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나눠준 필로폰, 매매인가 수수인가 — 대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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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도박

지인에게 나눠준 필로폰, 매매인가 수수인가 — 대가 관계 

김강희 변호사


지인에게 나눠준 필로폰, 매매인가 수수인가 — 대가 관계


사건 개요


알고 지내던 사람과 같이 있다가 가지고 있던 필로폰을 조금 나눠 준 일이 있었을 뿐인데, 얼마 뒤 받아 든 공소장에는 뜻밖의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교부'도 '수수'도 아닌 '매도', 즉 팔았다는 것입니다. 본인 기억으로는 돈을 받고 넘긴 적이 없는데, 수사기관은 이미 매매로 사건을 구성해 두었고 조사 과정에서 "얼마에 팔았느냐"는 질문만 반복됩니다.

이런 사건은 대체로 같은 경로로 시작됩니다. 함께 투약했던 상대방이 먼저 적발되어 조사를 받고, 그 자리에서 "누구에게서 돈을 주고 샀다"고 진술합니다. 그리고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료가 하나 더 붙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갔던 계좌이체 내역입니다. 빌린 돈을 갚은 것이든, 함께 쓴 술값을 나눈 것이든, 수사기관의 시선에서는 마약이 오간 시기에 돈도 오갔다는 사실만 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필로폰을 건넨 사실 자체를 인정하더라도 그 교부에 '대가 관계'가 없었다면 그 행위는 매매가 아니라 수수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매매와 수수를 같은 조문에 나란히 두고 있어 법정형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 실제로 선고되는 형과 빼앗기는 돈은 이 한 글자에서 크게 갈립니다. 그리고 그 갈림길은 억울함을 호소해서가 아니라, 오간 돈의 성격을 얼마나 다른 이유로 설명해 낼 수 있는가에서 결정됩니다.


핵심 쟁점


먼저 법의 틀을 정확히 세워야 합니다.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의 향정신성의약품이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이를 매매·매매의 알선·수수·소지·사용·투약·제공하는 행위를 모두 금지합니다. 벌칙은 제60조 제1항 제2호로,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매매와 수수가 같은 호에 병렬로 열거되어 있으므로, 법정형만 놓고 보면 두 행위는 동일한 칸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실무에서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양형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매매·알선처럼 마약이 남에게 흘러가는 '유통' 영역과 투약·단순소지처럼 자기 사용에 그치는 영역을 서로 다른 유형으로 나누어, 유통 쪽에 더 높은 형량 범위를 권고합니다. 둘째, 매매로 인정되면 거래의 반복이 전제되기 쉬워 상습성 가중(같은 법 제60조 제2항)이나 여죄 수사로 사건이 확장됩니다. 셋째, 추징입니다. 같은 법 제67조에 따른 몰수·추징에서 매매로 보면 매도 대금이 산정의 축이 되지만, 수수로 보면 그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 다투어야 할 쟁점은 하나로 모입니다. 필로폰이 건너간 그 순간에 '대가'가 함께 오갔는가입니다. 이는 다시 네 갈래로 나뉩니다. 두 사람 사이 금전의 원인관계가 무엇이었는지, 매수자로 지목된 사람의 진술이 믿을 만한지, 건넨 경위가 공급이었는지 함께 투약하기 위한 분배였는지, 그리고 수량과 분할 형태가 거래에 어울리는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오간 돈을 '마약 대금'에서 떼어내기


매매 혐의의 뼈대는 거의 언제나 돈입니다. 따라서 방어의 출발점도 "돈을 받지 않았다"는 부인이 아니라, 그 돈이 왜 오갔는지를 다른 이유로 설명해 내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금전의 성격을 재구성합니다.

1) 돈의 원인관계를 사건 이전 시점에서 찾습니다.

이체된 돈에 마약과 무관한 선행 채권관계가 있었다면, 그 관계는 마약이 오가기 전부터 존재했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빌려준 돈의 차용 경위, 대신 결제해 준 숙박비·유흥비의 카드 명세, 함께 쓴 비용을 정산해 온 이전의 이체 이력을 시간순으로 모읍니다. 특히 두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돈을 주고받아 온 이력이 오래 축적되어 있다면, 문제 된 그 한 건만 성격이 다르다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대화 기록에 "지난번 빌린 것", "그날 계산한 것" 같은 표현이 남아 있으면 이체의 목적이 그 자리에서 특정됩니다.

2) 금액이 거래 시세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마약 대금이라면 수량에 비례한 값이 매겨져 있어야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공소사실이 특정한 교부 수량과 이체 금액을 나란히 놓고, 그 금액이 1회 투약분 단위의 통상적 거래가와 어떤 관계에도 놓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100만 원 단위의 둥근 금액이거나, 반대로 몇만 원대의 어중간한 금액이거나, 교부 수량이 달라졌는데도 금액은 그대로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체 시점이 교부일과 몇 주씩 벌어져 있다면, 그 간격 역시 대금이라기보다 별개의 정산으로 읽히게 만드는 근거가 됩니다.

