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만 맡긴 자동차 임의로 매도한 지인, 횡령죄 형량은
보관만 맡긴 자동차 임의로 매도한 지인, 횡령죄 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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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만 맡긴 자동차 임의로 매도한 지인, 횡령죄 형량은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지인에게 자동차를 며칠만 봐달라고 맡겼다가, 그 사이 차가 다른 사람 명의로 넘어가 있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차 키도 갖고 있고 며칠 봐달라고 했으니, 그 정도는 알아서 처리해도 되는 줄 알았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팔았지만 나중에 그 값어치만큼 돌려주면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지인의 차를 임의로 처분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 주인이 문제를 삼으면, “보관만 부탁받은 거지 팔아도 된다는 말은 없었잖아요”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횡령죄에서 말하는 ‘보관’의 범위를 명시적 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인 사이의 가벼운 부탁으로 시작된 관계라 하더라도 형사처벌의 예외가 되지 않으며, 매도 금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지인에게 보관을 맡긴 자동차를 몰래 팔았을 때 어떤 경우에 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처벌 수위가 어떻게 갈리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지인 사이 가벼운 부탁도 법적으로는 엄연한 보관관계가 됩니다

차 키를 건네며 “며칠만 봐줘”라고 말한 순간, 이미 법적 보관관계가 시작됩니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피고인이 그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보관이라고 하면 흔히 임대차나 위임 계약처럼 서류를 주고받는 정식 계약을 떠올리기 쉽지만, 대법원은 그렇게 좁게 보지 않습니다.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그것이 반드시 사용대차, 임대차, 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무관리, 관습, 조리, 신의칙에 의해서도 성립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도16315 판결).

지인 사이에 “해외 나가 있는 동안 차 좀 봐줘”, “집 앞에 세워둘 데가 없어서 그러는데 며칠만 맡아줘” 정도의 구두 부탁만 있었더라도, 실제로 차량 열쇠와 점유를 넘겨받아 관리하기 시작했다면 그 순간부터 형법상 ‘보관자’ 지위가 발생합니다.

이 보관자 지위는 등록명의와도 무관합니다. 차량 등록증상 소유자가 원래 차주 본인이고 보관을 맡은 지인이 등록명의자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점유를 이전받아 관리하고 있었다면 보관자로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인 사이의 가벼운 구두 부탁이라도, 점유를 넘겨받아 관리하기 시작한 순간 법적 보관관계는 이미 성립합니다.


2. 몰래 판매한 순간, 단순횡령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매도 행위 자체가 불법영득의사를 드러내는 가장 명백한 증거가 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지인 사이의 개인적인 부탁으로 차를 맡은 경우라면, 업무나 사무 처리 과정에서 자금을 관리한 것이 아니므로 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이 아니라 이 단순횡령 조항이 적용됩니다.

단순 사용을 넘어 차량을 실제로 매도해 버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영득의사, 즉 “보관 위탁의 취지를 벗어나 이 재물을 내 것처럼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잠깐 운전하고 돌려주는 무단 사용과 달리, 제3자에게 소유권을 넘기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반환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은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잠깐 판 것이고, 나중에 같은 값어치로 돌려주거나 변상할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법영득의사는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되고, 사후에 갚거나 변상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미 완성된 범죄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차를 몰래 팔아넘긴 순간, 단순횡령죄는 이미 완성되고 사후 변상 의사는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3. “가족 같은 사이”라는 사정, 지인 관계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친족상도례는 가족 사이에만 적용되고, 지인 사이 횡령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재산범죄 사건에서 종종 등장하는 방어 논리 중 하나가 친족상도례입니다. 형법 제361조는 횡령죄에도 제328조를 준용해,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사이의 횡령은 형을 면제하고, 그 외 친족 사이의 횡령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특례는 말 그대로 ‘친족’ 사이에만 적용됩니다.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 형·동생처럼 지내온 사이라 하더라도 법률상 친족관계(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등)에 해당하지 않는 지인이라면 친족상도례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또는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않았더라도 수사기관이 인지 수사로 사건을 진행할 수 있고, 고소가 접수됐다면 취소 여부와 무관하게 공소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어디까지나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일 뿐, 처벌 여부 자체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2010도3399)도 사후에 반환·변상·보전하는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어, “친했던 사이니까”, “나중에 갚았으니까”라는 사정 모두 처벌을 막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지인 사이의 횡령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아, 고소·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4. 매도 금액이 커질수록 처벌 수위는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고가 차량일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횡령죄는 유용한 재산,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형법 제355조(단순횡령)와 제356조(업무상횡령)에 모두 적용되는 규정으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일반 중고차라면 이 구간에 이르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수입 슈퍼카나 희귀 클래식카처럼 차량 자체의 가액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경우라면 단 한 대를 매도한 것만으로도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 대를 순차로 맡았다가 처분한 경우라면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득액은 매도대금 전액이 아니라 차량의 실제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헐값에 급히 팔았다 하더라도 실제 시세를 기준으로 이득액이 산정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초기에 확보하는 자료가 결과를 가릅니다

보관을 맡긴 경위를 입증하는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인의 차량 임의 매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해당한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인이 내 차를 몰래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차량을 맡긴 경위를 보여주는 문자·통화·메신저 대화 기록을 확보해, ‘보관’을 부탁한 것이지 처분을 허락한 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2. 자동차 등록원부와 매매계약서를 통해 실제 명의이전 시점과 매도가를 확인합니다.

  3. 매도대금이 입금된 계좌 내역을 확보해, 자금의 흐름과 사용처를 추적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인에게 차를 맡겼다가 몰래 팔린 사실을 알게 된 분들은 “설마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차량은 다시 제3자에게 넘어가고, 매도대금은 이미 다른 용도로 쓰여버린 뒤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차를 뜯긴 쪽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보관을 부탁한 경위와 대화 기록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문자·통화 내역, 차량 등록원부, 매도대금의 흐름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처분을 의심받는 지인 입장에서도 “어차피 갚을 생각이었다”, “동의를 받은 줄 알았다”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매도에 대한 동의가 있었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지인·가족 사이의 재물 보관을 둘러싼 횡령 분쟁에서 재물을 빼앗긴 쪽과 반대로 처분을 의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잠깐 운전만 한 거지 팔라고 한 적은 없다는데, 그래도 횡령이 되나요?

A. 됩니다. 보관을 부탁받은 취지를 벗어나 처분한 이상 별도의 처분 동의가 없었다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사용을 허락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분까지 허락받은 것은 아닙니다.

Q. 서면 계약서 없이 말로만 “봐달라”고 한 건데도 보관관계가 인정되나요?

A.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보관관계가 반드시 정식 계약으로 설정될 필요는 없고, 관습이나 신의칙에 의해서도 성립한다고 봅니다. 구두 부탁이라도 실제 점유를 넘겨받았다면 충분합니다.

Q. 판 돈을 전액 돌려줬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처분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되고, 사후 반환·변상은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일 뿐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Q. 가까운 형·동생 사이인데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법률상 친족(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등)이 아니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아, 합의만으로 처벌 절차 자체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차량 등록증상 소유자가 저인데, 지인이 “원래 내 차나 마찬가지”라며 판 경우는요?

A. 등록명의와 무관하게, 실제 점유를 넘겨받아 관리하던 지인이 소유자 동의 없이 처분했다면 횡령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보다 보관 위탁의 실질이 기준입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차값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진행할 수 있고, 실무적으로는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가 민사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특히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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