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신설 — 중대산업재해치사 재범이면 형량이 어떻게 오르나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신설 — 중대산업재해치사 재범이면 형량이 어떻게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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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신설 — 중대산업재해치사 재범이면 형량이 어떻게 오르나 

강대현 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정작 법원이 사망사고에 어떤 형량을 선고해야 하는지 가늠할 공식 양형기준은 그동안 없었습니다. 그 사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실제 선고형은 예상보다 낮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6년 5월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범죄 양형기준을 새로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기준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중대산업재해치상과 중대산업재해치사를 별도 유형으로 나눠 형량범위를 제시한다는 것, 그리고 5년 이내 같은 범죄를 반복하면 그 형량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1.5배로 끌어올린다는 것입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안전관리 담당자라면 이 변화가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왜 지금 신설됐나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지만, 법원이 참고할 별도의 양형기준은 이번까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사망사고를 낸 사업주·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재판은 그동안 기존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을 참고하거나, 개별 재판부의 재량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대형 화재·폭발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실제 선고형이 국민 눈높이보다 낮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처벌 수위가 재발 방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뒤따랐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6년 5월 11일 제145차 전체회의를 열어, 기존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의 적용범위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치상·치사 범죄를 새로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범죄군의 명칭도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에서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중대재해범죄'로 바뀌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가 독립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사실상 같은 선상에서 다루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대재해처벌법 특유의 가중처벌 구조를 양형기준에도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양형위원회가 이 시점에 논의를 서두른 데는, 2024년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처럼 다수의 사망자를 낸 대형 산업재해가 잇따르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제로 얼마나 억지력을 갖는지에 대한 사회적 의문이 커진 사정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안전관리비용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되풀이됐고, 이런 지적이 재범에 대한 별도 가중 장치를 양형기준에 명문화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끈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별도 양형기준이 없어 개별 재판부의 재량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것이 이번 신설의 출발점이다.

제6조가 정한 법정형 — 사망은 1년 이상, 부상은 7년 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의 형사처벌 조항은 제6조에 있습니다. 제4조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에게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지우는데, 그 핵심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행, 재해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이행,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가 명한 개선·시정사항의 이행,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제6조는 이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결과의 경중에 따라 법정형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 제6조 제1항 —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징역과 벌금 병과 가능.

  • 제6조 제2항 —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또는 직업성 질병자 발생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제6조 제3항 — 제1항·제2항의 죄로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 같은 항의 죄를 다시 저지르면 각 항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제6조 제3항입니다. 재범 가중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법 제정 당시부터 조문에 있던 내용이고, 이번 양형기준 신설의 의미는 이 법정형 구조를 법원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량범위 표로 구현했다는 데 있습니다. 법정형이 아무리 무거워도 양형기준이 없으면 재판부마다 참고하는 잣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신설로 그 편차를 줄이는 장치가 처음 생긴 셈입니다.

제6조가 처벌하는 의무 위반의 범위는 제4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5조는 사업주나 법인이 제3자에게 도급·용역·위탁을 준 경우에도, 그 시설·장비·장소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범위 안에서는 도급인 쪽 경영책임자에게도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지웁니다. 하청 근로자의 사망사고라 하더라도 원청이 실질적 지배·운영·관리권을 갖고 있었다면 원청의 경영책임자도 제6조의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고, 도급 구조가 복잡한 건설·제조업 현장일수록 이 부분을 소홀히 다뤄서는 안 됩니다.

중대산업재해치상과 중대산업재해치사 — 두 유형으로 나뉜 새 범죄군

이번에 신설된 양형기준은 중대재해범죄를 대유형 3으로 별도 분류하고, 그 아래에 중대산업재해치상중대산업재해치사 두 개의 하위 유형을 뒀습니다. 사망사고와 부상·질병 사고를 하나의 잣대로 묶지 않고 결과의 중대성에 따라 형량범위를 따로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제6조 제1항(사망)과 제2항(부상·질병)이 애초에 법정형 자체를 다르게 정해 놓은 구조와도 맞물립니다. 같은 안전조치 위반이라도 결과가 사망으로 이어졌는지, 부상·질병에 그쳤는지에 따라 처음부터 다른 형량범위 표를 적용받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번 설정 범위에서 빠진 부분도 있습니다. 중대산업재해치사상과 관련한 벌금형과, 법인·사업주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은 이번 양형기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즉 지금 마련된 기준은 경영책임자 개인에게 선고되는 징역형의 범위를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법인에 대한 벌금형 양형기준은 별도 논의 과제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경영책임자가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문제와 법인이 얼마의 벌금을 내는지의 문제가, 당분간은 서로 다른 잣대로 다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재범이면 형량범위가 1.5배 — 하한도 함께 올라간다

