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조사가 피의자 신문으로 바뀌는 순간의 진술거부권
목격자 조사가 피의자 신문으로 바뀌는 순간의 진술거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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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조사가 피의자 신문으로 바뀌는 순간의 진술거부권 

김강희 변호사


목격자 조사가 피의자 신문으로 바뀌는 순간의 진술거부권


사건 개요


클럽에서 마약 관련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부터 순서대로 조사실로 부릅니다. 이때 수사관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목격자니까 부담 갖지 말고, 그날 본 것만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이 말을 듣고 참고인 신분으로 순순히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실제로 적지 않게 김강희 변호사를 찾아옵니다.

문제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질문의 성격이 슬그머니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엔 "그날 누가 있었느냐", "CCTV에 찍힌 저 사람이 누구냐"는 식이던 질문이, 어느 순간부터 "당신도 그 자리에서 뭔가 손댄 적 있느냐", "소변검사 한번 받아볼 수 있겠느냐"로 옮겨갑니다. 참고인으로서 협조하는 마음으로 답하던 사람은 이 전환을 인지하지 못한 채 대답을 이어가고, 그 대답들이 고스란히 조서에 남습니다. 며칠 뒤 정식으로 입건 통보를 받고 나서야, 자신이 이미 스스로에게 불리한 진술을 상당 부분 해 두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마약을 했는가 안 했는가"만이 아닙니다. "그 진술이 언제부터, 어떤 자격으로 이루어진 것인가"가 함께 다투어져야 할 몫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애초에 '참고인 조사'와 '피의자신문'은 법적으로 다른 절차라는 점입니다. 참고인 조사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에 따른 임의수사로 진술거부권 고지가 법문상 강제되지 않지만, 피의자신문은 같은 법 제244조의3에 따라 신문 전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반드시 고지해야 합니다. 둘째, 형식상 참고인 조사였더라도 실질이 피의자신문과 다르지 않다면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이 되는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 인정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8125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건). 셋째, 그 전환 시점 이후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이루어진 진술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따라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넷째, 이 원칙은 마약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범죄에서도 같은 논리로 적용되어 왔다는 점입니다(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도8698 판결 참조).

이 네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어, 전환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면 위법수집증거 주장 자체가 설 자리를 잃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조사 기록에서 '피의자로 바뀐 시점'을 정확히 짚어내기


실질적 피의자 전환은 조서에 스스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조서는 대개 처음부터 끝까지 '진술조서' 양식 그대로 작성되고, 질문의 성격이 바뀐 지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기록을 다시 짭니다.

1) 조사 개시부터 질문 흐름을 시계열로 재구성합니다.

조사가 몇 시에 시작되었는지, 처음 몇 개 질문이 '목격 사실'을 향한 것이었는지, 언제부터 '당신의 행위'를 캐묻는 질문으로 바뀌었는지를 진술조서 원본, 조사관이 남긴 수사보고, 문자·전화 소환 기록 등을 통해 시간 순서로 재구성합니다. 이 재구성이 곧 언제부터 실질적 피의자였는가를 다투는 근거 자료가 됩니다.

2) 조서의 형식과 질문의 실질 사이 괴리를 짚어냅니다.

조서 제목은 '진술조서'라도, 질문 내용이 사실상 당신이 마약을 투약·소지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면 그 부분은 실질적으로 피의자신문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이 밝힌 기준대로 수사기관이 이미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한 시점 이후의 질문·답변을 특정해, 그 부분에 한해 진술거부권 미고지를 이유로 증거능력을 다툽니다.

3) 소변·모발검사 등 채취 절차의 임의성을 함께 확인합니다.

조사 도중 요구받은 소변·모발검사가 "협조해주시면 좋겠다"는 형태의 임의제출이었는지, 아니면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압박 속에 이루어진 것인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채취의 임의성이 실질적으로 담보되지 않았다면 그 결과물 역시 별도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이미 한 진술의 파급력을 줄이고 이후 대응을 설계하기


전환 시점을 특정했다고 해서 사건이 저절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나온 진술을 어디까지 걷어낼 수 있는지, 앞으로 남은 조사에는 어떻게 임할지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1) 위법하게 얻어진 진술 부분만 정확히 골라 배제를 주장합니다.

전환 시점 이전의 순수한 목격 진술까지 통째로 무효라고 주장하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습니다. 실질적 피의자 지위가 인정되는 시점 이후에 이루어진 진술만을 특정해 증거배제를 주장하고, 그 이전 진술은 별개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방어의 범위를 설계합니다.

2) 이후 조사에서는 진술거부권 행사 시점과 방식을 미리 정합니다.

재소환되거나 정식으로 피의자 신문을 받게 되면,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에 따라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가 있습니다. 모든 질문에 침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사실관계가 명확한 질문과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질문을 구분해 개별 질문 단위로 진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미리 조율합니다.

3) 다른 사람의 진술과 자신의 진술이 어떻게 엮이는지 점검합니다.

목격자로서 한 진술이 함께 있던 다른 사람의 자백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진술이 공범 관계에 있는 다른 사람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 진술의 파급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결론


목격자로 조사에 응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이미 상황이 늦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순간부터는 질문이 '내가 본 것'을 향하는지 '내가 한 것'을 향하는지를 스스로 계속 가늠해야 합니다.

진술거부권은 피의자에게만 있는 특별한 권리가 아니라,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누구에게나 있는 헌법상 권리입니다(헌법 제12조 제2항). 그 권리를 언제 꺼내야 하는지는 조사실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목격자로 조사를 받는 중이거나 이미 조사를 마친 상황이라면, 지금까지의 진술 내용과 조사 경위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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