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이나 파티에서 유행하는 '해피벌룬'을 마약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별다른 경계 없이 흡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해피벌룬의 재료인 아산화질소는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화학물질관리법이 별도로 규율하는 환각물질이고, 흡입하거나 흡입할 목적으로 소지하기만 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마약이 아니니 처벌도 가볍거나 없다'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이고, 판매하거나 나눠준 사람도 같은 조항으로 처벌받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산화질소가 왜 마약류가 아니면서도 처벌되는지, 그 법적 근거와 실제 처벌 수위, 수사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혐의를 판단하는지를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아산화질소(해피벌룬), 왜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화학물질관리법을 적용받는가
마약류관리법은 규율 대상인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세 범주로 나누고, 각 범주에 해당하는 개별 물질을 시행령·시행규칙의 별표에서 하나하나 지정하는 열거주의 방식을 취합니다. 어떤 물질이 아무리 흥분·환각·중독 작용을 일으켜도 이 별표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으면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에 해당하지 않고, 그 물질을 사용·소지·유통해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아산화질소(N2O)는 의료 현장의 마취보조제, 휘핑크림 제조용 식품첨가물, 반도체 세정용 산업가스 등으로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지만, 마약류관리법이 지정한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목록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산화질소 흡입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흥분·환각·마취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규율하기 위한 별도 장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고, 그 근거가 바로 화학물질관리법입니다. 흔히 '마약류가 아니다'와 '처벌이 없다'를 같은 말로 오해하지만, 이는 적용되는 법률이 다르다는 뜻일 뿐 처벌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래에서 그 규율 근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실제로 클럽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하다 적발된 사람이 "마약을 한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항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처음부터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구성하기 때문에, 이 항변은 혐의 자체를 부정하는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적용 법률이 다를 뿐 조사·입건·처벌의 절차는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아산화질소가 마약류관리법의 규율을 받지 않는 것은 위험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마약류관리법이 열거한 목록에 없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 그 규율 공백은 화학물질관리법이 메운다.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 환각물질의 섭취·흡입·소지 금지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제1항은 누구든지 흥분·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하 환각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즉 실제로 흡입·섭취한 경우뿐 아니라, 흡입할 목적으로 물건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별도로 금지합니다. 흡입한 사람 본인뿐 아니라 그 물질을 유통시킨 사람까지 함께 규율하는 구조로, 마약류관리법의 매매·제공 처벌 얼개와 유사한 논리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적용 법률이 다른 만큼 별표에 오른 물질의 종류와 법정형은 마약류관리법과 별개로 정해집니다.
시행령 제11조가 정한 환각물질 목록과 아산화질소가 포함된 배경
제22조 제1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제11조가 정합니다. 이 조항은 톨루엔, 초산에틸 또는 메틸알코올과 이들 물질을 함유하는 시너·접착제·풍선류·도료, 부탄가스, 그리고 아산화질소(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외한다)를 환각물질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본드·부탄가스 흡입처럼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흡입 행위를 규율하기 위해 마련돼 있던 조항입니다.
아산화질소는 처음부터 이 목록에 있던 물질이 아니라, 2017년 8월 시행령 개정으로 새로 추가됐습니다. 클럽·페스티벌 등에서 '해피벌룬' 형태로 젊은 층 사이에 확산되면서도 마약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환각물질 목록에 편입한 것입니다. 지정 이후에도 관계부처가 오남용 예방을 위한 합동 대응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아산화질소는 여전히 관리 대상으로 주시되는 물질입니다.
톨루엔·초산에틸·메틸알코올 및 이를 함유한 시너·접착제·풍선류·도료
부탄가스
아산화질소(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외)
목록은 시행령 개정으로 계속 추가·조정될 수 있음
처벌 수위 — 제59조 제6호, 마약류관리법과 무엇이 다른가
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는 제22조를 위반해 환각물질을 섭취·흡입하거나 그 목적으로 소지한 자, 또는 섭취·흡입하려는 사실을 알면서 판매·제공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흡입한 사람 본인과 이를 판매·제공한 사람이 같은 법정형 범위 안에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비교해 보면, 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매매·소지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화학물질관리법의 법정형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3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법정형 자체가 결코 가벼운 수준은 아니며, 초범이라도 정황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 유형입니다. '마약이 아니라서 벌금 정도로 끝난다'는 인식은 실제 법정형과 거리가 있는 오해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확인한 처벌 규정의 정당성 — 2018헌바367 결정
부탄가스를 흡입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제22조 제1항과 제59조 제6호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1. 10. 28. 2018헌바367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두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이 규율하지 않는 환각물질(부탄가스·본드류 등)의 흡입 처벌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첫 판단이었습니다.
