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계속 탔다고 횡령 입건, 반납 지연과는 다른가
사건 개요
출장이나 여행길에 렌터카를 빌렸다가, 사정이 생겨 반납 예정일을 넘기고도 계속 차량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 수리가 늦어지거나, 반납 장소를 두고 렌터카 회사와 협의가 안 되거나, 초과 요금 정산에서 의견이 갈리는 등 이유는 제각각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렌터카 회사가 "차를 돌려주지 않는다"며 경찰에 횡령으로 고소를 하고, 이용자는 횡령 피의자로 입건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억울합니다. "빌린 차를 팔아치우거나 숨긴 것도 아니고, 며칠 늦게 반납하려 했을 뿐인데 왜 절도도 아닌 횡령이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렌터카 회사 입장에서는 정해진 날짜에 돌아와야 할 차량이 돌아오지 않는 것 자체가 영업에 직결되는 손해이고, 수사기관은 이를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반환의 거부'라는 틀로 들여다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납이 예정일보다 늦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관건은 그 반환거부에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이고, 이는 지연이 시작된 경위와 그 사이 이용자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렌터카 이용자가 형법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형법 제355조 제1항). 렌터카 계약에 따라 차량을 인도받아 점유하는 이용자는 렌터카 회사와의 위탁관계에 기해 그 차량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반납기한을 넘긴 행위가 법이 말하는 '반환거부'—즉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그 반환거부에 불법영득의사, 즉 위탁 취지에 반해 권한 없이 스스로 소유자처럼 차량을 처분하려는 의사가 인정되는지입니다. 넷째, 반환이 늦어진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보관자 지위와 반환거부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이면에 정당한 사유가 확인되면 불법영득의사는 부정됩니다. 그래서 승패는 "얼마나 억울한가"가 아니라, 지연의 경위를 처음부터 기록으로 남겨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반환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을 기록으로 재구성하기
대법원은 반환거부가 횡령죄를 구성하려면 반환을 거부한 이유와 그 당시의 주관적 의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비록 반환을 미루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도6728 판결 등).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이 법리를 실제 사실관계에 대입해 다음 순서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1) 반납이 늦어진 경위를 시계열로 확보합니다.
"며칠 늦었다"는 진술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소명되지 않습니다. 원래 반납 예정일, 지연이 시작된 시점, 그 원인—사고로 인한 수리, 렌터카 회사 담당자와의 반납 장소·시간 협의 불발, 초과 요금 산정 방식에 대한 이견 등—을 날짜순으로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카톡·문자·통화기록, 수리업체 영수증, 렌터카 이용계약서를 함께 확보합니다. 지연에 구체적이고 확인 가능한 원인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정당한 사유의 출발점이 됩니다.
2) 반납 의사를 계속 표시했다는 사실을 남깁니다.
불법영득의사는 결국 '소유자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의 문제입니다. 이용자가 지연 기간 내내 렌터카 회사에 반납 일정을 문의하거나 반납 방법을 협의하려 한 통화·메시지 기록이 있다면, 이는 오히려 반환 의사를 계속 유지했다는 정황이 되어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연락을 끊고 잠적한 기간이 길수록 방어는 어려워지므로, 소송 대응에 앞서 이 연락 이력부터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3) '처분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합니다.
번호판을 임의로 교체하거나, 차량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 은닉하는 등 소유자의 이익을 해치는 처분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은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핵심 근거입니다. 차량을 원래 계약상 사용 목적 그대로—즉 자신이 계속 운행하는 데에만—사용했고 그 상태 그대로 반납이 가능했다는 점을 차량 위치·정비 상태 기록으로 뒷받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초과 사용료·손해 정산과 형사 절차를 분리해 대응하기
이런 사건은 대개 형사 혐의와 민사적인 정산 문제가 뒤엉켜 있습니다. 두 가지를 뒤섞은 채 대응하면 오히려 형사 쪽에서 불리한 인상을 남기기 쉽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1) 초과 사용료·손해배상액을 별도의 민사 문제로 다룹니다.
반납이 늦어진 기간의 초과 이용료나 그로 인한 영업손실은 렌터카 이용약관과 계약 조건에 따라 산정되어야 할 민사상 정산 문제입니다. 이 금액을 다투는 것과 반환거부에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쟁점이므로, 초과 요금 산정 근거를 검토해 과다 청구된 부분은 별도로 다투되, 이를 형사 혐의를 부인하는 논리와 섞지 않습니다.
2) 가능한 한 빨리 반환·정산해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정황을 만듭니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라도 차량을 조속히 반납하고 정산에 성실히 임한 태도는 애초에 소유자처럼 처분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실제로 다수의 사건에서 조기 반환과 정산 노력은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나 약식 처리로 이어지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사건화 초기일수록 다투는 것 못지않게 반환·정산을 서두르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3) 수사 초기 진술의 방향을 정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지연의 이유를 두서없이 설명하면, 진술이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반납이 늦어진 구체적 이유, 그 사이의 연락 시도, 처분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을 순서대로 정리한 진술서와 자료를 준비해 조사에 임하는 것이 첫 조사 단계에서 불법영득의사에 대한 오해를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결론
렌터카를 예정보다 늦게 반납했다는 사실 자체는 계약 위반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책임으로 이어지는지는 그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이 소유자처럼 차량을 처분하려는 의사가 없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미 고소를 당했거나 입건 통보를 받은 상태라면, 지연의 경위와 그동안의 연락 기록부터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어떤 자료가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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