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상속 부동산을 상속인 한 명이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할까
공동상속 부동산을 상속인 한 명이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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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상속 부동산을 상속인 한 명이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할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인이 여러 명인 상태에서, 형제자매 중 한 명이 실질적으로 관리해 온 부동산을 다른 상속인의 동의 없이 팔아버렸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직접 상담해보면 남은 상속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동의도 없이 부동산을 팔았으니 당연히 횡령죄로 고소하면 처벌되겠죠”, “등기부에 제 이름도 있었는데 마음대로 넘긴 건 명백한 범죄 아닌가요”라며 고소부터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장을 접수하고 나면, 처분권능이 없었다는 이유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부동산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점유가 아니라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왔고, 이 기준을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동상속 부동산에서 지분을 넘어선 처분도 이 틀 안에서 형사책임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공동상속 부동산을 상속인 중 한 명이 단독으로 처분했을 때 왜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남은 상속인이 실제로 어떤 절차로 권리를 지킬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동상속 부동산은 정산 전까지 상속인 전원의 공유재산입니다

상속 개시와 동시에 부동산은 상속인 전원에게 공유로 귀속되고, 한 사람의 단독 소유가 아닙니다.

민법 제1006조는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상속재산은 그 공유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 개시 시점부터 부동산은 협의분할이 끝나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인 전원에게 공유로 귀속됩니다.

실무에서는 장남이거나, 부모님을 실제로 부양했거나, 부동산을 사실상 관리·거주해 온 상속인이 “내가 실질적으로 관리해왔으니 이 정도는 처분해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등기가 편의상 그 사람 명의로만 되어 있더라도, 협의분할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실질은 여전히 상속인 전원의 공유입니다.

민법 제263조에 따라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지만, 공유물 전체나 다른 공유자의 지분까지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은 없습니다. 민법 제264조는 공유물의 처분·변경에 공유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동상속 부동산은 등기 명의가 누구 앞으로 되어 있든, 정산이 끝나기 전까지는 상속인 전원의 공유재산입니다.


2. 부동산 횡령죄는 점유가 아니라 처분권능의 유무로 판단합니다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인지는 실제 지배가 아니라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지로 가려집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에서 ‘보관하는 자’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입니다.

동산은 실제로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보관자가 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횡령죄에서 보관자 지위를 점유 여부가 아니라 제3자에게 유효하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있었는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부동산에 관한 횡령죄에 있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는 동산의 경우와는 달리 부동산에 대한 점유의 여부가 아니라 부동산을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의 유무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므로, 부동산을 공동으로 상속한 자들 중 1인이 부동산을 혼자 점유하던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그에게는 그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9. 12. 8. 선고 89도1220 판결).

다른 공동상속인의 지분은 애초에 처분한 상속인의 소유가 아니었으므로, 그 지분을 넘겨받을 정당한 권한도 없었던 셈입니다. 처분권능이 없는 사람에게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보관자’ 지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고, 이보다 앞선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1607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가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부동산 횡령죄에서 ‘보관자’인지는 실제 지배 여부가 아니라,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지로 판가름됩니다.


3. 지분을 넘어선 처분은 그 범위에서 여전히 무효입니다

형사처벌을 피하더라도, 다른 상속인 지분에 대한 매매·등기까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과, 처분 행위 자체가 유효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한 사람이 부동산 전체를 팔았더라도 매매의 효력은 그 사람의 법정상속분, 즉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만 인정됩니다.

나머지 지분은 애초에 처분권이 없는 사람이 넘긴 것이므로 무권리자의 처분에 해당하고, 설령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졌더라도 다른 상속인의 지분에 관한 이전등기 부분은 원인무효입니다.

이 경우 다른 상속인은 민법 제214조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권을 근거로, 무효인 지분 이전등기의 말소나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매수인 역시 처분한 상속인에게 계약상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분쟁이 다자간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분 자체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며, 지분을 넘는 부분은 여전히 무효입니다.


4. 형사처벌을 피해도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 책임은 남습니다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처분한 상속인이 매매대금 전액을 수령했다면, 다른 상속인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의 없는 처분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권 자체가 참칭상속인 등에 의해 침해된 경우에 적용되는 민법 제999조의 상속회복청구권은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으므로 기간 계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협의분할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면, 처분되지 않은 나머지 부동산에 대해 공유물분할청구소송으로 지분 관계를 먼저 정리해두는 방법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지분을 침해당했다면 이런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추가 처분을 막는 가처분과 등기부 확인이 가장 먼저입니다.

지분 침해를 알게 됐다면 통상 ①등기부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로 상속인 현황과 처분 경위를 확인 → ②추가 매매나 근저당 설정을 막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 신청(부동산 소재지 관할,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③말소등기청구·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제기 → ④처분 경위에 동의서·인감 위조 정황이 있다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사문서위조·행사,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등 별도 형사고소 병행 검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참고로 단독 등기 자체가 다른 상속인의 동의 없이 협의분할서나 인감을 위조해 이뤄진 경우라면, 이는 횡령죄 불성립 법리와는 별개로 그 위조·행사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을 높입니다.

  1. 상속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현재 명의와 처분·근저당 이력을 확인합니다.

  2. 처분 경위와 관련된 매매계약서, 협의분할서, 인감증명서에 본인의 서명·날인이 실제로 있었는지 대조합니다.

  3. 처분 대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반환 가능한 재산이 남아 있는지 파악해 가처분과 소송 전략을 세웁니다.

이 자료를 근거로 상속 지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말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신속히 진행한다면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인 지분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 사이의 상속 재산 문제는 “그래도 형제인데,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분을 지켜야 하는 상속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등기부와 처분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부동산을 관리해오다 처분한 상속인 입장에서도,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고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 책임까지 함께 검토해야 실제 분쟁을 매듭지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지분 다툼에서 지분을 지키려는 쪽과 처분 경위를 해명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와 처분 시점의 등기 상태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 부동산을 형제 한 명이 팔았는데 횡령죄로 고소하면 처벌되나요?

A.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를 점유가 아니라 처분권능 유무로 판단하는데, 공동상속인은 다른 상속인 지분에 대한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의 구성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Q. 그럼 처분한 형제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물을 수 없나요?

A. 아닙니다.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아도, 매매대금 중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손해배상청구는 별도로 가능합니다.

Q. 등기부에 상속인 한 명 명의로만 등기가 되어 있어도 마찬가지인가요?

A. 협의분할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등기명의와 무관하게 실질은 공유입니다. 다만 그 단독 등기 자체가 다른 상속인의 동의서를 위조해 이뤄진 것이라면 사문서위조 등 별도 범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졌다면 되찾을 수 없나요?

A. 지분을 넘는 부분의 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이므로, 다른 상속인은 그 지분에 대한 말소등기나 진정명의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일이 지날수록 입증과 집행이 어려워지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Q. 상속회복청구권에 시효가 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되나요?

A. 민법 제999조에 따라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므로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Q. 처분금지가처분은 꼭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추가 매매나 근저당 설정이 이뤄질 수 있어, 본안 소송에 앞서 처분금지가처분으로 현상을 먼저 묶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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