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추첨을 건너뛴 선거관리위원 위촉, 동대표 당선까지 무너뜨리다 — 아파트 선거 절차 하자의 연쇄효과
공개추첨을 건너뛴 선거관리위원 위촉, 동대표 당선까지 무너뜨리다 — 아파트 선거 절차 하자의 연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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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추첨을 건너뛴 선거관리위원 위촉, 동대표 당선까지 무너뜨리다 — 아파트 선거 절차 하자의 연쇄효과 

신지수 변호사

들어가며

아파트 동별 대표자 선거의 정당성은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성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선거관리위원 모집이 번번이 무산되다가, 어느 날 공청회 자리에서 즉석으로 위원을 위촉해 버리는 식의 '급조'가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문제는 그렇게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동대표 선거의 효력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판결은 관리규약이 정한 공개추첨 절차를 생략한 선거관리위원 위촉을 무효로 선언하고, 그 위원회가 주관한 동대표 당선결정 전부를 연쇄적으로 무효로 판단한 사례입니다. 아울러 '다른 동 주민이 다른 동 대표의 당선을 다툴 수 있는가'라는 원고적격의 쟁점, 그리고 '업무방해를 이유로 입주민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가'라는 자치규범 해석의 한계까지, 아파트 선거 분쟁의 핵심 쟁점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사안의 개요

피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선거관리위원 5명을 모집하되 지원자가 모집인원을 초과하면 공개추첨으로 선정하겠다고 공고하였고, 원고를 포함한 9명이 지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정된 투표일에 지원자 6명이 참석하였음에도 선출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한 달여 뒤 하자 소송 공청회가 끝난 자리에서 회장이 일부 입주민들과 함께 즉석에서 선거관리위원을 선출하려 하였습니다. 원고가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반대하자, 회장은 업무방해를 이유로 원고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하였고, 그 자리에 있던 지원자 중 5명을 선거관리위원으로 위촉·공고하였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약 한 달 뒤 각 선거구의 동대표 5명이 선출되었습니다. 원고는 선거관리위원 위촉행위와 동대표 당선결정 전부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1 — 원고적격: 다른 동 주민도 다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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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는 두 갈래의 본안전 항변을 하였습니다. 우선 당선자 중 한 명이 소송 중 동대표를 사퇴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항변인데, 법원은 이 부분을 받아들였습니다. 무효인 결의로 선임된 임원이라도 이미 사임하여 지위를 상실하였다면 그 결의의 무효확인은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에 귀착된다는 확립된 법리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당선자들에 대하여 '원고는 그들이 당선된 동에 거주하지 않아 선거권이 없으므로 다툴 자격이 없다'는 항변은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공동주택의 관리·사용을 위한 자치관리기구로서 그 의사결정이 입주자 전체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고, 동별 대표자는 그 구성원으로서 아파트 전체 입주자의 이해에 관계되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들어, 입주자인 원고는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동의 대표자 선출에 대하여도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과 원고적격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동대표의 권한이 해당 동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실질에 주목한 판단으로, 아파트 선거 소송의 문턱을 합리적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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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단 2 — 피선거권 박탈의 한계와 공개추첨 생략의 무효

본안에서 법원은 먼저 원고의 후보자 자격 박탈이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사전 안내나 공고 없이 즉석 선출을 시도한 것은 회장 측이었고, 원고는 지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절차상 하자를 정당하게 지적한 것에 불과하며, 출동한 경찰도 말다툼을 중재하여 해산시켰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법원은 관리규약을 정밀하게 해석하여, 피고가 근거로 내세운 조항들은 선거관리위원의 '해촉' 사유나 질서문란에 대한 일반적 '조치' 근거일 뿐, 입주민의 피선거권이라는 중대한 권리를 즉시 박탈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자치규범이라 하더라도 권리 제한의 근거는 문언의 구조와 제한의 정도에 비추어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어 법원은 위촉 절차 자체의 하자를 인정하였습니다. 사퇴자를 제외하고도 후보자가 8명으로 모집인원 5명을 초과한 이상, 관리규약이 명시한 공개추첨으로 선거관리위원을 선정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생략하였고, 일부 지원자에게는 선출 절차에 관한 통지·안내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선거관리위원 선출 절차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아 위촉행위를 무효로 선언하였고, 나아가 동대표 선출은 그 선거관리위원회의 유효한 구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무효인 위원회가 주관한 동대표 선출 절차와 당선결정 역시 모두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절차 하자의 도미노가 완성된 것입니다.

평석 — 선거 분쟁 예방과 공격·방어의 포인트

이 판결의 첫 번째 교훈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단계의 하자가 이후의 모든 선거를 오염시킨다는 점입니다. 동대표 선거, 나아가 그 동대표들이 구성하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까지 정당성 시비에 노출되므로, 위원 모집·선정은 관리규약의 문언 그대로, 특히 공개추첨과 같은 명시적 절차는 예외 없이 이행되어야 합니다. 지원자 초과 시의 추첨 일시·방법을 사전에 공고하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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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교훈은 '업무방해'라는 낙인의 남용 금지입니다. 절차적 이의 제기를 방해 행위로 규정하여 이의 제기자의 자격을 박탈하는 방식은, 근거 규정의 부재로 무효가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절차 전체의 하자를 자인하는 결과가 됩니다. 세 번째는 소송전략의 관점입니다. 당선결정을 다투는 쪽은 당선자의 사퇴 등으로 소의 이익이 소멸할 수 있으므로 청구취지의 정비와 신속한 진행이 필요하고, 방어하는 입주자대표회의 쪽은 '원고가 그 동 주민이 아니다'라는 형식적 항변에 기대기보다 절차 이행의 증빙을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여야 합니다.

마치며

아파트 선거 분쟁은 관리규약 한 줄의 해석과 절차 하나의 생략이 단지 전체의 의사결정 구조를 뒤흔드는 영역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이나 동대표 선출의 효력을 다투고자 하는 입주민이든, 적법한 선거 절차를 설계하고 방어해야 하는 입주자대표회의·선거관리위원회든, 이러한 문제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서 선거 절차의 설계부터 무효확인 소송까지 빈틈없이 조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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