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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미만 자녀 폭력 사고, 보호처분 불가와 부모 배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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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미만 자녀 폭력 사고, 보호처분 불가와 부모 배상책임 

김상훈 변호사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데 다친 정도가 가볍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더니, "이 나이는 입건이 안 됩니다"라는 답을 듣고 당황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촉법소년이라는 말은 들어봤으니 최소한 소년부에는 넘어가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 돌아옵니다. 반대로 가해 아동의 보호자 입장에서는 "형사 문제가 아니라니 다행"이라고 넘겼다가, 몇 달 뒤 수천만 원짜리 손해배상 소장을 받고서야 상황을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 10세 미만이라는 구간은 처벌도 보호처분도 닿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 책임이 없는 구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의 상대방이 아이에서 부모로 통째로 옮겨 가는 구간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처벌도 보호처분도 없는 10세 미만이라는 공백

우리 법이 아동·청소년의 잘못을 다루는 통로는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형사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소년법상 보호사건 절차입니다. 흔히 말하는 촉법소년은 두 번째 통로에 해당합니다 —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부로 넘어가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만 10세 미만은 이 두 통로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소년법이 정한 보호사건 대상에도 애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해도 입건 자체가 되지 않고, 소년부 송치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간의 아동을 촉법소년과 구분해 범법소년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형사 절차라는 지렛대가 처음부터 없는 상태에서 피해 회복을 해야 하고, 수사기관이 대신 증거를 모아주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가해 아동의 보호자는 "형사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을 면책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형사책임이 없다는 것과 민사상 배상책임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형사·소년 절차가 막혔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학교폭력 절차는 나이와 무관하게 그대로 작동하고, 치료비와 위자료를 다투는 민사 절차는 오히려 이 구간에서 더 곧바로 열립니다. 결국 실제로 남는 선택지는 학교폭력 사안처리·민사 손해배상·학교안전공제 세 갈래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소년법 제4조의 연령선과 민법 제755조가 부모에게 돌리는 책임

먼저 왜 아무 처분도 불가능한지부터 조문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처벌의 문은 14세에서 닫힙니다. 그 아래를 받아주는 것이 소년법인데, 소년법 제4조 제1항이 보호사건 대상으로 정한 소년은 세 유형뿐입니다. 죄를 범한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 그리고 우범소년입니다. 우범소년 역시 10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즉 10세라는 선은 소년법이 손을 뻗는 하한선입니다. 만 9세 아동이 아무리 중한 결과를 낳는 행위를 했더라도 세 유형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소년부 판사에게는 처분할 권한 자체가 없습니다. 이 선이 얼마나 단단한지는 소년법 제38조 제2항에서 드러납니다. 이미 보호처분이 진행 중이더라도 사건 본인이 10세 미만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 소년부 판사는 결정으로 그 보호처분을 취소하여야 합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그래서 이 구간에서는 전과기록도, 보호처분 전력도 남지 않습니다. 피해자 측이 흔히 기대하는 "형사고소 → 처벌 압박 → 합의"라는 경로가 통째로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책임은 어디로 갈까요. 민사로 갑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더라도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으면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이 책임변식능력의 경계를 실무는 대체로 12세 안팎에서 살피는데, 10세 미만 아동은 사실상 예외 없이 책임능력이 없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여기서 곧바로 이어지는 조문이 민법 제755조 제1항입니다. 가해자가 제753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 즉 통상 친권자인 부모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단서로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지만, 이 단서가 실제로 작동하는 폭은 매우 좁습니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책임의 성격을 분명히 했습니다. 제755조 제1항의 감독의무자 책임은 미성년자에게 책임이 없음을 전제로 이를 보충하는 책임이고, 감독의무자 자신이 감독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입증의 부담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 아동의 부모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평소 잘 타일렀다", "그날은 저도 몰랐다" 정도의 주장으로 면책이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구조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유리한 쪽입니다. 만약 가해 아동이 중학생처럼 책임능력이 인정되는 나이라면, 부모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제755조가 아니라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로 가야 하고, 그때는 피해자가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10세 미만 사건은 형사 지렛대가 없는 대신, 배상책임의 귀속만 놓고 보면 훨씬 곧게 뚫려 있는 셈입니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 부모만인 것도 아닙니다. 민법 제755조 제2항은 법정감독의무자를 갈음해 감독하는 자, 즉 어린이집·유치원·학교의 교사나 학원 운영자 같은 대리감독자에게도 같은 책임을 지웁니다. 다만 판례는 그 범위를 무한정 넓히지 않습니다. 교장·교사의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안에서의 학생의 모든 생활관계가 아니라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고,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가해 아동의 분별능력과 성행, 양측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런 사고가 발생하리라는 예측가능성(구체적 위험성)이 있었던 경우에만 책임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대리감독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친권자의 법정감독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 두 책임은 함께 물을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별도의 절차 하나가 더 살아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적용 대상인 "학교"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초등학교부터로 정하고 있을 뿐, 심의 대상에 연령 하한을 두지 않습니다. 만 8세든 9세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의 가해학생 조치는 1호 서면사과부터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3호 학교에서의 봉사, 4호 사회봉사, 5호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 출석정지, 7호 학급교체, 8호 전학, 9호 퇴학처분까지 아홉 단계입니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초등학생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고 수위는 사실상 8호 전학입니다.

