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 사기 미수 — 돈을 못 받았어도 5억원 기준이 적용될까
특경법 사기 미수 — 돈을 못 받았어도 5억원 기준이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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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경법 사기 미수 — 돈을 못 받았어도 5억원 기준이 적용될까 

강대현 변호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사기죄는 이득액이 5억원을 넘는 순간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런데 기망행위까지는 나아갔지만 피해자가 미리 눈치채거나 계좌가 지급정지되어 실제로는 돈이 한 푼도 넘어가지 않은 경우라면 어떨까요. 처음에 노렸던 금액이 5억원, 심지어 10억원을 넘더라도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지를 두고 실무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기죄가 미수에 그쳤을 때 특경법 제3조가 정한 이득액 기준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받지 못한 경우는 어떻게 계산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특경법 사기, 성립 요건과 5억원 기준

형법상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그로 인한 상대방의 착오, 착오에 기한 처분행위, 그리고 그 결과로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경법 제3조는 이 사기죄를 비롯한 특정 재산범죄에서 범인이 취득한 이득액이 일정 금액 이상일 때 법정형을 가중하는 조항으로, 별도의 범죄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를 전제로 이득액에 따라 형량만 무겁게 올리는 구조입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제2호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득액은 대략 그 정도 규모였다는 짐작으로 채울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도18971 판결은 특경법 제3조가 이득액 자체를 가중처벌의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는 만큼, 그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산정해야 하며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이 조항이 발동하려면 5억원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확정 가능한 형태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목표치나 계획서상 금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 제1호 — 이득액 50억원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제2호 —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이득액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으나, 벌금형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음(징역형 하한 존재).

특경법 제3조가 정한 이득액은 짐작이나 계획상 목표치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산정 가능한 실제 취득 가액이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다.

사기죄의 미수 — 착수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사기죄는 기망행위에 나아갔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그 기망으로 착오에 빠지고, 그 착오에 기해 스스로 처분행위를 하며, 그 결과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실제로 넘어가야 비로소 기수가 됩니다. 형법 제25조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지만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미수범으로 정의하고, 형법 제352조는 사기죄(제347조)를 포함한 일부 재산범죄의 미수범을 별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행 착수가 인정되는 시점은 생각보다 이릅니다. 허위 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나 안내문을 발송하는 행위, 가짜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입금을 요구하는 행위, 투자설명회에서 조작된 실적 자료를 제시하는 행위는 모두 착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송금 직전 사기를 의심해 신고하거나, 사용된 계좌가 지급정지되어 돈이 실제로 이체되지 못한 경우처럼 처분행위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봅니다.

미수에 그쳤다는 사실은 형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실제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임의적 감경 사유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감경은 형법상 사기죄 자체의 형을 줄이는 문제이고, 아래에서 살펴볼 특경법 제3조의 적용 여부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착수 이전 단계, 즉 범행을 계획하고 대본이나 허위 자료만 준비해 둔 예비·음모 단계는 이보다도 더 앞선 문제입니다. 형법은 강도죄처럼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예비·음모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만, 사기죄에는 그러한 예비·음모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아직 기망행위 자체에 나아가지 않은 준비 단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고, 실행 착수가 인정되는 시점부터 비로소 미수범으로서의 처벌 가능성이 열립니다. 착수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종종 다투어지는 이유입니다.

미수에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

특경법 안에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별도 규정을 둔 조항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재산범죄 가중처벌을 정한 제3조가 아니라 재산국외도피죄를 정한 특경법 제4조 제3항입니다. 제3조에는 그와 같은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특경법위반(사기) 사건에서 미수가 아예 문제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경법 제3조가 형법상 사기죄를 전제로 이득액에 따라 법정형만 가중하는 구조인 이상, 미수 여부 자체는 형법 제347조와 제352조에 맡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진짜 쟁점은 "이득액"이라는 가중요건 그 자체에 있습니다. 대법원 2005도9387 판결은 특경법 제3조 제1항이 말하는 이득액을 "범인이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의 합계라고 정의했습니다. 이 정의 자체가 실제 취득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개념입니다. 처분행위의 결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순수한 미수 단계에서는 취득이라는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특경법 제3조가 요구하는 이득액이라는 구성요건표지가 애초에 성립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에 앞서 본 2023도18971 판결의 엄격 산정 원칙을 겹쳐 보면 결론은 더 분명해집니다.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조차 특경법 제3조 적용이 배제되는데, 애초에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은 순수 미수라면 산정할 대상 자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처음에 노렸던 금액이 10억원이든 100억원이든, 실제로 취득한 것이 없다면 그 금액은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이 될 수 없고, 형법상 사기죄의 미수(제347조, 제352조)로 의율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은 '실제로 취득한' 가액을 뜻하므로,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은 순수 미수 단계에서는 이 요건 자체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일부만 받았다면 — 부분기수와 미수가 섞인 경우

