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지역권 시효취득, 20년 통행만으로 안 되고 통로 개설이 관건인 이유
통행지역권 시효취득, 20년 통행만으로 안 되고 통로 개설이 관건인 이유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매매/소유권 등

통행지역권 시효취득, 20년 통행만으로 안 되고 통로 개설이 관건인 이유 

강대현 변호사

20년 넘게 아무 말 없이 오가던 길인데, 땅 주인이 바뀌자마자 말뚝이 박히고 통행이 막히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오래 썼으니 당연히 권리가 생겼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민법이 인정하는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은 '오래 다녔다'는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통행한 햇수보다 그 통로를 누가 만들었는지, 그 사용 상태가 외부에 드러난 채 끊김 없이 이어졌는지를 먼저 봅니다. 이 글에서는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이 어떤 요건 위에 서 있는지, 20년을 채웠다는 주장이 실제 소송에서 왜 자주 무너지는지, 그리고 시효가 완성된 뒤에도 남는 등기와 보상 문제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통행지역권과 주위토지통행권 — 이름은 비슷해도 뿌리가 다른 권리

민법 제291조는 지역권을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타인의 토지를 자기토지의 편익에 이용하는 권리"로 정의합니다. 편익을 받는 내 땅을 요역지, 그 편익을 위해 사용당하는 남의 땅을 승역지라고 부릅니다. 통행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권이 통행지역권이고, 이는 승역지 소유자와의 설정계약과 등기로 만들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계약이 없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춘 사용 상태가 오래 이어졌다면 시효로 취득할 길이 열려 있는데, 그 근거가 민법 제294조입니다.

많은 분이 이 권리를 주위토지통행권과 혼동합니다. 주위토지통행권은 민법 제219조가 정한 권리로, 공로로 나갈 통로가 없는 이른바 맹지의 소유자에게 법률상 당연히 인정됩니다. 등기가 필요 없고 요건만 갖추면 곧바로 발생하지만, 대신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으로 제한되고 맹지 상태가 해소되면 소멸합니다. 반면 통행지역권은 등기되는 물권이어서 존속기간의 제한이 없고, 승역지가 매각되어 주인이 바뀌어도 등기된 이상 새 소유자에게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맹지가 아니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도 다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통행지역권 시효취득 주장은 공로로 통하는 다른 길이 형식적으로는 존재해 제219조의 요건이 빠듯할 때, 또는 등기로 확정된 권리를 얻고자 할 때 주로 나옵니다. 두 권리는 배타적이지 않으므로 소송에서는 통행지역권을 주위적으로, 주위토지통행권을 예비적으로 함께 구성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 발생 근거 — 통행지역권은 계약이나 시효취득 후 등기, 주위토지통행권은 민법 제219조에 따라 요건 충족 시 당연 발생.

  • 맹지 요건 — 통행지역권은 맹지가 아니어도 가능, 주위토지통행권은 공로 출입 불가 또는 과다 비용이 전제.

  • 존속 — 통행지역권은 기간 제한 없이 등기로 존속, 주위토지통행권은 맹지 상태가 해소되면 소멸.

  • 범위 — 통행지역권은 등기된 도면상 범위, 주위토지통행권은 승역지 손해가 가장 적은 최소한의 범위.

주위토지통행권은 맹지를 구제하기 위해 법이 최소한으로 열어주는 통로이고, 통행지역권은 등기로 확정되어 존속기간 제한 없이 승역지를 구속하는 물권이다.

민법 제294조가 요구하는 두 글자 — '계속'과 '표현'

민법 제294조는 "지역권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제245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짧은 조문이지만 시효취득의 문턱을 결정하는 세 가지가 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첫째 계속성, 둘째 표현성, 셋째 준용되는 민법 제245조의 요건, 즉 20년간 평온하고 공연한 상태의 지속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나머지가 아무리 충실해도 시효취득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계속성은 통행이 단발적·간헐적이 아니라 끊김 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명절이나 농번기에만 몇 차례 지나간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 길이 요역지의 일상적인 출입로로 기능하고 있어야 합니다. 표현성은 그 사용이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형태로 드러나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통행지역권에서 이 표현성을 담보하는 것이 바로 통로라는 물리적 형상입니다. 노면이 다져지고 포장이나 자갈이 깔려 누가 보아도 길로 보이는 상태여야 표현되었다고 평가됩니다.

