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상담 중에서 상담자의 표정이 가장 빠르게 굳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시청 혐의라는 말을 듣고 법정형을 확인할 때입니다. 다른 성범죄와 이 죄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초범이니 벌금이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는 다섯 갈래로 되어 있습니다. 제작·수입·수출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제1항), 영리 목적 판매·배포 등은 5년 이상(제2항), 배포·제공은 3년 이상(제3항), 제작자에게 아동·청소년을 알선한 경우는 3년 이상(제4항)입니다. 그리고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제5항). 눈여겨볼 것은 하한이 아니라 형의 종류입니다. 제5항에는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 시청죄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같은 '시청'이라도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벌금형이 없다는 것은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로가 봉쇄되어 있다는 뜻이고, 기소되면 법정에 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최근 자주 나오는 오해를 짚어야 합니다. 이 조항은 과거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로 되어 있었으나 개정을 거치며 현재는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로 문언이 정리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몰랐어도 처벌된다"는 설명이 돌아다니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소지조항이 고의범으로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는 점에 관한 주관적 인식을 요구하므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까지 처벌될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26. 6. 24. 선고 2022헌가8 결정). 조문에서 문구가 빠진 것과 고의가 필요 없어진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도 여전히 같습니다. 파일의 제목, 내려받은 경로, 대화 내용에 비추어 그것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는가입니다.
대상물의 범위도 자주 다투어집니다. 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정의합니다(제2조 제5호). 실제 미성년자가 등장하지 않아도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실제 아동·청소년의 얼굴에 나체 사진 등을 합성한 딥페이크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내용이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 판단 기준은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실제 나이나 신원, 합성물의 출처와 제작 경위, 배경과 상황 설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뒤집어 보면 교복을 입혔다거나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성착취물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합성 흔적이 뚜렷하고 성인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사안에서 '명백하게 인식' 요건을 인정하지 않은 판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지'의 경계도 생각보다 좁습니다. 대법원은 이 죄의 소지를 성착취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로 보고, 소지죄를 계속범으로 파악합니다(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2도15319 판결). 실무적으로 두 가지 결과가 따라옵니다. 하나는 오래전에 저장한 파일이라도 지금까지 기기나 클라우드에 남아 있었다면 소지 상태가 계속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지배에 이르지 않은 접촉은 소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파일이 저장된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제공받은 것만으로는 실제 지배 상태로 나아가지 않은 이상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6278 판결). 다만 현행법은 구입과 시청도 별도로 처벌하므로, 소지가 아니라는 결론이 곧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처분과 부수처분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벌금형이 없으므로 기소되면 징역형 안에서 결론이 납니다. 실무에서는 소지 수량이 극히 적고 즉시 삭제했으며 초범인 사안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된 예, 초범·유포 없음·진지한 반성이 인정되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가 선고된 예가 있는 반면, 동종 전력이 있거나 다량·장기 소지, 유포가 결합되면 실형으로 갑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취업제한명령과 공개·고지명령이 뒤따르는데 이 둘은 자동이 아니라 법원의 판단 사항이어서 초범이고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본 사안에서는 면제된 예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적인 부분입니다. 이 유형의 수사는 대부분 판매자나 사이트 운영자 수사에서 거래 기록이 확보되면서 구매자가 사후에 특정되는 구조라, 본인은 잊고 있던 일로 몇 달 뒤 연락을 받게 됩니다. 연락을 받은 뒤 기기를 초기화하거나 파일을 급히 지우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삭제 흔적은 포렌식으로 복원되고, 그 자체가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됩니다. 무엇을 어떤 경로로 받았고 그것이 지금 어디에 남아 있는지, 받을 당시 대상물의 성격을 인식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조사에서 어느 지점이 다투어질지 미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을 글 —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의 시청·소지 처벌은 불법촬영물 시청죄 글에, 미성년자와의 대화 자체가 문제되는 경우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죄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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