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보도청구권, 언론사에 잘못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는 이유
반론보도청구권, 언론사에 잘못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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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청구권, 언론사에 잘못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보도가 사실이라면 언론사를 상대로 더는 다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언론중재법은 보도가 진실이든 아니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사람에게 자신의 입장을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별도의 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바로 반론보도청구권입니다. 이 권리는 언론사가 고의나 과실로 잘못된 취재를 했는지, 보도 내용이 위법한지를 전혀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정보도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와도 성격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언론사에 잘못이 없어도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제 절차,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반론보도청구권이란 — 보도된 지면을 통해 반박할 기회를 주는 권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중재법) 제16조 제1항은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는 그 언론보도등의 내용에 관한 반론보도문을 언론사등에 게재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사실적 주장'은 의견이나 논평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다룬 보도를 뜻하고, '언론사등'에는 신문·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신문, 인터넷뉴스서비스까지 포함됩니다. 즉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다룬 보도로 인해 불리한 입장에 놓인 사람이라면, 그 사실적 주장에 대응하는 자신의 반박 내용을 같은 매체에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흔히 헷갈리는 지점은 반론보도가 '억울하다'는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론보도문에는 원 보도에서 다뤄진 사실관계에 대해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입장이 담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사건의 핵심 관련자로 보도되었지만 실제 역할이나 경위가 보도와 다르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반론보도문으로 게재를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정정보도가 '틀린 부분을 고쳐달라'는 요구라면, 반론보도는 '내 입장도 함께 실어달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언론사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이 필요 없는 이유

언론중재법 제16조 제2항은 반론보도청구에 있어 언론사등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사실관계를 충실히 취재해 보도했고 어떤 잘못도 없었다 하더라도, 그 보도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입법상 실수나 예외가 아니라, 반론보도청구권이 애초에 언론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제도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대등한 반박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도 1991. 9. 16. 선고 89헌마165 결정에서 이런 반론권 제도의 성격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결정은 반론보도청구권(당시 정기간행물법상 반론권)이 헌법상 보장된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며, 언론기관이 특정인의 일반적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 피해자에게도 신속·적절하고 대등한 방어수단이 주어져야 하고, 특히 보도된 매체 자체를 통해 방어 주장의 기회를 보장하는 반론권 제도가 형평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권리도 언론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어, 두 기본권이 조화롭게 기능하도록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그 한계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반론보도청구권은 언론사의 잘못을 추궁하는 제도가 아니라, 보도된 바로 그 지면·화면을 통해 피해자에게 대등한 반박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 — 그래서 보도가 진실이어도, 언론사에 고의·과실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다.

정정보도청구권과는 어떻게 다른가 — 핵심은 '진실 여부'

정정보도청구권(언론중재법 제14조 제1항)은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우에 인정됩니다. 즉 보도 내용이 허위라는 점이 청구의 전제입니다. 반면 반론보도청구권은 앞서 본 대로 보도의 진실 여부를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보도가 사실 그대로였어도, 그 사실 보도로 인해 불리한 입장에 놓인 사람은 자신의 반박을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두 권리에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정정보도청구권 역시 민법상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과 달리 언론사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언론중재법이 별도로 창설한 권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두 권리를 가르는 기준은 '언론사의 잘못 유무'가 아니라 '보도가 진실인지 아닌지'입니다. 실무에서는 보도의 일부는 허위이고 일부는 맥락이 일방적이어서 반박이 필요한 경우처럼, 정정보도청구와 반론보도청구를 함께 청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 정정보도청구권 — 보도가 허위임을 전제로, 내용을 진실에 맞게 고쳐 보도할 것을 요구.

  • 반론보도청구권 — 보도의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의 반박 내용을 게재할 것을 요구.

  • 공통점 — 둘 다 언론사등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을 청구 요건으로 하지 않음.

손해배상청구와는 어떻게 다른가 — 왜 반론보도가 더 빠른 구제수단인가

언론중재법 제30조는 손해배상에 관해 "언론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또는 그 밖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가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론보도청구권과 달리 손해배상청구는 언론사의 고의·과실과 위법행위를 명시적인 요건으로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취재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보도가 위법한지를 다투고 입증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반면 반론보도청구권은 이런 입증 부담이 아예 없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보도가 사실에 부합하더라도 맥락 편집이나 강조 방식 때문에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언론사의 과실을 힘겹게 입증하기보다 반론보도청구로 먼저 대응하는 편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반론보도가 게재된다고 해서 손해배상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며, 인격권 침해 정도가 크다면 별도로 손해배상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론보도 청구 절차와 기간

언론중재법 제16조 제3항은 반론보도청구에 관하여 정정보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합니다. 이에 따라 청구기간은 제14조 제1항이 준용되어, 그 언론보도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하고, 다만 해당 언론보도가 있은 후 6개월이 지났을 때에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안 날 기준과 보도일 기준이 함께 적용되므로, 뒤늦게 보도 사실을 알았더라도 보도가 있은 지 6개월이 넘으면 반론보도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청구 방식은 제15조에 따라 언론사등의 대표자에게 서면으로 해야 하며, 청구인의 성명·주소·연락처, 문제 삼는 보도의 내용, 청구 이유, 요청하는 반론보도문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청구를 받은 언론사 대표자는 3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청구인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특히 방송이나 인터넷신문·인터넷뉴스서비스의 보도가 문제된 경우, 그런 보도가 실제로 없었다는 사실을 언론사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보도 사실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 보도 여부를 둘러싼 다툼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규정입니다.

