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표이사나 임원이 회사 자금을 빼돌리거나 거래처와 결탁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사건이 불거지면서, 회사가 그 임원을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회사 쪽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임원들은 대개 “그때는 경영상 판단이었다”, “회사도 결국 이익을 봤으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항변합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고 그 임원이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임무를 위배했다는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이런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임원의 배임행위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형사상 배임죄 성립 여부와 별개의 독립된 민사책임으로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형사 고소가 무혐의나 무죄로 끝나더라도, 민사소송에서는 별도의 증명을 통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임원의 배임행위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제로 소송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절차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원의 배임행위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낳습니다
형사상 배임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이사는 임무 위배로 생긴 손해를 회사에 배상할 의무를 집니다.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거래처에 유리하게 계약 조건을 몰아주고 그 대가를 받는 등 임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이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됩니다.
이 손해배상책임은 형법상 배임죄의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에서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의와 임무위배를 증명해야 하지만, 민사소송에서는 회사가 증거의 우월로 임무위배 사실과 손해 발생, 그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형사 고소가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거나 무죄가 선고된 사안에서도, 별도의 민사소송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배임행위에 대표이사와 다른 상근이사가 함께 관여했다면, 이들은 상법 제399조에 따라 연대하여 책임을 집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실제로 자금을 빼돌린 임원뿐 아니라, 그 결재 라인에 있었던 임원까지 함께 피고로 삼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원의 배임행위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상법 제399조에 따라 독립적으로 성립합니다.
2.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항변, 배임행위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법령을 위반한 임원의 행위에는 애초에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청구를 받은 임원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경영판단의 원칙입니다. 사업 판단은 사후적으로 결과만 보고 평가할 수 없고, 판단 당시 합리적인 정보에 기초해 회사의 이익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 결과가 나빴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임원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가 문제되는 통상의 경영 판단에만 적용됩니다. 임원이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그 행위는 이미 법령에 위반한 행위이므로 재량의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사유가 되는 법령에 위반한 행위는 이사로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의무를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법 등의 제 규정과 회사가 기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제 규정을 위반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이사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회사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에 해당되므로 이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이러한 경우에는 경영판단의 원칙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즉 “회사도 결국 이익을 봤다”거나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주장은, 애초에 임무위배 행위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쓰일 수는 있어도, 임무위배가 인정된 뒤에 경영판단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주장은 결과가 나빴던 정상적인 재량 행위에만 통하고, 법령 위반 자체인 배임행위에는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습니다.
3. 직접 배임하지 않았더라도,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다른 임원까지 책임질 수 있습니다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거나 방치한 다른 이사도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실제로 배임행위를 한 임원 한 사람만 피고로 삼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사가 그 임원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면, 그 이사도 감시의무 위반을 이유로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일찍이 대표이사가 아닌 평이사라도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고,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
또한 상법 제399조 제3항은 이사회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배임행위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루어졌다면, 반대 의사를 의사록에 남기지 않은 이사들은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어 함께 연대책임을 질 위험이 있습니다.
배임행위를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알면서 방치했거나 이사회 결의에서 반대 의사를 남기지 않은 이사는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4. 손해배상 범위는 회사가 입은 손해 전액이며, 형사처벌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액과 별개로, 이득액 규모에 따라 형사처벌 수위도 크게 달라집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범위는 임원의 임무위배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 전부입니다. 회사가 실제로 지출한 손실뿐 아니라, 그 행위로 얻지 못하게 된 이익까지 손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액 산정에는 회계자료와 감정 등 구체적인 입증이 필요합니다.
같은 행위는 형사상 배임죄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임무가 업무상의 것이라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이득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회사로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와 별개로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형사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가 민사소송의 손해액 입증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손해배상청구 결정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제기 결정과 자료 확보 단계를 어떻게 밟느냐가 소송 전체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임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회사가 곧바로 대표이사 명의로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 제394조는 회사가 이사에 대해 또는 이사가 회사에 대해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감사(감사위원회)가 그 소에 관해 회사를 대표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차는 통상 ①감사(감사위원회)가 손해배상청구 여부와 소제기를 결정 → ②필요하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업무상배임 형사고소를 병행 → ③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수사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 ④소송 중 재산 은닉을 막기 위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함께 진행하는 순서로 이뤄집니다.
회사가 스스로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소액주주도 나설 수 있습니다.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회사에 대해 이사 책임을 추궁하는 소의 제기를 서면으로 청구할 수 있고, 회사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안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 주주가 직접 회사를 위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03조).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으면 30일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제소할 수도 있습니다.
임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이어서 소멸시효가 일반채권과 같은 10년입니다. 다만 배임행위가 드러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임원 명의 재산이 처분되거나 증거가 흩어질 위험이 커지므로, 시효 만료 전이라도 서두르는 것이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을 높입니다.
실제로 소를 제기하기 전에는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이사회 의사록·품의서·결재 라인 등 임원의 임무위배 행위와 그 경위를 보여줄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회사 계좌 거래내역과 회계자료를 대조해 실제로 발생한 손해액과 일실이익을 구체적으로 산정합니다.
형사고소 병행 여부와 임원 명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의 필요성을 함께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임원 배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손해배상청구와 형사고소, 필요하다면 보전처분까지 함께 설계해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임원의 배임행위는 회사 내부에서 발견되더라도 “같이 회사를 키워온 사람인데”, “일이 커지면 회사 이미지에도 안 좋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를 입은 회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임무위배 사실과 손해액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사회 의사록, 계약서,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가 쌓일수록 손해배상청구와 형사고소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배임 의혹을 받는 임원 입장에서도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는지,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 측을 대리해 임원의 배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과, 반대로 배임 혐의를 받는 임원 측을 대리하는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회사가 입은 손해를 실질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는 초기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임으로 형사 고소를 하지 않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만 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성립하므로 형사고소 없이 민사소송만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형사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가 손해액 입증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Q. 이미 퇴사한 임원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재임 중 임무위배 행위로 발생한 손해라면 퇴사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소멸시효 10년 이내라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대표이사가 배임행위를 한 경우에도 회사가 직접 소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상법상 이사에 대한 소송은 감사(감사위원회)가 회사를 대표하므로, 대표이사 본인이 아니라 감사가 절차를 주도합니다. 감사가 없는 소규모 회사라면 대표소송 요건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소액주주도 회사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A.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회사에 소제기를 서면으로 청구할 수 있고, 30일 안에 회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직접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A. 회계 감정을 통해 손해액을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 발생과 임무위배 사이의 인과관계만 증명되면, 손해액이 다소 개산적이더라도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뤄진 행위라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이사회 결의를 거쳤더라도 그 결의 내용 자체가 법령에 위반된 임무위배 행위라면,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도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