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 공소시효가 달라지는 이유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 공소시효가 달라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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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고소/소송절차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 공소시효가 달라지는 이유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나 단체 자금을 관리하던 직원, 동업자, 재정담당자가 수년 전 일로 뒤늦게 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금을 유용한 시점이 오래될수록 처벌받을 리 없다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어떤 죄명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공소시효가 크게 달라집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5년도 더 지난 일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막상 고소장을 받고서야 자신에게 적용되는 죄명이 단순 횡령죄가 아니라 업무상횡령죄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같은 자금 유용이라도 보관자의 지위와 임무 위반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공소시효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변경되어 적용 법정형이 달라지는 경우 변경된 공소사실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순 횡령으로 입건됐더라도, 이후 업무상 지위가 확인되면 공소시효 자체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의 공소시효가 각각 몇 년이고 왜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공소시효의 기산점과 정지 사유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는 법정형부터 다릅니다

공소시효 차이는 두 죄의 법정형 차이에서 출발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에 성립하는 횡령죄를 정하고 있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법 제356조는 이 횡령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저지른 경우를 별도로 규정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을 무겁게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 경리, 동업체 자금관리자, 재단·종교단체의 재정담당자처럼 자금 보관·관리가 업무로 맡겨진 지위라면 단순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두 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같지만, 업무상 지위에서 비롯되는 신뢰관계 위반이라는 가중요소가 더해지면서 법정형이 두 배 가까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법정형 차이가 그대로 공소시효 차이로 이어집니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시효 기간을 법정형, 정확히는 법정최고형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횡령죄는 5년 이하 징역, 업무상횡령죄는 10년 이하 징역 — 이 법정형 차이가 공소시효 차이의 출발점입니다.


2. 횡령죄는 7년, 업무상횡령죄는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됩니다

장기 10년을 기준으로 공소시효 구간이 갈립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은 공소시효 기간을 법정형의 장기, 즉 법정최고형을 기준으로 나눕니다. 그 중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 10년(제3호),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 7년(제4호)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는 법정최고형이 5년 징역이므로 “10년 미만” 구간에 속해 공소시효가 7년입니다. 반면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는 법정최고형이 10년 징역으로, 이는 “10년 이상” 구간의 경계값을 충족해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실무에서는 “10년 이하 징역이니 10년 미만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정최고형이 정확히 10년이면 “10년 이상” 구간으로 분류됩니다.

이 구분은 죄명이 수사 도중 바뀌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처음에는 단순 횡령으로 입건됐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자금관리자의 업무상 지위가 확인돼 공소장이 업무상횡령으로 변경되면 공소시효 기준도 함께 바뀝니다.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즉 애초 단순 횡령으로 7년의 시효만 염두에 두고 있었더라도, 업무상횡령으로 죄명이 정리되는 순간 시효 기준은 10년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이미 7년이 지났으니 안전하다”는 판단은 죄명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결론일 수 있습니다.

횡령죄 공소시효는 7년, 업무상횡령죄는 10년 — 죄명이 바뀌면 시효 기준도 함께 바뀝니다.


3. 공소시효는 유용 시점이 아니라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계산됩니다

여러 차례 반복된 유용은 마지막 행위를 기준으로 시효가 새로 시작합니다.

공소시효의 기산점도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은 “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어, 단발성 유용이라면 그 유용 행위가 있었던 시점이 곧 기산점이 됩니다.

문제는 동일한 자금관리 지위에서 자금이 여러 차례 반복 유용된 경우입니다. 같은 기회를 이용해 동일한 범의로 반복된 유용은 개별 행위마다 별도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포괄일죄로 묶이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공소시효는 각 인출 시점이 아니라 마지막 유용행위가 끝난 시점부터 새로 기산됩니다.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예를 들어 3년 전부터 매달 소액씩 인출해 온 경우라면, 가장 오래된 인출 시점이 아니라 가장 최근 인출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 전체가 계산됩니다. “제일 처음 쓴 돈은 이미 시효가 지났을 것”이라는 계산은 포괄일죄로 묶이는 구조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다고 정하고 있어, 조사를 피해 해외에 체류한 기간만큼 시효 완성 시점은 뒤로 밀립니다.

공소시효는 최초 유용일이 아니라 최종 행위가 끝난 시점부터 계산되고, 해외 도피 기간은 그만큼 시효 진행에서 제외됩니다.