실무에서 완전한 미수만큼이나 자주 문제 되는 것은 계획했던 금액 중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 명목으로 총 8억원을 편취하기로 계획하고 피해자에게 그렇게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3억원만 입금받은 상태에서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3억원 부분은 재산상 이익을 이미 취득한 기수, 나머지 5억원 부분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미수로 나뉩니다.

이때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 산정 대상이 되는 것은 실제로 취득한 3억원뿐입니다. 3억원은 5억원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안에서는 특경법 제3조가 아예 적용되지 않고, 형법상 사기죄(기수 부분)와 사기미수(미수 부분)가 함께 문제 됩니다. 반대로 실제 받은 금액이 이미 5억원을 넘겼다면, 받지 못한 나머지가 아무리 크더라도 특경법 제3조는 실제 취득한 부분만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다만 하나의 범의로 이어진 일련의 행위인지, 아니면 별개의 범행이 우연히 겹친 것인지에 따라 여러 차례 나누어 받은 금액을 하나로 합산할 수 있는지가 갈릴 수 있습니다. 범의의 단일성과 범행방법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포괄일죄로 평가되는 경우와, 각 행위가 독립한 경합범으로 평가되는 경우는 이득액 합산 방식 자체가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의 구체적 경위를 따져봐야 합니다.

  • 순수 미수 — 실제 입금·이체 없음. 특경법 제3조 미적용, 형법상 사기미수만 문제.

  • 부분기수 — 계획액 중 일부만 취득. 취득한 부분만 이득액으로 산정.

  • 완전기수 — 계획했던 금액 전부를 취득. 취득액 전부가 이득액 산정 대상.

구체적 사례로 보는 판단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수거책 역할을 맡아 피해자에게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며 7억원을 요구하는 통화를 진행했지만, 피해자가 통화 도중 사기임을 의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실제 송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행 착수는 인정되지만 결과, 즉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없으므로 순수 미수에 해당합니다. 요구한 금액이 7억원으로 5억원을 넘더라도 특경법 제3조는 적용되지 않고, 형법 제347조와 제352조에 따른 사기미수로 처벌되며, 형법 제25조 제2항에 따른 임의적 감경 여부가 양형에서 다투어집니다.

다른 예로, 유사수신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하며 총 2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계좌가 동결되기 전까지 실제로 입금된 금액은 6억원이었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실제 취득액인 6억원을 기준으로 특경법 제3조 제2호(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3년 이상의 유기징역)가 적용되고, 입금되지 않은 나머지 14억원 부분은 별도로 사기미수의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20억원을 노렸으니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대상 아니냐"는 주장은 이득액을 실제 취득 기준으로 산정하는 판례 법리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특경법이 묻는 것은 처음에 얼마를 노렸는가가 아니라, 실제로 얼마가 넘어갔는가다.

