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파업이 끝난 뒤 회사가 보낸 손해배상 청구서에 수억 원이 적혀 있고, 조합원 전원이 연대책임으로 묶여 있는 상황.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은 바로 이 구조를 겨냥한 법입니다. 2025년 9월 9일 공포되어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다만 모든 파업이 면책되는 법은 아닙니다. 무엇이 실제로 달라졌고, 지금 손배소를 당했다면 무엇을 주장해야 하는지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이제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안 물어도 되나요?
'이 법에 따른' 단체교섭·쟁의행위·조합활동이면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절차·목적·방법이 위법한 쟁의행위는 여전히 배상책임의 대상입니다. 개정 전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만 언급했지만, 개정법은 단체교섭과 그 밖의 조합활동까지 명시했습니다. 핵심은 '이 법에 따른'이라는 전제입니다. 노조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을 지킨 행위여야 이 조항의 보호를 받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제1항 — 사용자는 이 법에 따른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Q. 조합원인 저 혼자 손해액 전부를 떠안게 되나요?
아닙니다. 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은 근로자별로 책임비율을 정해야 합니다. 전체 손해액을 조합원 전원에게 일괄 연대로 물리던 방식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법원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 집행부인지, 단순 참가 조합원인지
쟁의행위 등 참여 경위 및 정도 —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참여했는지
손해 발생에 대한 관여의 정도 — 실제 손해와의 연결고리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 감당 가능성의 현저한 불균형
손해의 원인과 성격, 그 밖에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해 고려할 사항
따라서 근로자 측은 "나는 며칠 참가한 일반 조합원이고, 청구액은 연봉의 몇 배"라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주장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용자 측은 손해액과 개별 조합원의 관여 정도를 특정해 입증해야 합니다.
같은 조 제3항 — 법원은 단체교섭,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근로자에게 인정하는 경우 손해의 배상의무자인 근로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에 따라 책임비율을 정하여야 한다.
Q. 책임이 인정되면 그 금액은 그대로 확정되나요?
배상의무자인 노동조합과 근로자는 법원에 배상액의 감면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경제상태, 부양의무 등 가족관계, 최저생계비 보장 및 존립 유지 등을 고려해 배상의무자별로 감면 여부와 정도를 판단합니다. 가족의 부양 상황, 소득과 재산 상태를 자료로 남겨 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또한 신원보증인은 단체교섭·쟁의행위·조합활동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없습니다. 취업 당시 보증을 서 준 가족이나 지인에게 책임이 번지는 길이 막힌 것입니다.
Q. 회사가 노조를 흔들려고 소송을 거는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거나 운영·조합활동을 방해할 목적의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는 금지됩니다. 청구의 시점과 대상, 회사가 함께 취한 조치(가압류 범위, 탈퇴 종용 정황 등)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목적을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아울러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맞서 노조나 근로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해 부득이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조항(제3조 제2항)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가장 흔한 오해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으니 불법파업도 면책된다"는 것입니다. 개정법은 쟁의행위의 기본원칙을 정한 제37조를 그대로 두었습니다. 목적·방법·절차가 위법하면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조합원 찬반투표와 조정 전치 같은 절차를 빠짐없이 지키고 그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개정법의 보호를 받는 전제조건입니다. 시행 초기여서 이 조문을 적용한 법원 판결과 노동위원회 판정은 아직 쌓이는 중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37조(쟁의행위의 기본원칙) 제1항 — 쟁의행위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한 가지 더, 개정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는 사용자로 봅니다(제2조 제2호). 원청과 교섭할 길이 열린 것은 맞지만, 어떤 사항을 누가 실제로 결정하는지를 사안별로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파업·조합활동 이후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나 가압류를 당한 조합원·노동조합
청구액이 임금 수준에 비해 과도해 책임비율 개별화와 배상액 감면을 주장해야 하는 분
쟁의행위 절차의 정당성이 다투어지고 있어 찬반투표·조정 전치 기록부터 점검이 필요한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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