이 결정으로 화학물질관리법상 환각물질 흡입 처벌 규정의 위헌성 논란은 정리됐고, 같은 제22조·제59조 제6호의 적용을 받는 아산화질소 흡입 사안에도 이 합헌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마약류가 아닌 물질을 흡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항변은 헌법재판소 판단에 비추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수사기관이 보는 판단 기준 — '목적성 소지'와 흡입 증거
제22조 제1항은 섭취·흡입뿐 아니라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하는 것도 금지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다만 아산화질소나 이를 담는 카트리지·풍선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고, 흡입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요리용 휘핑크림 충전기와 그 카트리지를 정상적인 조리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빈 카트리지의 개수와 보관 상태, 풍선 등 흡입 전용 도구의 존재, 흡입 직후의 신체 반응, 현장 CCTV, 목격자·동석자 진술, 판매자와의 거래 내역 등을 종합해 목적성을 판단합니다. 클럽·유흥시설처럼 흡입 용도로 유통되는 정황이 뚜렷한 장소에서 다량의 카트리지나 풍선이 함께 발견되면, 단순히 조리·업무용이었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이나 룸 안에서 빈 카트리지 수십 개와 풍선이 함께 발견되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이 서로 흡입 사실을 뒷받침한다면 목적성 인정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집니다. 반대로 조리도구·냉장 보관 상태 등 정상적인 식품 용도를 뒷받침할 정황이 함께 있다면, 같은 카트리지라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여지가 커집니다. 결국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 물건이 놓인 맥락이 판단을 가릅니다.
빈 카트리지·가스통 수량과 보관 상태
풍선 등 흡입 전용 도구 존재 여부
현장 CCTV·목격자 진술
판매자와의 거래 내역(메신저·SNS 등)
판매·제공자와 단순 흡입자, 어떻게 갈리는가
제22조 제2항은 흡입 목적임을 알면서 판매·제공한 자를 흡입자 본인과 별도로 규율합니다. 실무에서는 한두 차례 흡입한 초범과, 다량의 카트리지·풍선을 구비해 반복적으로 판매하거나 제공한 사람이 양형에서 뚜렷하게 갈립니다. 판매·제공자는 다수 흡입자를 상대로 한 구조적 위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겁게 평가되고,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했거나 영업적으로 반복했다면 그 정황이 가중 요소로 반영됩니다.
반면 단순 흡입 초범은 소량·1회성이라는 정황과 함께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종결되는 사례가 실무상 존재합니다. 다만 이는 사안별 정상 판단의 결과이지, 법정형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보장되는 결과는 아닙니다. 반복 적발 이력이 있거나 판매 정황까지 겹치면 초범이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제22조 위반이라도 1회성 흡입과 반복적 판매·제공은 처벌 무게가 다르다 — 갈리는 지점은 반복성과 유통 정황이다.
실무에서 반복되는 예외 지점 — 의료용 제외와 식품용 오남용
시행령 제11조 단서는 아산화질소 중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명시합니다. 병원에서 마취보조제로 아산화질소를 사용하는 의료행위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문제는 식품첨가물 용도, 즉 휘핑크림 충전용 카트리지로 정식 유통되는 제품이 본래 용도를 벗어나 흡입 목적으로 전용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제품이 원래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와 무관하게, 실제 흡입 목적의 섭취·흡입·소지 행위 자체가 규율 대상이 됩니다.
"이건 요리용으로 산 것"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사용 정황이 함께 따져집니다. 현장에서 흡입 도구와 함께 발견됐는지, 조리 목적을 뒷받침할 정황(주방·조리기구 등)이 있는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이 지점에서 조사 초기의 진술 방향과 정황 자료 정리가 사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정식 유통되는 휘핑크림용 카트리지와 디스펜서를 구매한 뒤, 이를 실제로는 조리에 쓰지 않고 클럽 등에서 흡입 용도로 사용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구매 자체는 합법이었더라도, 실제 사용 목적이 흡입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그 시점부터는 제22조 위반 혐의로 다뤄집니다. 구매 경로의 적법성과 실제 사용 목적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피벌룬을 한 번 흡입한 것만으로도 처벌되나요?
A.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제1항은 환각물질을 흡입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1회 흡입이라도 구성요건에는 해당합니다. 다만 초범이고 흡입량·경위가 경미하면 정상 참작으로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실무상 있습니다.
Q. 풍선이나 카트리지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제22조 제1항은 섭취 또는 흡입할 목적의 소지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목적성이 없는 단순 소지까지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흡입 도구·빈 카트리지 수량 등 정황상 목적성이 인정되면 소지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마약류관리법 위반보다 형이 가벼우니 전과 부담도 적은가요?
A. 화학물질관리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보다 법정형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벌금형이라도 형사처벌 이력으로 남고, 반복 적발되거나 판매 정황이 겹치면 실형까지 가능한 범죄라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Q. 클럽에서 단속돼 조사를 받게 됐는데 초범이면 어떻게 되나요?
A. 초범이고 소량·1회성 흡입이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종결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개별 사안의 경위·정황을 종합한 결과이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결과는 아닙니다. 조사 초기 진술 방향과 정상 자료 준비가 처분 수위에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병원에서 마취 시술로 아산화질소를 쓰는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아닙니다.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제11조는 아산화질소 중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어, 정상적인 의료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Q. 아산화질소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판매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제22조 제2항은 흡입·섭취 목적임을 알면서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별도로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흡입자와 동일한 법정형(제59조 제6호)이 적용됩니다. 반복적·영업적으로 제공했거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했다면 양형에서 더 무겁게 반영됩니다.
맺음말
아산화질소는 마약류관리법이 규율하는 마약류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사실이 곧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와 제59조 제6호가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이 처벌 체계가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해피벌룬'이라는 가벼운 이름과 실제로 뒤따르는 법적 위험 사이의 간극이 이 사안의 핵심입니다.
소지·흡입의 목적성, 판매·제공 여부, 반복성 등에 따라 처분 수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조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리를 근거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계동을 비롯해 유흥시설이 밀집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관련 단속이 이어지는 만큼, 초기 조사 대응이 이후 처분 수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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