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중고거래 사기, 기소유예로 끝내는 합의 타이밍
사건 개요
중고거래 앱에서 3만원짜리 물건을 팔았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발송이 며칠 밀렸고, 그사이 구매자와 감정이 상해 연락을 피했습니다. 돈을 떼어먹을 생각은 없었고 환불해 주면 그만이라 여겼는데, 어느 날 경찰서에서 사기 혐의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연락이 옵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개 같습니다. "고작 3만원인데 이게 형사사건이 되나요."
됩니다. 사기죄에는 피해액의 하한이 없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할 뿐, 3만원이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예외를 두지 않았습니다. 액수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처분의 무게를 정하는 사정일 뿐입니다. 그리고 벌금형도 전과입니다. 벌금 30만원을 내면 그 기록은 범죄경력자료에 남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납입일부터 2년이 지나야 실효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의 목표는 "무겁게 처벌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전과를 만들지 않는 것이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그 출구는 사실상 하나,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기소유예입니다. 그리고 기소유예는 재판에서 잘 다투어 얻는 결과가 아니라, 검사가 처분을 내리기 전에 요건을 채워 두어야 얻는 결과입니다. 3만원짜리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이 액수가 아니라 시점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핵심 쟁점
소액 중고거래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처음부터 물건을 보낼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사기이지만, 보낼 생각으로 받았다가 사정이 생겨 이행이 늦어진 것이라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칩니다. 둘째, 그렇다면 이 사건이 혐의 자체를 다툴 사건인지, 혐의를 인정하고 처분을 낮출 사건인지입니다. 이 갈래를 정하지 않고 양쪽을 동시에 하려 들면 어느 쪽도 얻지 못합니다.
셋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진 시점입니다. 같은 3만원을 돌려주어도 검사의 처분 전이냐 후냐에 따라 그 돈이 사는 값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넷째, 동종 여죄가 있는지입니다. 사기죄는 피해자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므로 같은 수법의 신고가 여러 건 모여 병합되면, 건당 3만원이라도 더 이상 경미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반복성이 확인되면 형법 제351조의 상습사기로 형이 가중될 여지까지 생깁니다.
정리하면 승부처는 법정이 아니라 수사 단계이고, 다투는 기술보다 어느 갈래를 언제 선택했는가가 결과를 만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검사의 처분 전에 기소유예 요건을 채워 두기
기소유예는 선처를 구하는 탄원이 아니라 법이 정한 판단항목에 자료를 채우는 작업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검사가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가 법에 적혀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사건들을 다음 순서로 구성합니다.
1) 다툴 사건인지 먼저 가릅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공소만 제기하지 않는 처분입니다. 정말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면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무혐의를 다투어야 합니다. 그런데 피의자는 불기소처분에 대해 검찰청법상 항고를 할 수 없고, 억울한 기소유예를 뒤집으려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까지 가야 합니다. 되돌리는 비용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발송 내역·재고 확보 자료·대화 기록으로 이행 의사가 입증되는 사건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갈래를 정합니다.
2) 형법 제51조의 네 항목에 맞추어 자료를 배치합니다.
제51조는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듭니다. 그래서 의견서를 감정으로 채우지 않고 항목별 증빙으로 채웁니다. 초범임을 보여 주는 범죄경력조회 회신, 판매 대금의 규모와 사용처, 발송이 지연된 실제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 그리고 재범 방지를 담보할 수 있는 사정을 각각의 칸에 넣습니다. 네 칸 중 피의자가 사후에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칸은 '범행 후의 정황'뿐이고, 그 실체가 곧 피해 회복입니다.
3) 피해 회복을 되돌릴 수 없는 형태로 남깁니다.
사기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합의했다고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합의는 오직 제51조 제4호의 자료로 작동하므로 문언과 증빙이 전부입니다. 피해액 전액을 계좌로 송금해 이체 내역을 남기고, 합의서에는 피해가 전부 회복되었다는 확인,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 같은 사실로 다시 문제 삼지 않겠다는 약정을 함께 담습니다. 현금을 건네고 구두로 마무리하는 방식은 나중에 "받은 적 없다"는 말 한마디에 무너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합의 타이밍을 설계하고, 상대가 응하지 않을 때를 대비하기
같은 합의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최대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사건들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손해는 합의를 못 해서가 아니라, 합의가 한 단계 늦어서 생깁니다.
1) 각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역산합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합의가 끝나면 그 자료가 송치 서류에 함께 올라가 검사의 첫 판단에 반영됩니다. 송치 후라도 검사의 처분 전이면 여전히 기소유예를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약식명령이 청구되면 목표는 벌금 액수를 줄이는 것으로, 정식재판까지 가면 형법 제59조의 선고유예를 구하는 것으로 내려앉습니다. 선고유예는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지만(제60조), 그 2년 동안은 재판을 받은 사람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일정의 기준점은 언제나 검사의 처분일입니다.
2) 피해자가 응하지 않으면 형사조정을 활용합니다.
연락이 닿지 않거나 감정이 격해져 직접 협의가 어려운 경우,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에 따라 검사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으로 사건을 형사조정에 회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는 불기소처분 사유가 명백한 사건을 회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기소유예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하지 않아, 소액 재산범죄가 전형적인 대상이 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검사는 그 결과를 처리에 고려할 수 있고, 성립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제45조). 시도 자체에 위험이 없다는 뜻입니다.
3) 공탁은 시기에 따라 방법이 다릅니다.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면 공탁을 떠올리지만, 공탁법 제5조의2의 형사공탁 특례는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일 때 그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하는 제도입니다. 즉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이 시기에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아는 범위에서 변제공탁을 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변제 의사와 시도를 기록으로 남겨 검사에게 제출합니다. 송금 시도 내역, 반환 의사를 밝힌 내용증명, 회신 경과를 함께 내면 회복 의사를 증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4) 미성년자라면 경로 자체가 다릅니다.
중고거래 소액 사건에는 10대 피의자가 적지 않습니다. 소년법 제49조의3은 검사가 범죄예방자원봉사위원의 선도나 소년 선도·교육 관련 단체·시설에서의 상담·교육·활동을 받게 하고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며, 이때 소년과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성인 사건과 준비물이 달라 보호자의 감독 계획과 학교생활 자료가 함께 필요하고, 이 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으면 수사경력자료의 보존기간도 소년에 한해 3년으로 짧습니다.
결론
기소유예를 받으면 벌금 이상의 형이 없으므로 범죄경력자료, 즉 통상 말하는 전과에는 남지 않습니다. 다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에 따라 수사경력자료로 5년간(소년의 기소유예는 3년) 보존된 뒤 삭제됩니다. 벌금 전과와는 성격이 분명히 다르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과도 다르다는 점은 알고 선택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3만원짜리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검사의 처분 전에 무엇을 끝내 두었는가입니다. 출석요구를 받은 그 시점이 이미 시계가 돌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지금 다툴 사건인지 회복할 사건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면, 남은 시간과 준비할 자료의 순서를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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