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증언 거부하면 처벌될까, 증언거부권 인정 범위
법정에서 증언 거부하면 처벌될까, 증언거부권 인정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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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증언 거부하면 처벌될까, 증언거부권 인정 범위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본인은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증인소환장을 받아 법정에 서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당사자도 아닌데 안 가면 그만 아니냐”, “불리한 부분은 그냥 말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소환장에는 불출석 시 과태료와 감치, 구인까지 예고되어 있고, 법정에서는 선서를 한 뒤 아는 대로 답하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어디부터 거부할 수 있는지 정리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어물쩍 넘어가려다, 오히려 위증죄로 입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증언거부권을 증인 개인의 방어권을 넘어 재판 전체의 증거능력을 좌우하는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했는지, 그 거부가 정당했는지에 따라 수사기관이 만들어 둔 조서의 증거능력까지 달라지고, 증언거부권을 제대로 고지받았는지 여부는 위증죄 성립 자체를 가르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증언을 거부하면 어떤 제재를 받는지, 법이 인정하는 증언거부권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소환장을 받은 뒤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조문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증인의 출석과 선서, 증언은 원칙적으로 의무입니다

증언거부권은 의무에 뚫린 예외 통로일 뿐, 곤란한 질문을 피하는 권리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46조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어도,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어도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증인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의무는 세 겹입니다. 소환장을 받으면 법정에 나가야 하는 출석의무, 진실을 말하겠다고 선서할 의무, 신문에 답할 증언의무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제151조에 따라 그 불출석으로 인한 소송비용을 부담하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다시 나오지 않으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집니다. 제152조는 소환에 응하지 않는 증인을 구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실제로 구인장이 발부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증언거부권은 이 의무 체계의 예외로 설계된 제도입니다. 따라서 “대답하기 싫다”, “이 사건에 얽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는 거부 사유가 되지 못하고, 형사소송법 제148조와 제149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만 정당한 거부로 인정됩니다. 두 조문에 들어가지 않는 침묵은 법적으로는 의무 위반일 뿐입니다.

증인의 출석·선서·증언은 법이 부과한 의무이고, 증언거부권은 법이 열어 둔 좁은 예외입니다.


2. 자기나 친족이 처벌받을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제148조는 헌법상 자기부죄거부 특권을 증인석까지 연장한 조항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누구든지 자기나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사람, 또는 법정대리인·후견감독인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2항의 자기부죄거부 특권을, 피의자·피고인이 아니라 증인의 지위에 선 사람에게까지 넓혀 놓은 조항입니다.

친족의 범위는 민법 제777조에 따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입니다. 조문이 “친족이었던 사람”까지 포함하므로 이혼한 배우자처럼 이미 끊어진 관계를 이유로 한 거부도 가능하지만, 사실혼 배우자나 동거인, 오랜 지인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또한 “염려”의 내용은 형사상 불이익이어야 하고,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민사소송에서 불리해진다는 사정은 제148조의 거부 사유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미 자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다시 처벌받을 위험이 사라진 사람은, 공범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더라도 증언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미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헌법 제13조 제1항에 정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다시 처벌받지 아니하므로 자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증인은 공범에 대한 피고사건에서 증언을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도11994 판결).

같은 판결은 그 증인이 앞으로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 하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심청구는 허용되지 않고 재심사건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는 이상, 증언의무를 지우는 것이 유죄판결을 받을 염려 있는 증언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제148조의 거부권은 형사처벌의 위험이 실제로 남아 있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습니다.


3. 변호사·의사 등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도 거부 사유가 됩니다

제149조는 열거된 직역인지, 업무상 위탁으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인지를 모두 통과해야 작동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49조는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세무사, 대서업자,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약종상, 조산사, 간호사,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이러한 직에 있던 자가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직역에서 물러난 뒤에도 거부권이 유지된다는 점이 조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조문은 열거주의입니다. 목록에 없는 직역, 예컨대 기자나 심리상담사, 회사 경리 담당 직원은 직업상 비밀 유지가 요구되는 위치에 있더라도 제149조를 근거로 거부할 수 없습니다. 같은 변호사라도 사건 수임과 무관하게 사석에서 들은 이야기처럼 업무상 위탁 관계 밖에서 알게 된 사실은 보호 범위 밖입니다. 단서도 결정적이어서, 비밀의 주체인 본인이 승낙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때에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어느 사유로 거부하든 형사소송법 제150조에 따라 거부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은 증명보다 낮은 정도의 자료로 족하지만, 아무 설명 없이 말할 수 없다고만 하면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명 과정에서 거부하려던 내용 자체를 밝혀 버리면 거부권을 행사할 실익이 사라지므로, 어떤 자료로 어디까지 소명할지는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제149조는 직역 목록과 업무상 위탁이라는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열리고, 본인의 승낙이 있으면 다시 닫힙니다.


