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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의결권 매수, 상법 제631조 증수뢰죄 처벌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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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의결권 매수, 상법 제631조 증수뢰죄 처벌기준 

김상훈 변호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이 치열해지면, 특정 주주에게 "이번 안건에 찬성(또는 반대)해 주면 따로 사례하겠다"는 식의 제안이 오가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제안을 받는 쪽도 하는 쪽도 이를 단순한 설득이나 로비의 연장으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의결권 행사의 대가로 재산상 이익이 오가는 순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를 다수 확보해 총회에서 발언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총회꾼에게 진행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며 금품을 건네는 관행도 여전히 남아 있고,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위임장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자주 불거집니다. 문제는 이 부정한 청탁과 금품 수수가 상법이 별도로 규정한 범죄, 즉 권리행사방해등에관한증수뢰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이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의결권 매수가 상법상 별도 범죄가 되는 이유

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는 원칙적으로 주주 개인의 자유입니다. 문제는 그 행사 방향을 유도하기 위해 금품이나 이익이 오갈 때입니다. 형법상 배임수재죄(형법 제357조)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게만 적용되는데, 주주는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할 뿐 회사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법 제631조는 의결권 행사·소수주주권 행사 등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과 금품 수수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문제 되는 국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위임장(의결권 대리행사)을 모으는 과정에서 특정 주주에게 사례를 약속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총회꾼이 총회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 대가로, 또는 반대로 방해하는 대가로 회사나 경영진으로부터 금품을 받는 경우입니다. 금품을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의결권을 매수하려는 회사 측 관계자와 매수에 응한 주주 양쪽 모두가 형사 리스크를 안게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또 다른 유형은 회사 임직원이 직접 나서지 않고, 위임장 취합을 대행하는 업체나 개인을 통해 특정 주주에게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청탁의 실질과 대가관계가 인정되면, 이익을 제공한 회사 관계자와 이를 전달한 대행업체, 이익을 받은 주주 모두가 상법 제631조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대행업체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희석되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종종 간과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부정한 청탁의 기준과 증수뢰 처벌 수위

상법 제631조가 규정하는 부정한 청탁의 대상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주주총회 등에서의 발언 또는 의결권 행사, 둘째 주주·사채권자·사원이 갖는 소수주주권 등 각종 권리 행사(대표소송 제기, 임시총회 소집청구, 회계장부 열람청구 등), 셋째 이사의 위법행위에 대한 유지청구권(상법 제402조)이나 불공정한 신주발행에 대한 유지청구권(상법 제424조) 행사입니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수수·요구·약속하면 범죄가 성립합니다(상법 제631조 제1항).

여기서 부정한 청탁은 단순히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사정을 이야기하는 정도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본래 주주가 회사의 이익이나 다른 주주와의 형평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을, 금품이라는 대가와 결부시켜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부탁이어야 합니다. "이번 안건에 찬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정중한 요청과 "찬성해 주면 얼마를 드리겠다"는 대가 제시는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 재산상 이익이 의결권 행사의 대가로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결부되는 순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상장회사라면 한 가지 더 구분해야 할 규제가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52조는 상장주권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하려는 자에게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교부 의무를 부과하고, 제153조는 이를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 권유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제는 위임장 권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제공과 절차를 강제하는 것이므로, 절차를 지킨 통상적인 위임장 권유는 그 자체로는 적법합니다. 문제는 그 권유 과정에서 특정 주주에게만 별도의 재산상 이익을 제시하며 의결권 행사 방향을 흥정하는 순간입니다 — 이때는 자본시장법상 절차 준수 여부와 별개로 상법 제631조가 적용되며, 두 규제는 중첩 적용될 수 있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처벌은 청탁을 받고 이익을 수수·요구·약속한 자와, 이익을 약속·공여하거나 공여 의사를 표시한 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상법 제631조 제1항·제2항). 상법 제632조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부과(병과)하는 것도 가능하고, 범인이 수수한 이익은 상법 제633조에 따라 몰수하며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예를 들어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 임원이 총회꾼에게 500만 원을 건네며 의사진행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청탁했다면, 임원과 총회꾼 모두 상법 제631조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되고 총회꾼이 받은 500만 원은 몰수되거나 그 가액이 추징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청탁 거절부터 매수 정황 증거 확보까지

실제 상황에 놓였다면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청탁을 받았다면 거절 의사부터 기록 — 구두로 거절하더라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제안 내용과 거절 의사를 명확히 남겨 두어야 합니다. 나중에 수사기관에 제출할 증거가 되는 동시에, 스스로 이익을 수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 이미 이익을 받았다면 즉시 반환 절차부터 — 사례금·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도 그 성격이 의결권 행사의 대가로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반환하고 그 경위를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반환 시점과 경위는 이후 고의성을 다투는 데 중요한 정황이 됩니다.

  • 상대방의 매수 정황을 포착했다면 증거부터 확보 — 위임장 취합 과정의 금품 제공 정황, 총회꾼에게 건넨 대가성 자금의 흐름(계좌 이체 내역, 문자·녹취) 등을 확보합니다. 회사 자금이 쓰였다면 회계장부·품의서 등 내부 문서도 증거가 됩니다.

  • 형사 고소와 민사 대응을 함께 검토 — 상법 제631조 위반이 확인되면 관할 경찰서나 검찰청에 고소·고발할 수 있고, 회사 차원에서는 해당 의결권 행사나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결의취소·부존재확인 소송 등 민사적 대응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내부통제 절차 정비로 재발을 막는다 — 위임장 권유나 총회 진행을 외부 대행업체에 맡기는 경우, 계약서에 대가성 금품 제공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시하고 지출 내역을 사전 승인받도록 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해 두면 유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총회 전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의결권 매수 문제는 대부분 주주총회 일정이 정해진 상태에서 불거지기 때문에, 시간을 끌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청탁을 받은 쪽이라면 총회 전에 반환·거절 의사를 명확히 남겨야 하고, 매수 정황을 포착한 쪽이라면 총회 결의가 확정되기 전에 증거를 확보해 두어야 이후 결의의 효력을 다투기가 수월해집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금품 제안을 받았거나 상대방의 매수 정황이 의심된다면, 상법 제631조 위반 여부와 이후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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