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례] 신탁회사의 계약보증금 청구 — 보증기관의 전면 항변을 방어
사건개요
분야: 건설·부동산금융 / 계약보증금 청구 (민사 항소심)
의뢰인은 책임준공 확약이 포함된 신탁 방식 건축사업의 신탁회사였습니다.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해 도급계약이 해지되었고, 의뢰인은 시공사가 가입한 보증계약에 따라 보증기관에 계약보증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증기관은 지급을 거절했고, 1심에서 의뢰인의 청구가 받아들여진 뒤에도 항소하여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쟁점 및 어려웠던 점
보증기관은 지급 거절 사유를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섯 갈래로 나누어 동시에 주장했습니다. 각각이 인정되면 곧바로 청구가 기각되거나 보증금이 대폭 감액되는 구조여서, 하나라도 방어에 실패하면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 공사기간 연장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 (해지 사유 자체를 부정)
보증계약 체결 당시 이미 발생해 있던 공정 지연을 알리지 않았다는 고지의무 위반 주장
공동수급체 구성으로 계약금액이 변경되었는데도 총 계약금액 기준으로 보증을 요청한 것이 허위고지라는 주장
시공사의 공사대금채권이 금융기관에 신탁·양도된 것이 주계약의 중대한 변경에 해당해 보증서 효력이 상실되었다는 주장
보증사고 통지가 지연되어 손해방지·통지의무를 해태했다는 주장
시공사의 기성 공사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 항변 및 보증채무 부종성에 따른 감액 주장
특히 공사 초기에 실제로 상당 기간의 공정 지연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의뢰인이 해지 통보 전까지 지체상금 청구나 계약해지 예정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외형상 상대방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대응 전략
① 상대방이 유리하다고 본 자료를 그대로 반대 증거로 활용했습니다.
시공사가 공사 기간 중 발주자에게 여러 차례 제출한 '공정만회대책 체크리스트'를 확보해, 시공사 스스로 지연분을 후속 공정에서 만회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사기간 연장을 요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이로써 '묵시적 연장 합의'라는 상대방의 핵심 전제를 무너뜨렸습니다.
② 보증사고의 성립 시점을 기준으로 고지의무 쟁점을 재구성했습니다.
보증계약 약관상 보증사고는 도급계약의 해제·해지사유 발생을 전제로 한다는 점, 그리고 문제된 지연 기간이 잔여 공사기간에 비추어 충분히 만회 가능한 범위였다는 점을 대비시켜, 계약 초기의 지연이 곧바로 '보증사고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이 될 수 없음을 논증했습니다. 아울러 보증기관에 제출된 서류에 공정률이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보증기관 스스로 위험을 평가할 수 있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③ 계약서 체계를 정리해 '허위고지' 주장을 차단했습니다.
승계계약에 "분담이행으로 계약금액이 변경되더라도 당초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보증서 제출의무를 이행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는 반면, 이후 체결된 변경계약에는 보증 관련 조항이 없다는 점을 계약 간 우선순위 조항과 함께 정리하여, 총 계약금액 기준 보증 요청이 계약에 부합하는 이행이었음을 밝혔습니다.
④ 채권신탁의 목적 조항을 근거로 '위험 증가'를 정면 반박했습니다.
공사대금채권의 신탁이 근로자·하도급업체 등 공사구성원에 대한 대금 지급을 원활히 하여 공사 진행을 담보하려는 목적이었음을 특약 문언으로 입증하고, 관련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중대한 변경' 판단 기준(보증사고 위험이 커져 보증인의 책임이 가중되는 정도)에 비추어 오히려 보증위험이 낮아지는 구조임을 논증했습니다.
⑤ 상계 항변은 시점 대비로 무력화했습니다.
상대방의 상계 의사표시가 도달한 시점에는 자동채권으로 주장된 기성 공사대금채권이 이미 신탁에 따라 제3자에게 양도되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채권양도와 승낙의 시간 순서로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보증기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의뢰인의 청구를 인정한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항소심에서 함께 제기된 가지급물반환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소비용은 상대방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이 청구한 계약보증금(총 계약금액의 10% 상당)은 인정 범위 내에서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의미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에서 시공사가 이탈하면, 신탁회사는 후속 시공사 선정과 사업비 조달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보증금 청구권이 유지되면서 의뢰인은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보증기관이 관행적으로 제기하는 고지의무·주계약 변경 항변에 대한 대응 기준도 함께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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