왜 유독 지역권에만 이런 제한을 붙였는지는 권리의 성질에서 나옵니다. 지역권은 승역지를 점유하지 않는 권리라서, 소유자가 인식하지 못한 채로 남의 땅 위에 물권이 얹히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유권 취득시효처럼 점유라는 뚜렷한 외형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민법은 소유자가 보고도 방치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사용 상태가 외부에 드러난 경우에만 시효취득을 허용해, 승역지 소유자가 모르는 사이에 권리를 잃는 상황을 막고 있습니다.

지역권은 점유를 수반하지 않는 권리이므로, 민법은 '계속되고 표현된' 사용, 즉 소유자가 보고도 내버려 두었다고 말할 수 있는 외형이 있을 때에만 시효취득을 허용한다.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이 실제로 막히는 지점 — 통로를 누가 개설했는가

재판에서 가장 많은 사건이 무너지는 곳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대법원은 대법원 1995. 6. 13. 선고 95다1088, 95다1095 판결에서 통행지역권은 요역지의 소유자가 승역지 위에 도로를 설치하여 요역지의 편익을 위해 승역지를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민법 제245조에 규정된 기간 계속된 경우에 한하여 시효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핵심은 "요역지 소유자가"와 "설치하여"입니다. 다시 말해 남이 만들어 둔 길을 오래 이용한 것만으로는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통로를 스스로 개설했다는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을 실제 사안에 대보면 결과가 갈리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지방자치단체가 포장한 마을 안길, 승역지 소유자가 자기 농사 편의로 낸 농로,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다져진 산길을 그대로 다닌 경우는 모두 요역지 소유자의 개설 행위가 없어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요역지 소유자가 비용을 들여 절토·성토를 하고 배수관을 묻고 자갈이나 콘크리트로 노면을 만들었다면 개설 사실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통행량이 아니라 개설이라는 사실행위가 갈림길인 셈입니다.

다만 개설 사실을 지나치게 엄격히 요구하면 시효취득이 사실상 봉쇄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은 통행로가 개설되어 요역지 소유자와 그 소유 토지의 편익을 위해 그 통행로를 계속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20년 이상 표현된 이상 통행지역권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아 인정 범위를 정리했습니다. 결국 다툼의 승패는 개설 경위와 사용 실태를 뒷받침할 자료가 얼마나 남아 있느냐로 수렴합니다.

  • 연도별 항공사진 — 국토정보플랫폼 등에서 열람 가능. 통로가 언제 생겼고 형상이 유지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자료.

  • 공사 자료 — 포장·성토·배수공사 견적서, 세금계산서, 대금 이체내역, 시공 당시 사진.

  • 지목·현황 자료 — 지적도, 토지이용계획확인원, 현황측량성과도로 통로의 위치와 폭을 특정.

  • 사용 실태 자료 — 해당 통로를 전제로 발급된 건축허가·농지전용 서류, 인근 주민 사실확인서, 승역지 등기사항증명서상 소유자 변동 이력.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의 승패는 몇 년을 다녔느냐가 아니라, 그 통로를 요역지 소유자가 직접 개설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20년을 어디서부터 세는가 — 점유 승계와 승역지 소유자 변동

민법 제294조가 제245조를 준용하는 이상, 부동산 소유권 취득시효에서 축적된 기간 계산 법리가 통행지역권에도 대체로 옮겨 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점유 승계입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은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사람이 자기 점유만 주장할 수도 있고 전 점유자의 점유기간까지 합쳐 주장할 수도 있다는 법리가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내가 그 땅을 산 지 8년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전 소유자가 통로를 개설해 15년을 사용해 왔다면 합산해 20년을 채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산점 선택이 실질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승역지 소유자가 중간에 바뀌기 때문입니다. 취득시효 완성으로 생기는 것은 곧바로 물권이 아니라 등기청구권이고, 이 청구권은 시효완성 당시의 승역지 소유자를 상대로 행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효가 완성된 뒤 승역지가 제3자에게 팔려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졌다면, 그 새 소유자에게는 완성된 시효를 들어 등기를 요구하기 어려운 것이 소유권 취득시효에서 확립된 법리입니다. 그래서 언제를 기산점으로 잡느냐에 따라 시효완성 시점의 소유자가 달라지고, 소송 상대방과 승소 가능성이 함께 달라집니다.

