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늦게 문을 연 사우나, 입주민 손에 쥐어진 돈은 2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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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

4년 늦게 문을 연 사우나, 입주민 손에 쥐어진 돈은 20만 원 

신지수 변호사

커뮤니티시설 사용검사 지연과 분양광고 소송 이야기


1,200세대 남짓한 성남 분당의 한 신축 아파트. 2021년 여름 입주가 시작됐지만, 단지의 자랑이어야 할 커뮤니티센터의 사우나와 주민카페는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시가 그 부분의 사용검사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뿌리는 아파트 뒤편, 산을 깎아 세운 거대한 옹벽이었습니다. 시는 이 영구 옹벽의 30년 유지관리 계획을 제대로 보완하라며 사용검사 신청을 두 차례나 반려했고, 시행사가 이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도 대법원까지 가서 모두 패소했습니다. 결국 시행사가 입주자대표회의와 유지관리비 32억 원, 발전기금 32억 원을 지급하는 합의를 하고 나서야, 입주 4년 만인 2025년 초 커뮤니티시설의 사용검사가 완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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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입주민 130여 명이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커뮤니티시설을 4년간 못 쓴 손해, 그리고 "주차장 100% 지하화 공원형 아파트", "단지와 연결된 쾌적한 산책로", "자연친화적 구성"이라던 분양광고가 허위·과장이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4년을 기다린 재판의 결과는, 입주민 1인당 위자료 20만 원. 오늘은 이 간극이 어디서 생겼는지를 뜯어보려 합니다.

분양광고의 세계에는 두 종류의 말이 있습니다

법원은 오래된 구별법을 꺼냅니다. 분양광고 문구 중 아파트의 외형·재질·구조처럼 구체적인 거래조건이 되는 것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지만, 그 밖의 문구는 "청약의 유인", 쉽게 말해 손님을 부르는 말에 불과해 지키지 않아도 계약불이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잣대로 재판부는 광고 문구를 하나씩 해부했습니다. "공원형 아파트"와 "자연친화적 구성"은 계량할 수 없는 수사이니 애초에 거래조건이 아니다. "주차장 100% 지하화"는 거래조건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차를 세우는 공간은 전부 지하에 있으니 이행됐다. 주차장 입구가 지상에 있는 것은 물리적으로 당연하고, 택배차가 지상으로 다니는 것도 주차가 아니다. "단지와 연결된 산책로"도 연결 출입구가 실제로 존재하니 이행됐고, 그 연결로가 계단이라 유모차가 못 다닌다는 사정은 광고가 엘리베이터를 약속한 바 없는 이상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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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산에 맞닿은 부지라는 점은 광고와 조형물에 충분히 드러나 있었고, 산비탈 옆에 아파트를 지으면 옹벽이 생긴다는 것쯤은 수분양자도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냉정하게 들리지만, 분양광고 소송의 판례가 수십 년간 쌓아온 일관된 결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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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은 하나, 그러나 돈이 되지 않은 하나

유일하게 인정된 것은 커뮤니티시설 사용검사 지연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입니다. 분양계약에는 커뮤니티시설도 포함되어 있었고, 시행사는 행정소송에서 확인됐듯 시가 요구한 보완조치를 제때 이행하지 못한 귀책이 있었으니까요. 문제는 손해액이었습니다. 재산상 손해 200만 원 주장에 대해 법원은, 사우나를 못 쓴 것과 원고들의 재산 상태 변동 사이의 차이를 보여주는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정신적 손해, 위자료뿐이었는데, 시행사가 문제 해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입주자대표회의와의 64억 원 합의로 입주민들이 편익을 누리게 된 점이 참작되어 각 20만 원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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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눈여겨볼 법리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시행사는 "입주자대표회의와 합의했으니 개인들 손해도 다 정리된 것"이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입주민 개개인의 권리이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개인들로부터 그 권리를 양도받거나 합의 권한을 위임받은 적이 없는 이상, 단체 차원의 합의가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합의로 누리는 편익이 위자료 액수를 깎는 사정으로는 작동했죠. 단체 합의는 방패는 못 되어도 감액 사유는 된다, 이것이 이 판결의 실무적 좌표입니다.

수분양자와 시행사, 각자의 교훈

수분양자 입장에서 이 판결은 분양광고 소송의 현실적 기대치를 보여줍니다. 감성적인 광고 문구가 아니라 도면·계약서·모집공고에 적힌 구체적 사양이 소송의 무기가 되고, 손해는 감정평가 등으로 수치화되어야 합니다. 막연한 "못 쓴 억울함"은 소액의 위자료로 환산될 뿐입니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인허가 리스크가 결국 수분양자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전이된다는 점,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일괄 합의만으로 개별 소송이 봉쇄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합의서를 설계할 때 개별 수분양자의 청구권 처리 방식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가 생각보다 중요한 조항입니다.

■ 법률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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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랜드로 건설 전문 변호사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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