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욕설을 듣거나 온라인에서 모욕을 당해 고소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욕죄 같은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 절차가 시작되고, 그 고소에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라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자'며 미루다 기간을 넘기면, 아무리 억울해도 처벌시킬 방법이 사라집니다. 지금 내 사건이 친고죄인지,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경찰에 신고만 해두면 알아서 처벌되나요?
아닙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범죄 사실을 알고 있어도, 고소 없이 기소되면 법원은 유무죄를 따지지 않고 공소기각으로 사건을 끝냅니다. 현행법상 친고죄는 모욕죄, 사자명예훼손죄, 비밀침해죄, 업무상비밀누설죄, 그리고 2026년 1월 1일부터 친고죄가 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입니다. 반면 흔히 친고죄로 알려진 명예훼손죄는 친고죄가 아니라 '반의사불벌죄'여서, 고소 없이도 수사·기소가 가능하고 고소기간 제한도 없습니다. 같은 게시글로 시작된 사건이라도 죄명이 모욕이냐 명예훼손이냐에 따라 남은 시간이 전혀 달라집니다.
형법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① 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②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Q. 6개월은 언제부터 세나요?
'범죄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입니다. 피해 사실은 알았지만 누가 한 짓인지 몰랐다면 아직 기간이 시작되지 않은 것입니다. 익명 계정의 모욕 글을 발견하고 몇 달 뒤에야 작성자를 특정했다면, 6개월은 특정한 날부터 셉니다. 반대로 이 기간을 넘기면 마음을 바꿔도 고소할 수 없고, 고소하더라도 공소기각으로 끝납니다. 작성자 특정에 시간이 걸리는 온라인 사건일수록 서둘러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고소기간) ①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 단,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기산한다.
Q. 합의금을 준다기에 고소를 취소했는데, 약속을 안 지키면요?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고소 취소는 되돌릴 수 없는 카드입니다. 형사소송법은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 취소는 합의금을 실제로 받은 다음, 합의 조건을 서면으로 남긴 뒤에 해야 합니다. 또 하나, 공범이 여럿이면 한 명만 골라 고소하거나 한 명과만 합의해 취소할 수 없습니다. 한 명에 대한 고소·취소의 효력이 다른 공범 전원에게 미치기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33조). 합의는 전원과 한꺼번에, 조건을 갖춰 진행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②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
Q. 가족이 제 재산을 빼돌렸습니다. 처벌할 수 있나요?
이제 가능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가족 간 재산범죄는 '고소하면 처벌되는' 친고죄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친족상도례'에 따라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사이의 절도·사기·횡령 등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해도 반드시 형이 면제됐지만, 헌법재판소의 2024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법이 바뀌었습니다. 절도·사기·공갈·횡령·배임·장물죄에 모두 적용되고, 부모가 자녀 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처럼 그동안 고소 자체가 막혀 있던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도 가능해졌습니다(형법 제328조 제1항 후단). 다만 2024년 6월 26일 이전 범행에는 구법이 적용되어 여전히 형이 면제되므로, 오래된 일이라면 고소 전에 범행 시점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친고죄는 고소해야 재판이 열리고, 시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만 갑니다. 모욕죄는 친고죄,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라는 구분에 따라 남은 시간이 달라지고, 고소 취소는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죄명 판단과 기산점 계산이 사건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고소장을 내기 전에 전략부터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모욕·비밀침해 등으로 고소를 준비 중인데 6개월 기간이 임박했거나 기산점이 애매한 분
합의금 지급을 조건으로 고소 취소를 요구받고 있는 분
가족에게 재산을 빼앗겨 2026년 개정법에 따른 고소를 검토 중인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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