4. 증언거부는 과태료에 그치지만, 거짓 증언은 징역형까지 이어집니다

거부의 대가와 거짓말의 대가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나 증언을 거부하면 형사소송법 제161조에 따라 5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고, 그 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 과태료는 형벌이 아니어서 전과가 남지 않고, 불출석과 달리 증언거부에는 감치 규정이 준용되지 않습니다. 제151조의 불출석 제재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와 7일 이내 감치인 것과 비교하면, 출석해서 거부하는 쪽이 아예 나가지 않는 쪽보다 제재 수준이 훨씬 낮습니다.

반대로 선서한 증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면 형법 제152조의 위증죄가 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과태료 50만원과 징역 5년 사이의 간극이,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이면 정면으로 거부하고 거부할 수 없는 사안이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조언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형법 제153조는 그 진술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절차적 안전장치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60조는 제148조·제149조에 해당하는 경우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고지가 빠진 채 이루어진 증언에 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증언거부사유가 있음에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이 법리는 애초에 증언거부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11도11994 판결처럼 거부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증인이라면, 고지를 받지 못했더라도 증인신문 절차에 잘못이 없어 위증죄가 그대로 성립합니다.

거부할 수 있는데 거부한 것은 과태료 문제지만, 거부할 수 없는데 사실을 비튼 것은 형사재판 문제입니다.


5. 증인소환장을 받은 뒤,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거부 여부는 법정에서 즉흥적으로 정할 일이 아니라, 소환장을 받은 날부터 준비할 일입니다.

증인 절차는 통상 ①법원(수원 관내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의 증인소환장 송달 → ②지정된 기일 출석과 선서 → ③검사·변호인의 신문, 필요한 경우 신문 도중의 증언거부와 사유 소명 → ④거부의 정당성에 대한 재판장의 판단,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면 과태료 결정과 이에 대한 즉시항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나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이미 받은 뒤 법정에 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조서에 적힌 내용과 법정 진술이 어긋나지 않는지가 특히 문제됩니다.

거부의 파장은 증인 본인에게만 미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09도6788 전원합의체 판결은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8도13945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증인이 법정에서 입을 닫으면 수사기관이 받아 둔 그 사람의 진술조서도 원칙적으로 증거로 쓸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증인소환장을 받았다면, 출석 여부부터 감정적으로 고민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소환장에 적힌 사건번호와 신문 사항을 보고, 자신이 어떤 쟁점에 관해 불려 나가는 것인지부터 특정합니다.

  2. 그 쟁점이 자신이나 친족의 형사책임과 연결되는지, 업무상 위탁받은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는지를 대조해 거부 가능한 범위를 나눕니다.

  3. 수사 단계에서 진술한 조서나 진술서가 있다면 열람·등사를 검토해, 법정에서 할 진술과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거부할 수 있는 질문과 답해야 하는 질문의 경계를 미리 그어 두면, 법정에서 답변 전체를 회피하다 위증 시비에 휘말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곧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라면, 기일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거부 범위와 소명 방법을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가 됩니다.


마치며

증인소환장을 받고도 “나는 사건 당사자가 아니니 알아서 지나가겠지”라며 미루다가, 기일 당일에야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언을 요구받는 쪽에서는 자신이 어느 범위까지 형사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인데 몰라서 답해 버리면 스스로 수사의 단서를 만들게 되고, 반대로 거부할 수 없는 사안에서 얼버무리면 위증 문제로 번집니다.

반대로 그 증인의 진술이 필요한 당사자 입장에서도,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면 수사기관 조서까지 증거로 쓰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어떤 증인을 신청할지, 신문 사항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사건의 결론을 가르기도 합니다.

저는 증인으로 불려간 분들의 사건과 증인의 진술이 관건이 된 형사사건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증언거부권의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증인소환장을 받고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일 전에 판단이 필요한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증인으로 소환됐는데 아예 출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소송법 제151조에 따라 소송비용 부담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다시 나오지 않으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집니다. 제152조에 따른 구인도 가능하므로, 출석해서 거부 여부를 다투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증언을 거부하면 전과가 남나요?

A. 남지 않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증언거부의 제재는 형사소송법 제161조의 50만원 이하 과태료로, 형벌이 아니라 질서벌입니다. 결정에 불복하면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

Q. 사실혼 배우자나 오랜 친구를 위해서도 증언을 거부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제148조의 친족은 민법 제777조 기준으로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입니다. 사실혼 배우자나 지인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아, 그 사람의 형사책임을 이유로 한 거부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같은 사건으로 이미 유죄가 확정됐는데, 공범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나요?

A. 거부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증인은 일사부재리 원칙상 다시 처벌받지 않으므로 공범 사건에서 증언을 거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도 결론은 같습니다.

Q. 재판장이 증언거부권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그때 한 진술 때문에 위증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A. 애초에 증언거부사유가 있었는데 고지를 받지 못해 거부권 행사에 사실상 장애가 생겼다면 위증죄 성립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부권 자체가 없던 증인에게는 이 법리가 적용되지 않으니,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민사소송에서도 증언을 거부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민사소송법 제314조는 자신이나 친족 등의 형사처벌 염려뿐 아니라 치욕이 될 사항까지, 제315조는 직무상 비밀과 기술·직업의 비밀을 거부 사유로 정합니다. 다만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재판이 확정된 뒤에도 거부하면 제318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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