몰수·추징은 별개다 — 미수라도 남는 문제

특경법 제3조의 가중처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건이 그대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경법 제10조는 이 법에서 정한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 그 범행에 제공된 금품 등을 몰수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미수여서 특경법 제3조의 가중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범행 과정에서 실제로 압수된 자금이나 통장·휴대전화 등 범행도구가 있다면 이 몰수·추징 조항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부분기수 사안에서는 특히 유의할 부분입니다. 예컨대 앞서 본 것처럼 계획액 중 일부만 실제로 입금받았다면,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 산정과는 별개로 그 입금받은 금액 자체가 몰수·추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 규모를 다투어 특경법 제3조 적용을 배제시키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부분에 대한 몰수·추징 문제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변론 전략에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사·재판 단계에서 확인할 점

공소장과 수사기록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적용법조와 죄명이 특경법위반(사기)인지, 형법상 사기(또는 사기미수)인지입니다. 수사기관이 피해자가 진술한 편취 예정 금액이나 사업계획서상 목표 금액을 그대로 이득액으로 산정해 특경법을 적용한 경우라면, 실제로 계좌에 입금된 금액과 그 산정 근거자료(계좌내역, 송금·이체 기록 등)를 대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피해자가 얽힌 사건에서는 피해자별로 기수와 미수가 갈릴 수 있으므로, 전체 진술 가운데 실제 입금이 확인된 부분과 미수에 그친 부분을 구분해 계산해야 하며, 이 구분에 따라 특경법 적용 여부는 물론 이득액이 5억원 구간인지 50억원 구간인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득액 산정을 다투는 것이 형량 구간 자체를 바꾸는 방어전략이 되는 이유입니다.

미수 부분에 대해서는 형법 제25조 제2항의 임의적 감경 주장이 가능하므로, 실행 착수 이후 결과 발생을 막은 구체적 경위, 예를 들어 피해자의 자발적 신고나 금융기관의 지급정지 조치 등을 소명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편취하려던 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실제로 한 푼도 못 받아도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경법 제3조의 이득액은 실제로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의미하고, 판례도 그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있어,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은 순수 미수 단계에서는 이 요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Q. 그럼 미수는 처벌을 아예 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형법 제347조와 제352조에 따라 사기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됩니다. 다만 특경법이 정한 가중된 법정형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고, 형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기수보다 형이 감경될 수 있는 구조로 처벌받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받다가 중간에 잡히면 이득액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실제로 입금·이체받은 금액까지만 이득액으로 산정되고, 아직 받지 못한 나머지는 별도의 미수 부분으로 취급됩니다. 다만 하나의 범의로 이어진 일련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라면 실제 취득분들이 합산되어 이득액이 계산될 수 있습니다.

Q. 계약은 체결했는데 대금을 못 받았다면 기수인가요, 미수인가요?

A. 재물 편취형 사기라면 대금이나 재물을 실제로 넘겨받지 못한 이상 원칙적으로 미수에 해당합니다. 다만 계약 체결 자체로 상대방에게 채무 부담이나 담보 설정 같은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는 유형이라면 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기수가 인정될 수 있어, 사기의 대상이 재물인지 재산상 이익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Q. 처음에 노렸던 금액이 크다는 사실 자체는 재판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나요?

A. 특경법 제3조 적용 여부는 실제 취득액을 기준으로 판단되지만, 계획했던 금액의 규모나 범행 준비의 치밀함은 형법상 사기미수의 양형에서 범행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특경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곧 가벼운 처벌을 의미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 법정형 자체가 낮지 않고,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한 조직적 범행이라면 상습성이나 공동정범 여부가 함께 문제 되어 실질적인 처벌 수위가 낮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경법 미적용은 가중처벌 조항 하나가 빠진다는 의미일 뿐, 무죄나 경미한 사건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맺음말

특경법 사기죄는 이득액이라는 숫자 하나로 적용 여부와 형량 구간이 갈리는 만큼, 그 숫자가 어떻게 산정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라면 처음에 노렸던 금액이 아무리 크더라도 실제로 넘어간 돈이 없는 이상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이것이 형법상 사기미수 자체의 책임까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수원지검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조사·기소되는 특경법 사기 사건은 피해자가 다수이고 입금 시점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기수와 미수를 구분하는 작업부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소장에 적힌 이득액이 실제 산정 근거와 맞는지 점검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이득액 기준선 하나로 3년 이상 유기징역과 그보다 가벼운 형법상 사기죄, 혹은 사기미수 사이의 형량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만큼, 계좌내역이나 송금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로 실제 취득액을 먼저 확정해 두는 작업이 이후 대응 방향 전체를 좌우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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