  • 청구 서면에 담을 내용 — 청구인 인적사항, 문제된 보도의 특정, 반론보도문 초안.

  • 청구기간 — 보도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 보도가 있은 후 6개월이 지나면 청구 불가.

  • 3일 이내 — 언론사가 청구의 수용 여부를 통지해야 하는 법정 기한.

언론사가 거부하거나 무응답이면 — 조정과 소송

언론사가 청구를 거부하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18조에 따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에 먼저 청구했다가 협의가 불성립한 경우에는 그 불성립일부터 14일 이내에 조정을 신청해야 하므로, 협의 결렬 후 시일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원에 반론보도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소송은 제26조에 따라 가처분절차에 준하여 재판하도록 정해져 있어,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해야 합니다. 통상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보다 훨씬 신속하게 결론이 나는 구조입니다. 법원이 청구를 받아들일 때는 반론보도의 내용, 크기, 시기, 횟수, 게재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명하므로, 승소하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와 방식으로 반론보도가 실릴지는 판결문에 담긴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론보도의 내용과 한계 — 무엇이든 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론보도문은 원 보도에서 다뤄진 사실적 주장에 대응하는 반박이어야 합니다. 원 보도와 무관한 새로운 주장을 끼워 넣거나, 제3자를 비방하는 내용, 원 보도의 분량을 현저히 넘는 장문은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론보도청구권의 목적이 균형 있는 반박 기회를 주는 데 있는 만큼, 그 범위를 벗어난 내용까지 보장하는 제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견이나 논평처럼 가치판단이 중심인 부분은 애초에 언론중재법이 말하는 '사실적 주장'에 해당하지 않아 반론보도청구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반론보도문 자체도 감정적 주장보다는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 반박에 집중해야 언론사의 수용 가능성이나 조정·소송 단계에서의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게재 위치와 크기 역시 원 보도에 대응하는 수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라, 언론사가 이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지나치게 작게 싣는다면 조정이나 소송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반론보도청구권은 대상 보도가 나중에 삭제되었다고 당연히 소멸하는 권리는 아닙니다. 다만 인터넷 기사가 이미 내려간 뒤라면 반론보도를 게재할 실익이나 방법을 두고 언론사와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삭제 여부와 관계없이 보도를 안 날부터 3개월의 청구기간 안에 최대한 신속히 서면 청구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론보도가 게재된 이후에도 인격권 침해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면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앞서 본 대로 언론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하므로, 취재 경위와 보도 근거를 별도로 확인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서면 청구 단계에서 반론보도문 초안을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장문으로 작성하면 언론사가 수용을 거부할 명분을 줄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하는 편이 조정·소송 단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도가 사실이어도 정말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언론중재법 제16조 제2항은 반론보도청구에 언론사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도 무관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보도가 사실 그대로였더라도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입장이라면 자신의 반박을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반론보도청구권과 정정보도청구권 중 어느 것을 청구해야 하나요?

A. 보도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한다면 정정보도청구권, 보도의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의 입장을 반박하고 싶다면 반론보도청구권이 맞습니다. 보도의 일부는 허위이고 일부는 맥락이 일방적인 경우처럼 두 요건이 함께 겹치면 두 청구를 같이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 청구기간을 넘기면 반론보도를 받을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언론중재법 제16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4조 제1항에 따라 보도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보도가 있은 후 6개월이 지나면 이 법에 따른 반론보도청구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다만 인격권 침해 정도가 크다면 손해배상청구 등 다른 구제수단의 요건을 갖췄는지 별도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언론사가 청구를 거부하면 바로 소송으로 가야 하나요?

A. 먼저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조정에서도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반론보도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은 가처분절차에 준해 신속하게 진행되어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판결이 선고됩니다.

Q. 반론보도가 게재되면 손해배상은 더 이상 청구할 수 없나요?

A. 아닙니다. 반론보도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은 요건과 목적이 다른 별개의 권리라 반론보도가 게재됐다고 손해배상청구가 자동으로 막히지 않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은 언론중재법 제30조에 따라 언론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가 있었음을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Q. 인터넷 기사가 이미 삭제됐어도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보도가 삭제됐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권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적으로는 청구의 실익이나 방식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삭제 여부와 관계없이 안 날부터 3개월의 청구기간 안에 최대한 신속히 서면 청구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반론보도청구권은 언론사에게 잘못이 있었는지를 따지는 제도가 아니라, 보도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에게 같은 지면과 화면을 통해 대등하게 반박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보도가 진실이어도, 언론사가 고의나 과실 없이 정확하게 취재했어도 청구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청구기간이 안 날부터 3개월로 짧고 서면 청구의 방식과 절차가 정해져 있어,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론보도청구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경우 정정보도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각 제도마다 요건과 입증 부담이 다르므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먼저 가려보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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