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면 형사처벌 여부에만 신경이 쏠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안을 두고 증권선물위원회는 별도로 감리 절차를 진행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회사에는 감사인 지정이라는 또 다른 제재를 내릴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이 행정제재는 조사 시점도, 판단 기준도, 불복 방법도 형사절차와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분식회계가 적발됐을 때 형사처벌과 별도로 어떤 행정제재가 어떤 기준으로 내려지는지, 실무에서 두 절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분식회계 적발 시 형사와 행정, 두 갈래로 갈리는 절차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재무제표 작성, 이른바 분식회계가 확인되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은 형사절차와 행정절차를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형사절차는 수사기관이 위반행위자 개인의 범죄 성립 여부를 가려 제39조에 따른 형사처벌을 구하는 절차이고, 행정절차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회계감리를 통해 제35조의 과징금과 제11조의 감사인 지정 같은 조치를 내리는 절차입니다. 두 절차는 같은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을 다루지만 담당 기관도, 절차의 개시 시점도, 적용되는 입증 기준도 다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이 두 절차가 순차적이지 않고 병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에 따른 과징금 부과가 먼저 확정되기도 하고, 반대로 행정조치가 아직 진행 중인데 형사재판이 먼저 선고되기도 합니다. 어느 한쪽 절차의 결론이 다른 쪽 절차를 자동으로 좌우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와 임원 입장에서는 형사 대응에만 집중하다가 행정조치 대응 시기를 놓치는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려 재무제표를 작성한 회사가 있다면, 검찰은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의 형사책임을 수사하는 것과 별개로, 증권선물위원회는 같은 재무제표를 감리해 회사·임원·감사인 각각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감사인 지정 여부를 심의합니다. 두 절차가 다루는 사실관계는 사실상 같아도 조사 주체와 절차 진행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형사 쪽 변호인만 선임하고 행정조치 대응은 뒤로 미뤄뒀다가 감리 소명 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옵니다.
분식회계에 대한 형사처벌은 위반행위자 개인의 범죄에 대한 응보적 제재이고, 과징금·감사인 지정 같은 행정제재는 시장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별도로 진행되는 조치다.
과징금 — 회사·회계담당자·감사인마다 다른 상한이 적용된다
외부감사법 제35조는 과징금 상한을 대상별로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분식회계를 한 회사에는 회계처리기준 위반금액의 20% 이내, 그 회계업무를 담당한 임원 등 개인에게는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의 10% 이내, 부실감사를 한 감사인(회계법인)에게는 감사보수의 5배 이내에서 각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세 주체에 각각 다른 상한을 두는 이유는 회사·임원·감사인이 위반에 관여한 정도와 얻는 이익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비율은 상한일 뿐, 실제 부과액이 상한 그대로 산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위반행위의 고의·중과실 여부, 위반금액의 규모, 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친 영향, 회사가 스스로 재무제표를 정정했는지 등 시정 노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액 여부를 판단합니다. 단순 과실로 인한 회계처리 오류와, 실적을 부풀리려는 고의적 조작은 같은 위반금액이라도 최종 과징금 액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 — 회계처리기준 위반금액의 20% 이내.
회계업무 담당 임원 등 —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의 10% 이내.
감사인(회계법인) — 감사보수의 5배 이내.
산정 시 고려요소 — 고의·중과실 여부, 위반 규모, 시장 영향, 자진 시정 노력.
