩 사라집니다. 저는 가능하면 그 단계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수사관과 여러 차례 직접 소통하면서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설명하고, 요청받은 자료를 제때 제출하고, 조사 전에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업무상 신뢰가 형성됩니다. 법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러한 관계가 누군가와 개인적으로 친해져 사건에 유리한 결과를 얻는다는 의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의 변호사는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필요한 절차를 정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신뢰가 쌓이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 역시 변호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의뢰인과의 소통 역시 같은 이유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제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수사기관, 법원에는 물론이고 의뢰인님들께 전부 공개합니다. 사건을 수임한 뒤 변호사와 연락하기 위해 사무실 대표번호로 전화를 하고, 담당 직원에게 용건을 설명하고, 다시 변호사의 연락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닙니다. 업무시간 중 저에게 카카오톡을 보내시면 제가 대부분 1분 안에 확인하고 답변합니다. 재판이나 조사, 상담처럼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저는 대부분 메시지를 확인한 뒤 가능한 한 바로 답변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형사사건을 겪는 사람에게는 변호사에게 묻고 싶은 일이 계속 생깁니다.

“경찰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상대방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수사관이 이 자료를 달라고 합니다.”

“갑자기 이런 메시지가 왔는데 답장을 해야 하나요.”

“조사 날짜가 잡혔습니다.”

“합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변호사에게는 여러 사건 중 하나의 질문일 수 있지만, 사건을 처음 경험하는 의뢰인에게는 그 순간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질문이 직원 몇 명을 거쳐 저에게 전달되는 구조보다, 제가 직접 보고 바로 판단하는 구조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의뢰인이 편리하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뢰인과 자주 소통하면 사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계속 발견됩니다. 의뢰인은 처음 상담할 때 자신의 사건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실은 부끄러워서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실은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해서 작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예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변호사가 여러 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사건 전체가 연결됩니다.

“그때 말씀하신 것과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연결해보면 이런 의미 아닙니까?”

이 질문에서 새로운 변론 포인트가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중요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복원하는 사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의뢰인의 기억만 믿지도 않고, 반대로 의뢰인의 기억을 가볍게 보지도 않습니다. 의뢰인의 설명을 시간순으로 복원한 뒤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통화내역, 카드결제내역, 택시 이용내역, CCTV, 사진, 위치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와 하나씩 대조합니다. 그리고 어느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는지, 어느 부분에서는 기억이 충돌하는지, 수사기관이 어떤 부분을 의심할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실관계를 가지고 경찰 조사에 대비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상당히 집요하게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더 고민하였습니다.

저는 젊은 변호사입니다.

젊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전관 변호사’, ‘경력이 오래된 변호사’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변호사가 오랜 기간 수많은 사건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경험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경험의 본질 중 상당 부분은 “많은 사례를 보고, 그 사례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기억하고, 지금 사건이 과거 어느 사건과 비슷한지를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실이 있을 때 수사기관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어떤 증거가 있을 때 무혐의가 되었는지, 반대로 의뢰인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실제 수사에서는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재판부가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보았는지. 수많은 사건을 경험한 변호사에게는 이러한 정보가 머릿속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질문을 바꿔보았습니다.

젊은 변호사가 수십 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을 단축할 방법은 없을까.

제가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

저는 실제로 집에 별도의 서버를 구축했습니다. 수 백만원짜리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고, 듀얼 CPU 환경(*E5-2680v4 CPU 두 개를 구매하여 장착하였고, 총 28코어 56스레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을 구성하여 로컬 LLM을 구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공개된 생성형 AI에게 사건 내용을 입력하여 답을 받는 수준의 활용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수행한 사건에서 축적된 성공사례와 사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 공개된 하급심 판결례와 여러 법률자료를 로컬 환경에서 정리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사건을 검토할 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업 전에 이미 만들어 두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어떤 성범죄 사건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저는 그것을 단순히 “무혐의 성공사례 하나”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왜 무혐의가 되었는지를 다시 봅니다.

피해자 진술의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 객관적인 증거 중 무엇이 중요했는지, 수사기관이 변호인의 어떠한 주장을 실제 처분 이유에 반영하였는지, 처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었던 주장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료를 다시 축적합니다(제가 직접 수행했던 사건 뿐 아니라, 공개되어 있는 수 많은 하급심 판결례들을 이미 학습시켜 두었습니다).

다음 사건이 들어왔을 때 과거의 수많은 사건과 판결례에서 유사한 구조를 찾아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가 놓치고 있는 가능성이 없는지 질문합니다.

검사의 입장에서 반론을 만들어보게 합니다.

