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후기]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4-1구역, 시행사 매수 제안을 받으셨다면 — 협의와 수용 사이에서
[상담후기]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4-1구역, 시행사 매수 제안을 받으셨다면 — 협의와 수용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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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후기]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4-1구역, 시행사 매수 제안을 받으셨다면 — 협의와 수용 사이에서 

신지수 변호사



세운지구 정비사업이 구역별로 속도를 내면서, 요즘 부쩍 늘어난 상담이 있습니다.

"시행사에서 땅을 팔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안 팔면 수용해 버리겠다고 하는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할까요?"

최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4-1구역 내 토지·건물 소유자분의 상담을 진행하고 매매계약서를 검토해 드린 일이 있어, 의뢰인과 계약 내용을 특정할 수 없는 범위에서 그 과정을 정리해 봅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1. 어떤 상담이었나



구역 내 토지와 건물을 보유하신 분이었습니다. 해당 건물에서 오랜 기간 직접 사업을 운영해 오셨고, 장기 임차인도 있었습니다.

시행사는 매매계약서 초안과 함께,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일정 금액으로 강제수용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결정 기한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정리해 드려야 할 질문은 세 가지였습니다. 제시 금액이 적정한가, 지금 파는 것이 맞는가, 이 계약서에 서명해도 되는가.



2. 첫 번째 — "이 가격, 제대로 받는 건가요?"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자, 변호사가 단독으로 답해 드리기 가장 조심스러운 질문입니다.

제시 금액이 시세에 부합하는지는 감정평가의 영역입니다. 인근 실거래가, 공시지가 대비 배율, 인접 구역의 보상 선례를 종합해야 하고,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시면 공인 감정평가법인의 평가를 별도로 받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법률적으로 반드시 짚어야 할 비교 기준은 있습니다. 바로 "협의에 응하지 않았을 때 실제로 받게 될 금액" 입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 수용보상금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지가변동률·생산자물가상승률과 토지의 위치·형상·이용상황 등을 고려해 산정됩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드린 조언은 단순합니다.

지금 대상 부동산의 공시지가를 확인하시고, 시행사가 언급한 배율을 실제 금액으로 환산해 제시 금액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십시오.

수용이라는 말의 압박에 눌려 판단하기 전에, 두 숫자를 종이 위에 나란히 적어보는 것만으로 판단의 절반은 정리됩니다.



3. 두 번째 — "조금 더 버티면 값을 올려주지 않을까요?"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 설명드린 부분입니다.

정비사업에서 토지주 개인의 협상력은 구역 전체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급격히 달라집니다. 시행사가 구역 내 필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초기에는 개별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다른 토지주들의 계약이 마무리되고 사업시행인가 단계로 넘어가면 상황이 뒤집힙니다. 사업시행자는 사업부지 내 토지에 대해 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수용 절차가 무조건 불리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국 판단은 앞서 말씀드린 그 비교로 돌아옵니다. 공시지가 기준 보상액이 제시 금액보다 현저히 낮다면 협의매도가 실리적으로 유리하고, 제시 금액에 근접한다면 수용도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시간 비용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4. 세 번째 — 계약서는 도장 찍기 전에 보셔야 합니다

정비사업 관련 매매계약서 대부분이 그렇듯 매수인(시행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비사업 관련 계약서에서 제가 늘 확인하는 축(軸) 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언제 받는가 — 잔금 시점 여부 및 상한을 체크

② 누구에게서 받는가 — 계약 상대방이 도중에 바뀔 수 있는 구조인지, 바뀐다면 매도인은 어떤 입장인지

③ 무엇을 해 두어야 하는가 — 잔금 전까지 매도인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의무가 무엇이고, 그것이 스스로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지.

④ 나갈 수 있는가 — 매도인 쪽에서 계약을 정리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는지

⑤ 받은 돈은 안전한가 — 상대방이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약금이 보호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

이 다섯 가지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면, 남은 방법은 특약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5. 가장 강조해 드린 한 가지 — "말로 들은 약속은 계약서에 없으면 없는 것입니다"

혹시 시행사 담당자가 개별 지주들에게 계약서에 없는 여러 내용을 확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본문과 특약사항 어디에도 그 내용이 없을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구두나 문자로 오간 확약은 분쟁이 생겼을 때 입증도 어렵고, 계약서 문언과 충돌하면 힘을 잃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서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한 경우 문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시행 주체가 달라지면 그 말은 더더욱 남지 않습니다.

시행사는 대개 계약서 본문 수정은 거부합니다. 표준화된 양식을 다수 토지주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약사항 추가는 협상 여지가 있습니다.



6. 마무리하며

정비사업 구역의 토지주에게 시행사가 제시하는 기한은 대체로 촉박합니다. "이번 주까지 결정해 주셔야 합니다" 라는 말은 협상 기법이기도 합니다.

촉박하다는 이유로 검토 없이 서명하시면, 이후 수년간의 위험을 혼자 떠안게 됩니다. 반대로 막연한 기대만으로 버티시면 협상력을 잃은 채 수용 절차에 끌려가게 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감정이 아니라 숫자와 조항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세운지구를 비롯한 정비사업 구역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 계시다면, 결정 전에 한 번 상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 시행사로부터 매수 제안을 받았는데 응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

•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수용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경우

• 제시받은 금액이 적정한지, 수용 시 보상과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은 경우

• 계약서 초안을 받았는데 어떤 조항이 위험한지 모르겠는 경우

• 담당자에게 구두로 들은 약속을 어떻게 남겨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



계약서는 서명 전에 보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서명 후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기한이 임박한 사안일수록 빠르게 연락 주시면 우선순위를 두어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 본 글은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하되, 의뢰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와 계약서의 구체적 내용은 모두 배제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와 계약 조건이 달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은 반드시 별도 상담을 통해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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