감사인 지정 — 회사가 스스로 회계법인을 고르지 못하게 되는 제재
외부감사법 제11조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회사에 특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하도록 직권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 사유 중 하나가 감리 결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입니다. 지정을 받으면 회사는 정해진 기간 동안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택할 권리를 잃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회계법인으로만 외부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제재가 실무에 미치는 파장은 과징금 못지않게 큽니다. 지정감사인에게 지급하는 감사보수는 통상 자율선임 때보다 높게 형성되고, 감사인 지정 사실 자체가 공시되어 시장에 알려지기 때문에 상장회사라면 투자자와 거래처가 이를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관리종목 지정이나 일정 기간 증권 발행 제한이 함께 부과되는 경우도 있어, 회계처리기준 위반 하나가 회사의 자금조달 능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사인 지정은 벌금처럼 한 번 내고 끝나는 제재가 아니라, 지정 기간 내내 회사의 감사비용과 시장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 제재라는 점에서 과징금과 성격이 다르다.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동시에 받아도 이중처벌이 아닌 이유
회사와 임원이 같은 분식회계 사실관계로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함께 받으면 이중처벌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러나 과징금과 같은 행정제재와 형벌은 목적과 성질이 다른 별개의 제재라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형사처벌은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 위반행위자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이고, 과징금은 위법상태를 시정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행정목적의 제재이기 때문에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원칙이 문제되는 영역과는 다르게 봅니다. 다만 두 제재를 합친 결과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면, 이중처벌금지원칙이 아니라 비례원칙(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로 다퉈야 한다는 것이 판례와 학계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이 원리가 실무에 주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같은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을 두고 형사재판과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이 각각 별도로 진행될 수 있고, 어느 한쪽에서 유리한 결론을 받았다고 다른 쪽 절차가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더라도 이미 확정된 과징금 부과처분이 저절로 취소되지 않으며, 반대로 행정소송에서 과징금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각 절차에서 요구하는 입증책임과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대응 논리도 절차별로 따로 구성해야 합니다.
가령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해 이익을 부풀린 회사의 대표이사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앞서 확정된 과징금 부과처분은 별도의 불복 절차를 밟지 않는 한 그대로 유지됩니다. 반대로 감사인이 행정소송에서 과징금 처분의 일부를 취소받았다 해도, 감사보고서 부실기재로 인한 형사책임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다시 독립적으로 판단됩니다. 두 절차의 결론이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대응 전략을 짜야 합니다.
형사처벌 수위를 가르는 기준 — 자산총액 대비 변경금액 비율
외부감사법 제39조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공시한 이사·감사, 그 밖의 회계업무 담당자, 또는 감사보고서에 기재사항을 거짓으로 적은 감사인에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여기서 벌금 상한이 위반금액 자체가 아니라 위반행위로 실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형량은 위반의 규모에 따라 더 무거워집니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재무제표상 자산총액 등이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5% 이상 10%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10%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가중됩니다. 회사 규모가 크더라도 위반금액이 자산총액 대비 얼마나 되는지가 형량의 기준이 되므로, 절대 금액이 작아 보여도 자산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는 비율 기준을 쉽게 넘어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산총액이 크지 않은 중소 상장사가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해 자산총액의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재무제표를 변경했다면, 위반금액의 절대 규모와 무관하게 가장 무거운 가중처벌 구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본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회피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벌금.
변경금액이 자산총액의 5% 이상 10%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변경금액이 자산총액의 10% 이상 —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실무에서 마주치는 순서 — 감리 착수부터 조치·형사절차까지
실제 사건은 대체로 비슷한 순서로 진행됩니다. 금융감독원에 위탁된 회계감리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직접 감리가 개시되면, 감리 과정에서 확인된 지적사항이 회사와 감사인에게 사전통지되고 소명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후 감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가 의결하는 방식으로 과징금·감사인 지정·임원 해임권고 등 행정조치가 확정됩니다.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이 행정조치와 별도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통보하는 절차가 함께 이뤄집니다.
검찰 고발·통보 이후의 수사와 기소는 행정조치와는 완전히 다른 트랙으로 진행됩니다. 증권선물위원회의 조치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퉈야 하고, 이는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다투는 것과는 별개의 절차·입증구조입니다. 두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기간에는 한쪽 절차에서 한 진술이나 제출한 자료가 다른 절차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감리 착수부터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의결까지는 사안의 복잡성에 따라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 사이 회사는 재무제표 정정공시,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 등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실무 부담을 함께 지게 되고, 검찰 수사가 별도로 진행 중이라면 압수수색이나 관련자 소환조사가 감리 절차와 겹치는 시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두 절차의 일정을 함께 파악하고 있어야 어느 한쪽 대응에 쫓겨 다른 쪽 기한을 놓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감리 단계 대응 전략 — 소명자료가 이후 절차 전부를 좌우한다
감리 초기 단계의 소명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이 시점에 정리된 사실관계와 논리가 이후 행정조치는 물론 형사절차에서도 뼈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회계처리 당시의 내부 품의서, 회계기준 해석의 근거가 된 자료, 외부 회계법인이나 감사인의 자문 여부 등을 확보해 두면, 문제된 회계처리가 고의적 조작이 아니라 회계기준 해석상 재량의 범위 안에 있었다는 논리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근거가 됩니다.
