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피싱 협박, 유포 전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 것
몸캠피싱 협박, 유포 전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 것
법률가이드
디지털 성범죄사기/공갈고소/소송절차

몸캠피싱 협박, 유포 전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 것 

전우석 변호사

새벽에 걸려오는 상담 전화의 상당수가 몸캠피싱입니다. 영상통화로 유도되어 신체가 노출된 화면이 녹화되고, 곧바로 "지인들에게 뿌리겠다"며 송금을 요구받는 사건입니다. 연락처가 이미 빠져나갔다는 말에 공황 상태로 돈을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송금은 유포를 막아주지 않습니다. 한 번 보내면 요구액이 올라갈 뿐입니다. 지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순서대로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알아두실 것은, 상대방의 행위가 매우 무거운 범죄라는 점입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 그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면 — 송금 요구에 응하게 하는 것이 전형입니다 —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같은 조 제2항). 금품을 뜯어낸 부분은 공갈죄(형법 제350조)도 함께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일단 영상이 실제로 녹화된 이상, 협박자가 이를 피해자에게 직접 보여주지 않았어도, 심지어 협박 당시 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도 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법이 겨냥하는 것은 유포의 실행이 아니라 협박 그 자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피해자를 촬영한 영상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죄가 아니라 일반 협박죄·공갈죄의 문제가 되는데(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4039 판결 참조), 어느 쪽이든 처벌되는 범죄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피해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송금하지 말고 대화를 중단하되, 차단은 잠시 미루고 대화 내용·계좌번호·상대 프로필을 전부 캡처해 두십시오. 협박 증거이자 계좌 추적의 단서가 됩니다. 둘째, 휴대전화를 초기화하지 마십시오. 악성 앱이 설치된 기기 자체가 증거이고, 포렌식으로 유출 범위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경찰(112 또는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즉시 신고하십시오.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신고를 받아 촬영물 유통을 확인하면 지체 없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플랫폼에 삭제·차단을 요청하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어(성폭력처벌법 제23조의2), 신고 자체가 유포 차단 장치를 가동시키는 절차이기도 합니다. 넷째, 실제 유포가 확인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삭제·차단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고하면 제 영상이 더 알려지는 것 아닌가요"라는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수사 과정에서 피해 영상은 증거로만 다뤄지고, 오히려 신고가 늦어질수록 계좌 추적과 유포 차단의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조직적 해외 범행이라 검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고와 삭제 지원 요청은 유포 확산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수단입니다.

실제 유포 여부에 대한 대응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협박범들은 연락처 목록을 보여주며 압박하지만, 판결문에 나타난 몸캠피싱 조직의 운영 방식을 보면 실제 유포보다 금전 갈취 자체가 목적인 분업형 범행이 대부분입니다. 유포가 있더라도 초기에 삭제 지원을 받으면 확산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지인에게 먼저 알릴지는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유포 정황이 구체적이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 협박의 지렛대를 무력화하는 방법이 있고, 유포 징후가 없다면 알리지 않고 차단·신고로 대응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협박이 무서워 시키는 대로 다른 사람에게 링크를 전달하거나 영상을 옮긴 경우에는 본인의 행위가 별도로 문제될 여지가 생깁니다. 형법에는 강요된 행위를 벌하지 않는 규정이 있지만(제12조) 법원은 그 요건을 엄격하게 보므로, 이런 사정이 있다면 관련 기록을 지우지 말고 전달 경위를 그대로 보존해 두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자료가 됩니다. 몸캠피싱 대응의 성패는 결국 첫날에 갈립니다. 송금하지 않고, 지우지 않고, 바로 신고하는 것 —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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