피해자 측의 입장에서는 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제가 세운 변론 논리가 객관적인 증거와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합니다.

비슷한 하급심 판결에서는 법원이 어떤 사실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보았는지, 반대로 무죄 사건에서는 어떠한 사정을 중요하게 보았는지를 비교합니다.

필요한 경우 그 과정에서 발견한 판결례나 논리를 다시 제가 직접 원문으로 확인하고, 의견서 작성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AI가 변호사를 대신하여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주장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사람도 저이고, 판례가 실제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사람도 저이며, 의견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에 책임지는 사람도 저입니다.

그러나 AI는 제가 놓칠 수 있는 질문을 대신 던져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사건을 여러 방향에서 검토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며칠 동안 기억을 더듬어야 찾을 수 있는 유사 사례를 빠르게 다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젊은 변호사가 경험의 한계를 보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력이 오래된 변호사의 강점이 수십 년 동안 머릿속에 축적한 수많은 사건의 경험이라면, 저는 제가 직접 경험한 사건과 방대한 판결례, 성공사례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로컬 LLM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경험을 기술로 압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수십 년의 경력이 만들어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재판부의 질문을 현장에서 듣고 판단하는 감각,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의 반응을 보면서 답변 방향을 조정하는 능력, 피해자 측과 합의 과정에서 상대방의 태도를 파악하는 능력은 결국 사람이 실제 사건을 수행하면서 얻는 경험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만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제가 직접 하고, 기계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기계를 활용합니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제가 합니다.

경찰 조사에 함께 가는 것도 제가 합니다.

수사관과 이야기하는 것도 제가 합니다.

재판부 앞에서 변론하는 것도 제가 합니다.

어떠한 변론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제가 합니다.

대신 수백 건의 자료를 비교하고, 유사한 판결의 구조를 찾고, 제가 세운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고, 놓친 쟁점이 없는지 반복하여 확인하는 작업에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AI 시대의 1인 법률사무소입니다.

변호사 여러 명이 있는 사무실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한 명의 전문변호사의 판단력과 집중력을 기술을 활용해 증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로컬 LLM을 구축한 이유에는 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보안입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극도로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건자료를 다루면서 AI를 활용하더라도 사건정보와 의뢰인의 비밀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에서 외부 서비스에 자료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는 방식보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로컬 환경에서 자료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변호사가 서버를 직접 구축하고, 그래픽카드를 넣고, LLM을 돌린다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건의 결과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데, 변호사가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저는 성범죄 사건을 수행하면서 다수의 무혐의, 무죄 등 성공사례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성공사례를 단순히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전시하기 위한 트로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건이 잘 끝났을 때부터 다시 공부가 시작됩니다.

왜 잘 되었는가.

우리가 처음 예상했던 이유 때문에 잘 된 것인가.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실제로 중요하게 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다른 사건에서도 재현 가능한 전략인가.

반대로 운이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

저는 이런 질문을 계속합니다.

사건을 하나 수행할 때마다 다음 사건을 더 잘하기 위한 데이터가 하나씩 쌓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변호사는 같은 사건을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건 하나를 수행할 때마다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판단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처리한 사건의 경험이 사건 종료와 함께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공사례와 실패에서 얻은 교훈, 하급심 판결례의 세부적인 판단 기준, 실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발견한 포인트를 계속 축적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건을 맡을 때 다시 꺼내봅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거대한 피드백 루프가 됩니다.

사건을 맡습니다.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복원합니다.

과거 사례와 판례를 비교합니다.

변론 전략을 만듭니다.

수사와 재판을 경험합니다.

결과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다시 다음 사건의 자료로 축적합니다.

저에게는 사건 하나하나가 단순한 사건번호 하나가 아닙니다.

다음 사건을 더 잘하기 위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제가 1인 사무실을 선택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연결됩니다.

사건이 많아질수록 매출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직원을 늘리고 변호사를 계속 채용하고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사건까지 확대하면 훨씬 큰 규모의 사무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독립하면서 만들고 싶었던 것은 가장 많은 사건을 처리하는 사무실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맡은 사건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사무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는 선임된 사건의 수가 많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명의 변호사가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사건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입니다.

변호사가 동시에 맡는 사건이 늘어나면 사건 하나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 수를 무한정 늘리는 구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수행할 수 있고, 충분한 시간을 투입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건을 맡고 싶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가격으로 경쟁하는 변호사가 되기도 어렵습니다.

한 사건을 낮은 가격에 맡고 그 대신 많은 사건을 수임하는 구조와, 사건 수를 제한하고 제가 직접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구조 가운데 저는 후자를 선택하였습니다.