감리가 본격화되기 전에 스스로 재무제표를 정정하거나 내부통제를 개선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면 과징금 산정 단계에서 감경요소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감리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 뒤늦게 이뤄지는 시정은 감경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감리 통지를 받은 초기 시점부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실무에서는 관건입니다.
임원 개인의 책임과 회사 책임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과징금과 형사처벌은 회사만이 아니라 회계업무를 직접 담당했거나 부실 회계처리에 관여한 임원 개인에게도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에 대한 조치와 별도로 해당 임원에 대한 해임권고나 직무정지 같은 인적 제재도 내릴 수 있어, 회사 조치와 개인 조치가 동시에 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사가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면 주주가 해당 임원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하거나, 회사가 임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민사책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원 입장에서는 형사·행정·민사라는 세 갈래의 리스크가 같은 사실관계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각 절차에 맞는 대응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대표이사만이 아니라 재무담당 임원, 경우에 따라 실무를 지시받아 처리한 부서장급 직원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 전체의 책임과 개인의 관여 정도는 별개로 판단되므로, 지시를 받아 실행한 위치에 있었는지 스스로 판단해 주도한 위치에 있었는지에 따라 개인별로 받는 조치의 수위와 형사책임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둘 다 받으면 이중처벌 아닌가요?
A. 과징금은 행정목적의 제재이고 형사처벌은 국가형벌권의 행사로 목적과 성질이 달라 병과해도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 법리입니다. 다만 제재 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면 별도로 비례원칙 위반 여부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Q. 감사인 지정을 받으면 언제까지 유지되나요?
A. 직권지정 사유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정 기간이 달라지며, 지정된 기간에는 회사가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할 수 없고 지정된 회계법인으로만 외부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구체적 기간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지정 통지 내용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회사가 과징금을 납부하면 형사책임도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과징금 납부는 행정제재 이행일 뿐 형사책임과는 별개 절차이므로, 과징금을 냈다고 관련자의 형사수사나 기소 여부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과징금이 먼저 부과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Q. 증권선물위원회 조치 결과에 불복할 방법이 있나요?
A. 과징금 부과나 감사인 지정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소명 없이 처분이 확정된 뒤에는 사실관계를 뒤집기가 더 어려워지므로 감리 단계에서의 소명이 우선입니다.
Q. 임원 개인도 과징금을 내야 하나요?
A. 회계업무를 직접 담당했거나 부실 회계처리에 관여한 임원 등 개인에게도 회사 과징금의 일정 비율 내에서 별도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회사 조치와 개인 조치는 함께 이뤄지되 금액 산정 기준은 다릅니다.
Q. 자진해서 회계 오류를 시정하면 제재가 줄어드나요?
A. 감리가 본격화되기 전에 스스로 재무제표를 정정하거나 시정조치를 취하면 과징금 산정 시 감경요소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감리가 상당히 진행된 뒤의 뒤늦은 시정은 감경 폭이 제한적일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분식회계가 적발되면 형사처벌 여부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증권선물위원회의 과징금과 감사인 지정이라는 행정제재가 별도의 트랙으로 함께 진행된다는 점을 놓치면 대응 시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판단 기준도, 진행 시점도, 불복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춘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감리 초기 단계에서 확보한 소명자료와 법리 구성은 이후 행정조치는 물론 형사절차에서도 사실관계의 뼈대로 남습니다. 감리 통지를 받은 시점부터 회계와 형사 양쪽을 함께 살피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최종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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