계속성이 중간에 끊기는 상황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몇 해 동안 요역지를 놀리면서 그 길로 다니지 않았다거나, 승역지 소유자가 담장·차단기를 설치했는데 이를 다투지 않고 우회로를 이용해 왔다면 그 시점에서 사용 상태가 단절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부동산 소유권 취득시효에서 중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도록 정한 민법 제247조 제2항의 취지와도 맞물리는 대목으로, 20년을 채웠다는 주장을 하기 전에 그 20년 안에 공백이 없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가 완성되어도 등기 전에는 아직 권리가 아니다

준용되는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의 요건을 갖춘 자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통행지역권도 같은 구조여서, 요건을 모두 채운 순간 지역권이라는 물권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승역지 소유자를 상대로 지역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권리가 발생할 뿐입니다. 20년을 다 채웠다는 말과 통행지역권자가 되었다는 말 사이에는 등기라는 절차가 하나 더 놓여 있는 것입니다.

승역지 소유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승역지 소유자를 피고로 삼아 지역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을 근거로 요역지 소유자가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실무적으로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이 통로의 범위 특정입니다. 지역권은 승역지의 어느 부분에 어떤 목적으로 설정되는지가 등기에 드러나야 하므로, 청구취지 단계에서부터 지번·면적과 함께 현황측량을 거친 도면으로 통로의 위치와 폭을 확정해 두어야 판결을 받고도 등기가 반려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등기를 마친 뒤에는 지역권의 부종성이 작동합니다. 민법 제292조 제1항은 지역권이 요역지 소유권에 부종하여 이전한다고 정하므로, 요역지를 매도하면 통행지역권도 매수인에게 함께 넘어가고 요역지와 분리해 지역권만 따로 처분할 수는 없습니다. 요역지가 분할되거나 일부만 양도되면 민법 제293조 제2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각 부분을 위하여 지역권이 존속하고, 요역지가 공유인 때에는 민법 제295조 제1항에 따라 공유자 한 사람의 취득이 다른 공유자에게도 미칩니다.

시효완성으로 생기는 것은 지역권 자체가 아니라 지역권설정등기청구권이다. 등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승역지의 새 주인에게 권리를 주장할 근거가 약하다.

시효취득해도 보상 의무는 남는다 — 무상 통행이라는 오해

시효취득이 인정되면 앞으로는 공짜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법원의 결론은 다릅니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은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한 요역지 소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로 설치와 사용으로 인해 승역지 소유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시효취득은 통행할 권원을 확보해 주는 것이지, 남의 땅을 대가 없이 쓰라고 허락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런 결론이 나오는 이유는 통행지역권이 승역지에 남기는 부담의 크기에 있습니다. 취득시효가 인정되면 도로가 개설된 상태 그대로 승역지가 사용되고 존속기간의 제한도 없어, 승역지 소유자는 그 부분에 대한 사용·수익과 처분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판례는 종전의 승역지 사용이 무상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효취득 이전 기간의 사용에 대해서도 지료 지급의무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법 제219조 제2항이 주위토지통행권자에게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보상하도록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따라서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을 다투기로 했다면 보상 부담을 미리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보상액은 통행로로 쓰이는 부분의 면적과 지목, 인근 토지의 임료 수준, 통행으로 인한 잔여지의 이용 제약 정도 등을 토대로 감정을 거쳐 산정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승역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통행 자체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시효취득을 다투는 것과 병행해 보상 청구로 실익을 확보하는 구성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양쪽의 방어선 — 승역지 소유자와 요역지 소유자가 준비할 것

승역지 소유자 입장에서 가장 확실한 방어는 통행의 성격을 문서로 남겨 두는 것입니다. 이웃의 편의를 봐준 것일 뿐이라면 통행 승낙서나 사용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사용을 허락받아 다녔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시효취득이 인정되기 어려워지고, 필요할 때 허락을 철회할 근거도 남습니다. 이미 상당한 기간이 지난 상태라면 통행을 실제로 제한하거나 통행금지·토지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해 계속 요건이 유지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통로를 갑자기 파헤치거나 차량을 막아 세우는 식의 대응은 별건의 분쟁을 부를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요역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자료를 잃기 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관건입니다. 통로 개설 시점의 공사 자료와 연도별 항공사진은 시간이 갈수록 확보가 어려워지고, 개설 경위를 아는 이웃의 진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역지 등기사항증명서로 소유권 변동 이력을 먼저 확인해 어느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을지 정하고, 그에 맞춰 상대방을 특정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통행지역권 주장이 개설 요건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민법 제219조의 주위토지통행권을 예비적으로 함께 구성해 두는 것도 실무상 자주 쓰이는 방법입니다.