제가 직접 상담하고, 직접 소통하고, 직접 기록을 보고, 직접 조사에 참여하고, 직접 의견서를 작성하고, 직접 수사기관과 이야기하면서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그에 맞는 수임료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장 저렴한 변호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받은 수임료에 부끄럽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에게 수임료는 단순히 서류 몇 장의 가격이 아닙니다.

제가 그 사건에 투입하는 시간과 집중력, 사건을 끝까지 기억하고 책임지는 데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없습니다.

제가 상담했습니다.

제가 전략을 세웠습니다.

제가 의견서를 작성했습니다.

제가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제가 한 일이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역시 제가 감당하여야 할 일입니다. 1인 사무실에서는 “담당 변호사가 바뀌었습니다”라는 말도 없습니다.

“대표변호사에게 보고한 뒤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과정도 없습니다.

대표변호사가 저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는 사람도 저이고, 카카오톡에 답변하는 사람도 저이고, 경찰과 통화하는 사람도 저이며, 법정에 서는 사람도 저입니다.

저는 이것이 1인 법률사무소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하기 위해서 작게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저는 앞으로도 법률사무소의 규모를 얼마나 키웠는지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맡은 사건에서 얼마나 깊이 고민하였는지, 의뢰인이 필요한 순간 얼마나 빠르게 답변하였는지, 수사기관과 얼마나 정확하게 소통하였는지, 한 줄의 의견서를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판례와 과거 사례를 검토하였는지, 그리고 사건이 끝난 뒤 그 경험을 다음 사건을 위하여 얼마나 충실히 남겼는지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싶습니다.

AI의 시대라고 합니다.

저는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변호사 개인의 책임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몇 초 만에 그럴듯한 법률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변호사의 경쟁력은 단순히 글을 빨리 쓰는 데 있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사실을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 의뢰인의 말 속에서 사건의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 AI가 제시한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실제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판단에 책임지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저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기술 뒤에 숨지는 않습니다.

AI가 의견서를 작성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작성합니다.

AI가 사건 전략을 정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정합니다.

다만 저는 제가 가진 경험만으로 충분하다고 자만하지 않기 위하여, 제가 보지 못한 사건과 판결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하여, 그리고 제가 한 번 성공한 전략을 감각의 영역에만 남겨두지 않기 위하여 기술을 활용합니다. 전관 변호사의 가장 큰 자산이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사건 경험이라면, 젊은 변호사인 저는 제가 실제 수행한 수많은 사건의 경험에 더하여 성공사례와 하급심 판결례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로컬 LLM을 통하여 그 안에서 반복되는 패턴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계속 찾아내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다시 실제 사건에 적용하겠습니다.

저는 이것이 제가 젊다는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그 한계에 머무르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법률사무소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누군가는 직원 수와 변호사 수를 늘리고, 지점을 늘리고, 수임 건수를 늘립니다.

그 역시 하나의 훌륭한 경영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변호사가 직접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건을 맡고, 그 사건에 제가 가진 경험과 시간, 기술을 가능한 한 많이 투입하는 것입니다.

상담에서 들은 첫마디부터 사건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건의 맥락을 제 머릿속에 유지하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직원에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직접 카카오톡을 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사관이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제 직원이 아니라 제가 직접 전화를 받는 것입니다.

판례를 찾을 때 기억에 의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축적된 사건 데이터와 로컬 LLM을 다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건이 끝났을 때에는 성공했다고 축하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왜 성공했는지를 분석하여 다음 사건을 위한 자산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1인 법률사무소입니다.

작은 로펌이 아닙니다(그래서 제 사무소의 명칭은 "변호사 안영진 법률사무소"입니다).

대표변호사의 경험과 판단과 책임을 의뢰인의 한 사건에 최대한 높은 밀도로 투입하기 위하여 만든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일합니다.

사람이 없어서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하고 싶어서 혼자 합니다. 저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해 보았습니다.

형사사건을 수행하였고,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전담변호사의 자리까지 경험하였습니다.

그 경험 끝에 저는 오히려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맡는 형사사건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제게 사건을 맡겼다면 결국 마지막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도 저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직접 전화를 받습니다.

직접 카카오톡을 확인합니다.

직접 수사관과 통화합니다.

직접 기록을 읽습니다.

직접 서버를 돌려 과거의 성공사례와 판결례를 다시 검토합니다.

직접 의견서를 씁니다.

그리고 직접 법정에 섭니다.

그렇게 한 사건씩 제대로 수행하는 것.

저는 그것이 제가 1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유이고, 제가 앞으로도 변호사로 살아가면서 가장 지키고 싶은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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