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자재 다르게 시공했다면 — 사양 위반과 대금 감액
사건 개요
인테리어 공사를 맡길 때 대부분의 의뢰인은 견적서와 시방서에 마루·타일·도장재·주방가구의 브랜드와 등급,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못 박습니다. 그만큼 자재 차이가 곧 비용 차이이자 마감 품질의 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나고 잔금까지 치른 뒤에야, 계약서에 적힌 브랜드의 강마루 대신 무명 제품이, 지정된 발수 페인트 대신 저가 도장재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업체에 항의하면 돌아오는 답은 대개 비슷합니다. "그 정도는 기능상 차이가 없다", "동급 제품으로 대체한 것뿐이다", "이미 시공이 끝나 철거하고 다시 깔면 서로 손해만 커진다"는 식입니다. 실제로 뜯어보면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일 때도 있어, 의뢰인 입장에서는 억울해도 어디까지 문제 삼을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에서 정한 자재나 사양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은 민법 제667조가 정한 '하자'에 해당하고, 이에 대해 하자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마감이 끝난 상태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하자보수를 청구할지 손해배상(사실상의 대금 감액)을 청구할지부터 전략적으로 정하고, 그 근거를 계약 초기 단계부터 서류로 뒷받침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서·견적서·시방서에 명시된 사양과 실제 시공된 자재의 차이가 법이 말하는 '하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이미 철거·재시공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비용이 지나친 상황에서 하자보수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 중 무엇을 택할지입니다(민법 제667조 제1항·제2항). 셋째, 손해액—사실상의 대금 감액분—을 어떤 근거로 얼마나 산정할지입니다. 넷째,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 제한과, 잔금이 아직 남아 있다면 그 지급을 어떻게 방어 수단으로 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처음 단계에서 하자를 서류로 고정해 두지 못하면 손해액을 아무리 크게 주장해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승패는 결국 계약한 사양과 실제 시공 사이의 차이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증명해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양 위반을 '하자'로 구성하고 증거로 고정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쉬운 지점은 "자재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를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일입니다. 육안으로 봐서는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로 업체가 버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구성합니다.
1) 계약서·시방서와 실제 시공 내역의 불일치를 서류로 고정합니다.
판례와 실무는 완성된 목적물이 사회통념상 통상의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뿐 아니라, 당사자가 계약에서 특별히 정한 자재·등급·시공방법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민법 제667조의 하자에 포함시켜 다룹니다. 따라서 계약서·견적서·시방서에 적힌 제품명·모델번호·등급을 실제 시공된 자재의 라벨, 자재 반입 영수증, 시공 중 촬영된 사진과 하나하나 대조해 불일치 목록을 만드는 작업이 출발점입니다. 필요하다면 건축사·기술사를 통한 자재감정으로 실제 시공된 제품의 종류와 규격을 객관적으로 확정합니다.
2) 하자보수청구와 손해배상청구 중 실익 있는 쪽을 선택합니다.
민법 제667조 제1항은 상당한 기간을 정한 하자보수청구를 원칙으로 하되,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보수청구를 제한합니다. 마루나 도장재처럼 이미 마감이 끝나 철거·재시공 비용이 자재 차액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보수청구 대신 같은 조 제2항의 손해배상청구—사실상 대금을 깎는 효과—로 방향을 잡는 편이 협상에서도, 소송에서도 더 현실적입니다.
3) 업체의 '동급 제품' 항변을 사전에 무력화합니다.
업체는 흔히 "성능상 차이가 없는 동급 제품으로 대체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계약에서 특정 브랜드·모델을 명시했다면, 그 자체가 도급인이 대가를 지불하고 산 '이행 내용'이므로 임의로 대체할 재량은 원칙적으로 업체에 없습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오간 견적서·카탈로그·문자메시지에 특정 제품을 지정한 정황을 함께 확보해 두면, 이 항변을 처음부터 차단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대금 감액 효과를 만드는 손해액 설계와 대금 지급 방어
하자가 인정되어도 손해액을 설득력 있게 세우지 못하면 결과는 공허해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합니다.
1) 손해액을 '차액설'로 산정합니다.
손해액은 계약대로 시공되었을 경우의 자재 가치와 실제 시공된 자재 가치의 차액, 또는 동일한 사양으로 다시 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두 방식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시공 범위와 재시공 가능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견적 비교와 감정 결과를 근거로 더 방어하기 쉬운 금액을 청구액으로 잡습니다. 이 금액이 사실상 공사대금 중 사양 위반 부분에 해당하는 대금 감액분이 됩니다.
2) 잔금이 남아 있다면 동시이행항변권으로 지급을 방어합니다.
민법 제667조 제2항은 하자보수·손해배상청구에 제536조 동시이행항변권을 준용합니다.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면, 손해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만 지급하겠다고 통지하고 그 차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잔금을 전부 치른 상태라면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 청구로 구성해 초과 지급분의 반환을 구하게 됩니다.
3) 청구 기간과 형사적 검토를 함께 관리합니다.
하자보수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670조에 따라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신축 건물이 아닌 기존 공간의 인테리어 공사는 통상 이 1년의 기간이 적용되므로, 자재 차이를 인지한 즉시 내용증명 등으로 권리 행사 사실을 남겨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아울러 업체가 애초부터 고급 자재 시공을 약속하고 그에 맞는 대금을 받은 뒤 처음부터 저가 자재로 시공할 의도였던 정황이 뚜렷하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 성립 여부도 함께 검토해 민사 청구와 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인테리어 자재가 계약과 다르게 시공된 문제는 "눈에 크게 티가 안 나니 넘어가자"고 넘기기 쉽지만, 그 차액은 결국 의뢰인이 정당하게 지불한 대금의 일부입니다. 시공이 끝난 뒤라도 계약서에 적힌 사양과 실제 시공 내역을 대조하는 순간부터 대응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자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손해액을 얼마나 방어 가능한 근거로 세웠는가가 결과를 좌우하며, 그 대응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 안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계약과 다른 자재가 쓰인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면, 지금이라도 계약 내용과 시공 내역을 함께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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