4. 이득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공소시효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득액 규모에 따라 공소시효 구간 자체가 달라집니다.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 규모가 커지면 형법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서 공소시효 구간 자체가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은 유기징역의 상한이 형법 제42조에 따라 최대 30년까지 열려 있을 뿐, 여전히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구간에 머물러 공소시효는 업무상횡령 단독 적용 때와 같은 10년입니다. 그러나 이득액 50억원 이상 구간은 법정형에 무기징역이 포함되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2호의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구간으로 넘어가 공소시효가 15년까지 늘어납니다.

동업 자금이나 회사 공금 유용은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해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되며 포괄일죄로 합산되는 경우가 많아, 누적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속하는지에 따라 공소시효가 7년에서 10년, 다시 15년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시효가 남았는지는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유용 시점과 이득액을 특정하는 자료 정리가 먼저입니다.

자금 유용을 의심하게 됐다면,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소시효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시점에 비로소 정지되므로, 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건일수록 고소장 접수와 수사 진행 속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지, 어떤 죄명이 적용될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최초 유용 시점과 최종 유용 시점을 통장 거래내역으로 특정해, 포괄일죄로 묶일 경우 몇 년의 시효가 남아있는지 계산합니다.

  2. 자금관리자의 지위가 단순 위탁 보관이었는지 업무상 보관이었는지를 계약서·업무분장 자료로 확인합니다.

  3. 유용 합산액이 5억원 또는 50억원 기준을 넘는지 계산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와 그에 따른 공소시효 구간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소시효와 죄명 적용을 함께 검토하면, 고소인 입장에서는 시효 안에 있는 유용액을 정확히 특정해 고소할 수 있고, 피고소인 입장에서도 시효가 실제로 지났는지를 근거 있게 다툴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소시효 문제는 스스로 계산해보고 지레 “이미 지났다”고 판단해 대응을 미루다가, 정작 죄명이 다르게 적용되거나 포괄일죄로 묶여 시효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을 뜯긴 쪽 입장에서는 유용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고, 상대방의 지위가 업무상 보관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효가 며칠 남지 않은 사건이라면 고소장 접수 이후 기소로 이어지는 속도 자체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유용을 의심받는 쪽 입장에서도 “이미 시효가 지났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죄명이 단순 횡령인지 업무상횡령인지, 포괄일죄로 묶일 수 있는 구조인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금을 관리하다 문제가 된 쪽과, 그 자금을 되찾으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공소시효를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났는지 남았는지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정확한 계산이 필요한 순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는 공소시효가 각각 몇 년인가요?

A. 횡령죄(형법 제355조)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으로 “장기 10년 미만” 구간에 해당해 공소시효 7년,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는 법정형이 10년 이하 징역으로 “장기 10년 이상” 구간에 해당해 공소시효 10년입니다.

Q. 처음엔 횡령죄로 수사가 시작됐는데 나중에 업무상횡령으로 죄명이 바뀌면 공소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변경돼 법정형이 달라지면 변경된 공소사실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판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으로 변경되면 공소시효도 10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Q. 3년 전부터 매달 조금씩 유용해 온 경우, 가장 오래된 인출분은 시효가 지난 것 아닌가요?

A. 동일한 지위에서 반복된 유용이 포괄일죄로 묶이면 공소시효는 각 인출마다 따로 계산되지 않고 최종 유용행위가 끝난 시점부터 기산됩니다. 가장 오래된 인출만 놓고 시효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Q. 이득액이 크면 공소시효가 더 늘어나나요?

A.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데,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공소시효 10년으로 업무상횡령과 같지만, 50억원 이상은 법정형에 무기징역이 포함돼 공소시효가 15년으로 늘어납니다.

Q. 유용한 사람이 해외로 나가버리면 공소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은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됩니다. 그 기간만큼 공소시효 완성 시점이 뒤로 미뤄집니다.

Q. 고소장을 접수하면 공소시효가 곧바로 멈추나요?

A. 공소시효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 즉 기소한 시점에 정지됩니다. 고소장 접수만으로는 정지되지 않으므로, 시효가 임박했다면 수사가 실제로 기소까지 이어지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Q.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민사상 반환청구도 할 수 없나요?

A.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는 별개입니다. 형사 처벌이 어려워졌더라도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민사상 시효가 남아 있다면 별도로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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