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채혈하면 수치가 내려갈까 — 10년 내 재범 가중까지
음주운전 채혈하면 수치가 내려갈까 — 10년 내 재범 가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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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채혈하면 수치가 내려갈까 — 10년 내 재범 가중까지 

전우석 변호사

음주운전 처벌은 최근 몇 년 사이 구조가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이른바 윤창호법의 재범 가중처벌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잇달아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헌재 2022. 5. 26. 2021헌가30 등, 2022. 8. 31. 2022헌가18 등 결정), 국회는 2023년 법을 다시 고쳐 가중 요건을 명확히 했습니다. 지금 기준을 정확히 알아두면 사건의 무게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의 구조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 초범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0.03~0.08%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0.08~0.2%는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1천만 원의 벌금,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2천만 원의 벌금입니다(제3항). 둘째, 음주측정거부는 그 자체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2천만 원의 벌금입니다(제2항). 셋째, 음주운전이나 측정거부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뒤 10년 안에 다시 위반하면 가중처벌되어, 측정거부 재범은 1년 이상 6년 이하, 0.2% 이상 재범은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제1항). 과거 위헌 결정의 이유였던 '기간 제한 없는 무한 가중'이 '형 확정 후 10년'이라는 요건으로 정리된 것입니다.

여기서 널리 퍼진 속설 하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취했으면 차라리 측정을 거부하라"는 말인데, 법정형을 보면 틀린 계산입니다. 측정거부(1년 이상 5년 이하)는 0.08~0.2% 구간(1년 이상 2년 이하)보다 상한이 훨씬 높고, 수치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사정이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판례상 측정거부죄는 실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넘었는지와 무관하게, 음주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의 외관·태도·운전 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술에 취한 상태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성립합니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도2899 판결). 거부한다고 음주 사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별개의 더 무거운 죄가 하나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 속설은 채혈입니다. 호흡조사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는 채혈에 동의해 다시 측정받을 수 있고(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 두 수치가 다르면 법원은 혈액의 채취·검사 과정에 인위적 조작이나 잘못이 개입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혈액검사 결과가 측정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에 더 근접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도6905 판결).

문제는 여기서 '더 정확하다'가 '더 낮게 나온다'로 오해된다는 점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일반적으로 음주 후 30분에서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고 그 뒤 시간당 평균 0.015% 안팎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속 시점이 아직 상승기에 있다면 호흡조사보다 뒤에 이루어지는 채혈에서 오히려 더 높은 수치가 나옵니다. 실제로 채혈 수치가 호흡측정치보다 높게 나오자 운전자가 그 신빙성을 다투었으나, 법원이 혈액검사 결과를 채택해 유죄로 판단한 하급심 사례들이 있습니다. 호흡조사 전에는 입 안의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음용수를 제공하도록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7조의2 제2항 제1호 나목), 잔류 알코올로 호흡 수치만 부풀려지는 상황도 제도적으로는 걸러집니다. 정리하면 채혈은 수치를 낮추는 수단이 아니라 수치를 확정하는 절차이고, 마지막 잔을 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채혈은 현장에서 즉시 요구해야 하며, 시간이 지난 뒤에는 요구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적발된 경우에는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당시의 농도를 역추산합니다. 판례는 섭취 알코올 양·음주 시각·체중 등 적용 전제사실에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남는 불확실성을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도14074 판결). 계산 결과가 기준치를 근소하게 넘거나 상승기·하강기가 불분명한 사안에서는 역추산만으로 초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어(대법원 2004도6181 판결), 산정 전제가 실제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운전면허 정지·취소의 행정처분이 따른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음주운전과 측정거부는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되어 있고(도로교통법 제93조), 취소 후 재취득이 제한되는 결격기간은 사안 유형에 따라 2년에서 5년까지 단계적으로 규정되어 있어(같은 법 제82조), 두 번째 적발이라면 형사재판이 끝나기 전에 이미 수년간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상태가 확정됩니다. 생계형 운전자에게는 형벌보다 면허 문제가 더 아플 수 있습니다. 행정처분은 형사절차와 트랙이 달라 별도의 이의절차(행정심판)를 갖고 있고, 생계 곤란 등의 사정은 형사재판이 아니라 이 행정 절차에서 다투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금의 음주운전 처벌은 '몇 번째인지'와 '10년 안인지'가 수치만큼 중요해진 구조이고, 측정거부는 빠져나가는 길이 아니라 가장 무거운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채혈 역시 수치를 낮춰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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