한편 승역지 소유자가 통로 철거나 토지 인도를 구할 때 요역지 소유자가 권리남용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리남용은 폭넓게 인정되는 항변이 아닙니다. 권리 행사가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고 행사자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하는 등 요건이 엄격해, 통행이 불편해진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 기산점 확정 — 통로 개설 시점과 승역지 소유권 변동 시점을 등기부로 대조해 20년이 완성된 시점을 먼저 정한다.

  • 범위 확정 — 현황측량으로 통로의 위치·폭·면적을 도면화해 청구취지와 등기에 쓸 수 있게 준비한다.

  • 개설 입증 — 공사 계약서·영수증·시공 사진 등 요역지 소유자가 직접 개설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우선 확보한다.

  • 계속성 입증 — 연도별 항공사진과 통행을 전제로 한 인허가 서류로 20년 사이의 공백이 없음을 보인다.

  • 보상 대비 — 시효취득이 인정되더라도 보상 의무가 남으므로 통행로 면적 기준의 예상 보상액을 미리 가늠한다.

통행을 허락한 사정이 문서로 남아 있으면 시효취득 주장은 크게 흔들린다. 승역지 소유자에게는 승낙서 한 장이 가장 값싼 방어이고, 요역지 소유자에게는 개설 자료가 가장 확실한 무기다.

자주 묻는 질문

Q. 20년 넘게 그 길로 다녔으면 통행지역권이 인정되나요?

A. 통행 기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민법 제294조는 계속되고 표현된 지역권에 한해 제245조를 준용하므로, 요역지 소유자가 승역지 위에 통로를 개설하고 그 통로를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20년간 이어졌어야 합니다. 남이 만들어 둔 길을 오래 이용한 사정만으로는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Q.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쓰는 길인데 저도 시효취득할 수 있나요?

A. 불특정 다수가 통행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특정인의 통행지역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내 토지의 편익을 위해 내가 그 통로를 개설하고 사용해 온 객관적 상태가 드러나야 합니다. 다만 요역지가 공유인 경우에는 민법 제295조 제1항에 따라 공유자 한 사람이 취득하면 다른 공유자도 함께 취득합니다.

Q. 전 주인이 다니던 기간도 20년에 합산되나요?

A. 합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은 자기 점유만 주장할 수도 있고 전 점유자의 기간까지 합쳐 주장할 수도 있다는 법리가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합산하려면 전 소유자가 통로를 개설해 사용해 온 사실 자체를 증명해야 합니다.

Q. 20년이 지나면 그때부터 자유롭게 통행할 권리가 생기나요?

A. 아닙니다. 준용되는 민법 제245조 제1항은 등기함으로써 권리를 취득한다고 정하므로, 시효완성으로 생기는 것은 지역권설정등기청구권입니다. 승역지 소유자가 등기에 협조하지 않으면 지역권설정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거쳐 판결로 단독 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Q.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면 대가 없이 쓸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은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한 요역지 소유자도 도로 설치와 사용으로 승역지 소유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종전 사용이 무상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시효취득 이전 기간에 대한 지료나 부당이득 문제도 남을 수 있습니다.

Q. 승역지 주인이 길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아직 20년이 되지 않았다면 통행을 그대로 포기할 경우 계속 요건이 끊길 수 있으므로 방해 상태를 다투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효가 완성된 뒤라면 지역권설정등기 청구와 함께 방해의 제거를 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개설 요건 충족이 불확실하다면 민법 제219조의 주위토지통행권을 예비적으로 함께 주장하는 구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은 오래 다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싸움이 아니라, 그 통로를 요역지 소유자가 직접 개설했고 그 사용 상태가 20년간 끊김 없이 외부에 드러나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싸움입니다. 여기에 기산점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방 특정, 시효완성 이후에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등기 절차, 그리고 시효취득이 인정되어도 남는 보상 의무까지가 하나의 세트로 따라옵니다. 통행이 막힌 직후의 급한 마음으로 소부터 제기하기보다, 등기부와 항공사진으로 20년의 얼개를 먼저 그려보는 편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양평이나 용인 처인구처럼 임야와 농지가 맞물려 통로 하나로 여러 필지가 드나드는 지역에서는, 소유자가 한 번 바뀌는 것만으로 오래된 통행 관행이 곧바로 분쟁이 되곤 합니다. 통행이 제한되었다면 자료가 흩어지기 전에 개설 경위와 사용 이력부터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