3) 공소사실을 회차별로 쪼개어 대응 금전이 없는 구간을 분리합니다.

수사기관은 여러 차례의 교부를 하나의 '판매' 서사로 묶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매매는 회차마다 성립 여부를 따로 판단해야 하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공소사실에 적힌 일자별로 대응하는 금전 흐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계좌 거래내역과 대조해 표로 정리합니다. 대응 금전이 없는 일자는 대가 관계를 인정할 자료가 아예 없으므로 수수로 축소될 여지가 크고, 이렇게 회차가 줄어들면 뒤따르는 추징액과 상습성 판단의 전제까지 함께 무너집니다.

4) 건넨 경위를 '공급'이 아니라 '함께 투약'으로 특정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나누어 곧바로 함께 투약했다면, 이는 마약을 밖으로 흘려보내는 유통과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장소와 시간, 동석자, 사용된 주사기·도구의 개수, 남은 잔량의 보관 형태처럼 그 자리에서 소비되었음을 보여 주는 정황을 확보합니다. 반대로 소분 봉지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거나 저울·소분 도구가 함께 발견되면 공급 정황으로 읽히므로, 그 물건들이 왜 그 상태였는지를 먼저 해명해 두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샀다'는 진술을 대가 부분에서 무너뜨리고 추징까지 관리하기


돈의 성격을 정리했다면 남는 것은 사람의 말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매매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는 대개 물증이 아니라 매수자로 지목된 사람의 진술 하나입니다. 이 진술을 전부 부정하려 들면 오히려 신빙성 싸움에서 불리해지므로, 다투는 범위를 좁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진술로 그 사람이 얻는 이해관계를 기록으로 드러냅니다.

대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 아니라 그 진술로 진술자가 얻게 되는 이해관계의 유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4도1779 판결). 마약 사건에서 먼저 적발되어 조사받는 사람은 공급원을 지목함으로써 자신의 처지가 달라질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언제 처음 이름을 댔는지, 자기 사건의 처분이 어느 시점에 어떻게 정해졌는지, 진술이 회를 거듭하며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조서 단위로 대조해 그 유인을 눈에 보이게 만듭니다.

2) 다투는 범위를 '대가' 부분에만 집중시킵니다.

필로폰을 건넨 사실 자체를 무리하게 부인하면 진술 전체가 신빙성 있는 것으로 보강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교부 사실은 인정하되, 금액·지급 방법·지급 시점에 관한 진술만 집중적으로 검증합니다. 얼마를 어떻게 건넸는지가 조사마다 달라지는지, 현금으로 줬다면서 인출 내역이 없는지, 진술한 시각과 통화·위치 기록이 어긋나는지를 대조합니다. 다투는 지점이 좁고 선명할수록, 그 부분의 흔들림이 판단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3) 합리적 의심의 기준을 대가 관계에 정면으로 적용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기준은 사건 전체가 아니라 유죄 인정에 필요한 각 요소마다 작동하므로, 교부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대가 관계에 관한 증명이 매수자 진술 하나에 의존하고 그 진술이 흔들린다면 매매로는 인정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변론에서는 "무죄"가 아니라 "매매가 아니라 수수"라는 결론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그 축소된 사실관계에 맞는 법령 적용까지 함께 정리해 제출합니다.

4) 추징과 양형을 축소된 사실관계에 맞추어 다시 설계합니다.

같은 법 제67조에 따른 추징은 이익을 되돌리는 것을 넘어 징벌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므로, 대가 없이 건넸더라도 그 마약의 가액은 추징 대상이 됩니다. 다만 매매로 인정되면 매도 대금이 산정의 축이 되는 반면, 수수로 정리되면 실제 오간 마약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게 되어 액수와 다툴 지점이 달라집니다. 아울러 사건이 유통이 아닌 자기 사용 영역으로 정리되면 치료·재활 이수와 재범 방지 자료가 양형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므로,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미리 갖추어 두어야 합니다.


결론


지인에게 나눠 준 필로폰이 매매로 기소되었다면, 다투어야 할 것은 마약을 건넸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교부에 대가가 결부되어 있었는가입니다. 이 한 지점이 양형기준상 유형과 추징의 산정 기준을 함께 바꾸기 때문에, 같은 사실관계라도 결과의 폭이 대단히 넓어집니다.

그리고 이 다툼의 재료는 대부분 수사 초기에 이미 결정됩니다. 계좌 거래내역의 원인관계를 설명할 자료, 이전부터 이어져 온 금전 거래의 이력, 함께 투약했음을 보여 주는 정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조사에서 한 번 잘못 정리된 진술은 뒤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매매로 조사받고 있거나 공소장에 '매도'라고 적혀 있다면, 오간 돈을 어떤 관계로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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