치료비를 앞당겨 확보하는 통로도 있습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안전공제 제도는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로 학생이 다친 경우 요양급여·장해급여·유족급여 등을 지급합니다. 가해자 측의 배상책임과는 별개로 작동하므로, 상대 부모와 다투는 동안에도 치료비 부담을 먼저 덜 수 있습니다.

시효도 챙겨야 합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형사절차가 없다 보니 "일단 지켜보자"며 몇 년을 흘려보내기 쉬운데, 그 사이 증거와 시효가 함께 줄어듭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보전부터 학폭 절차와 손해배상 소송까지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증거는 스스로 모아야 합니다 — 상해진단서부터 — 형사 입건이 안 된다는 것은 수사기관이 대신 증거를 수집해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친 부위 사진, 당일 진료기록, 그리고 상해진단서를 지체 없이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진단 주수는 뒤에서 학교장 자체해결 여부와 손해배상 규모를 동시에 좌우하므로, 통증이 남아 있는데도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나 시설의 CCTV는 대개 몇 주 안에 자동 삭제되므로, 열람과 보존을 서면으로 즉시 요청해 기록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하고 자체해결 요건을 따져봅니다 — 학교에 신고하면 전담기구의 사안조사를 거칩니다. 이때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의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 즉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을 것,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되었을 것, 지속적인 사안이 아닐 것, 보복행위가 아닐 것을 모두 충족하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동의하면 심의위원회로 넘어가지 않고 학교에서 종결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진단 내용과 재발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청구의 상대방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입니다 — 소장의 피고란에 가해 아동을 적으면 제753조에 따라 그대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라 친권자인 부모를 상대로, 치료비·향후치료비·위자료를 항목별로 정리해 청구합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산정 근거와 지급 기한을 명확히 통지해 두면 이후 지연손해금 기산점을 다투기 쉬워지고, 소송으로 가더라도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에 따라 연 12%가 붙습니다. 청구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로 비교적 빠르게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학교·시설의 대리감독 책임을 함께 검토합니다 — 사고가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처럼 교육활동과 밀접한 상황에서 일어났는지, 그리고 예측가능성을 뒷받침할 사정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같은 아이의 유사한 행동이 이전에도 담임에게 알려져 있었는지, 교사가 자리를 비운 시간대였는지, 이전 신고 내역이나 알림장·상담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교육활동 중 사고라면 학교안전공제회에 요양급여를 먼저 청구해 치료비를 확보하고, 공제로 메워지지 않는 위자료 등은 부모를 상대로 청구하는 이원 구조로 가는 편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 가해 아동의 보호자라면 방어의 축이 다릅니다 — 감독의무를 해태하지 않았다는 제755조 제1항 단서의 면책은 입증책임이 보호자 쪽에 있어 인정되는 사례가 드뭅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어선은 면책이 아니라 손해 범위입니다. 청구된 치료비가 이번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기왕증이나 다른 원인이 섞이지 않았는지, 피해 아동 측의 행동이 있었다면 과실상계 사유가 되는지를 자료로 따집니다. 학교폭력 조치에 대해서는 교육장의 처분이므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고, 조치 수위 자체를 낮추려면 심의 단계에서 진정한 사과와 피해 회복 노력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효과가 큽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형사 절차가 없는 사건일수록 증거는 먼저 사라집니다

10세 미만 아동의 폭력 사고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양쪽에서 동시에 생깁니다. 피해자 측은 "입건도 안 된다니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고, 가해자 측은 "처벌이 없으니 끝난 일"이라고 넘깁니다. 실제로는 형사·소년 절차만 닫혀 있을 뿐, 학교폭력 절차와 부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은 그대로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 구간에는 국가가 대신 증거를 모아주는 절차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입니다. CCTV는 지워지고, 목격한 아이들의 기억은 흐려지며, 치료 시점이 늦어질수록 인과관계는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대체로 기록을 남기지 않은 쪽입니다.

자녀가 관련된 폭력 사고로 상대방과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면, 아이의 나이부터 확인해 어느 절차가 열려 있고 어느 절차가 닫혀 있는지를 먼저 정리하시고, 진단서와 학교 기록 확보를 미루지 않은 채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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