이번 신설에서 가장 실질적인 변화는 재범 가중이 형량범위 표에 구체적인 배수로 반영됐다는 점입니다. 중대산업재해 범죄로 형이 확정된 뒤 5년 이내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 적용되는 형량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1.5배로 가중하도록 했습니다. 상한만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하한까지 함께 올린다는 점이 중요한데, 이는 재판부가 재량으로 가벼운 형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좁힌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법정형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그 폭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6조 제1항의 사망사고 법정형 하한은 1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재범에 해당해 하한이 1.5배로 오르면 최소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부터 형량범위가 시작되는 구조가 됩니다. 초범이라면 여러 감경요소가 작용해 집행유예까지도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도, 재범이면 애초에 참고하는 형량범위 자체가 위로 이동해 있어 같은 수준의 감경요소로는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동일한 사업장에서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사망사고가 반복된 경영책임자라면, 이번 기준이 실제 선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부상·질병 사고인 제6조 제2항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법정형 상한이 7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재범에 해당해 상한이 1.5배로 오르면 최대 10년 6개월 이하의 징역까지 형량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초범 때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에서 마무리됐던 사안이라도, 같은 사업장에서 5년 안에 유사한 부상사고가 재발하면 재판부가 참고하는 형량범위 자체가 실형 쪽으로 크게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재범 가중은 형량범위의 상한만이 아니라 하한까지 1.5배로 끌어올리는 구조다 — 재판부가 가벼운 쪽을 택할 재량의 폭 자체가 좁아진다.

법원이 형량을 정하는 방법 — 가중요소와 감경요소

양형기준은 법정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사안마다 존재하는 가중요소와 감경요소를 저울질해 구체적인 형량범위를 고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가중요소가 두드러지는 사안이면 가중적 형량범위를, 감경요소가 두드러지면 감경적 형량범위를, 어느 쪽도 뚜렷하지 않으면 기본적 형량범위를 적용하도록 권고하는 구조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이번 중대재해범죄 양형기준도 9개의 가중요소7개의 감경요소를 두고 있습니다.

감경요소 중 특별감경요소로 확인된 항목은 행위자가 청각·언어장애인인 경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경우, 피해 회복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한 경우,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등입니다. 이런 사정이 있으면 감경적 형량범위 안에서도 더 낮은 쪽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정도가 중대하거나, 같은 위험이 반복적으로 지적됐는데도 방치했거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처럼 사업주·경영책임자의 책임이 무겁게 인정되는 사정은 가중요소로 작용해 재판부가 가중적 형량범위를 선택하는 근거가 됩니다.

실무에서 챙겨야 할 점 — 아직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입장에서 이번 신설을 받아들일 때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이번 기준은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설이 결정된 단계이고, 실제 시행일과 적용 대상 사건의 범위는 별도로 공표됩니다. 일반적으로 새로 도입되거나 바뀐 양형기준은 시행일 이후 공소가 제기되는 사건부터 적용되고,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금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 어느 기준이 적용될지 시점부터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앞서 살펴본 대로 이번 기준이 벌금형과 양벌규정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영책임자 개인의 징역형 범위는 새 기준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됐지만, 법인이 부담하는 벌금액은 여전히 별도의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점검할 때는 경영책임자 개인의 형사책임뿐 아니라 법인 차원의 리스크도 함께 봐야 하고, 특히 한 사업장에서 사고가 반복된 이력이 있다면 재범 가중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이 신설되면 이미 확정된 판결도 다시 심리하나요?

A. 아닙니다. 양형기준은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사건에 적용되는 기준이고, 이미 형이 확정된 판결을 재심리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시행일 이후 공소가 제기되는 사건부터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Q. 재범 가중은 어떤 경우에 적용되나요?

A.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로 형이 확정된 뒤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항의 죄를 저지른 경우에 적용됩니다. 같은 경영책임자가 다른 사업장에서 사고를 냈더라도 요건에 해당할 수 있어, 여러 사업장을 운영·관리하는 경영책임자라면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Q. 부상사고에도 이번 양형기준이 적용되나요?

A. 네. 이번 기준은 중대산업재해치상과 중대산업재해치사를 별도 유형으로 나눠 각각 형량범위를 제시합니다.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직업성 질병자가 발생한 경우가 치상 유형에 해당합니다.

Q. 법인이 내는 벌금에도 이번 기준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벌금형과 양벌규정은 이번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서 제외됐습니다. 지금 마련된 기준은 경영책임자 개인에게 선고되는 징역형의 범위를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Q. 감경요소가 있으면 무조건 낮은 형을 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감경요소는 감경적 형량범위를 적용할 근거가 될 뿐이고, 가중요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사고의 경위와 안전조치 이행 정도, 피해 회복 노력 등이 함께 고려되어 최종 형량범위가 정해집니다.

Q.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췄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질적으로 구축·이행했다는 사정은 제4조가 정한 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가 되고,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감경요소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으로 서류만 갖춘 경우와 실제로 작동하는 체계를 운영한 경우는 재판에서 다르게 평가됩니다.

맺음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마련되는 이번 양형기준은, 사망사고와 부상사고를 별도 유형으로 나누고 재범이면 형량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함께 1.5배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특히 하한까지 함께 오른다는 점은, 같은 사업장에서 사고가 반복된 경영책임자에게는 감경요소만으로 낮은 형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벌금형·양벌규정은 이번 대상에서 빠져 있고, 실제 시행일과 적용 대상 사건의 범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만큼, 지금 수사나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부터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흥 시화·정왕 같은 산업단지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점검하거나 중대재해 관련 형사 절차에 대응해야 하는 경영책임자라면, 초기 단계부터 법률 조력을 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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