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집수리 후 화재, 시공 과실 어떻게 입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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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집수리 후 화재, 시공 과실 어떻게 입증할까 

김강희 변호사


소규모 집수리 후 화재, 시공 과실 어떻게 입증할까


사건 개요


보일러를 교체하거나 낡은 전기배선을 정리하는 정도의 소규모 공사를 맡기고, 며칠에서 몇 주 뒤 그 집에서 화재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 부위와 화재 발화 지점이 겹치는 것 같은데, 소방서의 화재조사 결과서에는 "전기적 요인 추정" 정도로만 적혀 있을 뿐 어느 시공업체의 어떤 하자 때문인지는 특정돼 있지 않습니다. 시공업체는 "우리는 규정대로 시공했다", "원인이 불명확한데 왜 우리 책임이냐"며 발뺌하고, 집주인은 살림살이와 집 자체를 잃고도 정작 손해를 배상받을 길을 찾지 못해 상담을 청해 오십니다.

이런 사건이 유독 까다로운 이유는, 화재로 현장 자체가 타 버려 직접증거가 대부분 소실된다는 데 있습니다. 시공이 잘못됐다는 것을 눈으로 보여줄 배선이나 이음매가 이미 재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럼에도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발화지점과 원인이 시공 부위로 합리적으로 특정되고 다른 원인이 배제된다면 시공업체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결과는 화재조사 초기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가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발화 지점과 원인이 시공 부위와 일치하는지입니다. 화재조사보고서가 "전기적 요인"이라고만 적어도, 그 발화 지점이 이번 공사에서 손댄 배선·배관과 겹치는지가 출발점입니다. 둘째, 그 부위에 시공상 하자가 있었다고 볼 근거—계약서·시방서와 다른 자재, 관련 법령이 정한 시공 기준 위반, 무자격 시공—가 있는지입니다. 셋째, 시공업체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경과실이니 배상액을 깎아 달라"고 항변할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입니다.

세 가지가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발화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하면 하자를 다툴 기회 자체가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승패는 소송 중 말솜씨가 아니라, 화재 직후 며칠 안에 무엇을 확보해 두었는가에서 사실상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화재감정 대응으로 발화 원인을 시공 부위에 붙이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이 "화재 원인이 시공 때문"이라는 연결고리 그 자체입니다. 소방서의 화재조사는 형사·행정 목적이라 민사 손해배상에 필요한 수준까지 특정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인과관계를 구성합니다.

1) 화재조사 자료를 초기에 전부 확보합니다.

관할 소방서가 작성한 화재현장조사서·화재조사보고서는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해관계인이 정보공개청구로 열람·교부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발화지점 추정도, 소실 상태 사진, 관계자 진술이 담겨 있어 이후 민사소송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입니다. 소방서 조사가 "원인 미상"으로 끝났더라도, 그 조사 과정에서 남은 사진·도면만으로 발화지점을 재구성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끌지 않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계약 시방과 실제 시공 상태를 대조합니다.

공사 계약서·견적서에 적힌 자재 규격과 시공 방법을, 남은 잔해나 공사 사진·영수증상의 실제 사용 자재와 대조합니다. 전기공사라면 전기공사업법상 등록된 전기공사업자가 시공했는지, 배선 용량과 차단기 규격이 부하에 맞았는지를 확인합니다. 등록 없이 시공했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자재를 쓴 정황이 확인되면, 그 자체가 시공상 하자의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3) 다른 발화 원인을 하나씩 배제해 사실상의 인과관계를 세웁니다.

화재 사건은 직접증거가 남지 않는 특성상, 발화지점이 시공 부위와 일치하고 방화·누전 외의 다른 원인(가스·담뱃불·전열기 사용 등)이 배제된다면, 그 화재가 시공상 하자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상의 추정이 힘을 얻는다는 것이 법원 판단의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그래서 화재 당시 집을 비웠는지, 다른 발화원이 없었는지를 이웃 진술·CCTV·통신기록으로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경감 항변을 막고 손해배상 범위를 확정하기


과실을 입증해도, 시공업체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배상액을 깎아 달라고 나오면 실제로 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시공업체의 '중대한 과실'을 구성합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 한해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 배상책임 자체를 면제하는 법이 아닙니다. 무자격 시공, 관련 법령이 정한 최소 시공기준 위반, 하자 지적을 받고도 방치한 정황처럼 거의 고의에 가까운 주의 결여가 인정되면 애초에 경감 청구 자체가 배제됩니다. 그래서 하자의 내용을 단순 실수가 아니라 기준 위반으로 구성하는 작업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2) 도급계약상 하자담보책임을 불법행위 청구권과 함께 구성합니다.

공사 계약은 도급계약이므로, 완성된 시공에 하자가 있어 그로 인해 목적물이 멸실·훼손된 경우 도급인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67조). 이 청구권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별개로 인정되므로, 두 근거를 함께 주장해 어느 한쪽의 입증이 흔들려도 다른 쪽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둡니다.

3) 손해액을 항목별로 나누어 산정합니다.

건물 복구비는 전문 감정을 통해 화재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데 드는 비용으로 산정하고, 가재도구는 소실 전 사진·구매 영수증·중고 시세를 근거로 목록화합니다. 화재로 거주가 불가능해진 기간의 이주·임시거처 비용도 통상손해로 함께 청구합니다. 항목을 나누어 근거를 갖출수록, 배상액이 경감되더라도 실제로 회복되는 금액의 폭을 지킬 수 있습니다.


결론


공사 후 화재는 '집이 타 버렸다'는 결과만 남고 정작 원인을 보여줄 증거는 함께 사라진다는 점에서, 다른 손해배상 사건과는 다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화재 직후 며칠, 늦어도 화재조사가 마무리되기 전이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시점입니다.

발화지점을 시공 부위로 특정하고, 그 하자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는 것까지 함께 구성해야 배상액 경감 항변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최근에 공사를 맡긴 집에서 화재를 겪으셨다면, 조사 자료가 남아 있는 지금 어떤 근거를 더 확보해야 할지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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