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과징금 통지를 받았다면 — 감경 다툼과 등기 정리
사건 개요
남의 이름으로 등기해 둔 부동산이 있습니다. 사업하던 시절 빚 때문에, 농지를 살 자격이 없어서, 각종 규제를 피하려고, 혹은 그저 "가족끼리 뭐 어떠냐"는 생각으로 형제나 지인의 이름을 빌린 경우입니다. 수년, 길게는 수십 년 아무 일 없이 지나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 구청에서 봉투가 옵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과징금. 금액란에는 수천만 원, 부동산이 크면 억대가 적혀 있습니다.
이런 통지는 대개 다른 일이 계기가 되어 나옵니다. 상속으로 등기를 정리하다가, 수탁자와 사이가 틀어져 한쪽이 관청에 알리면서,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확인 과정에서, 또는 스스로 실명으로 돌려놓으려다 드러납니다. 그리고 통지를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오해가 "과징금만 내면 끝나겠지"입니다. 액수를 보고 놀라기는 해도, 그것으로 상황이 종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징금 통지는 처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가 동시에 열렸다는 신호입니다. 과징금(같은 법 제5조), 실명등기를 하지 않으면 해마다 더해지는 이행강제금(제6조), 그리고 형사처벌(제7조)이 함께 걸립니다. 여기에 "그 부동산을 실제로 되찾을 수 있는가"라는 민사 문제가 겹칩니다. 이 갈래들은 서로 맞물려 있어서, 행정 대응을 먼저 끝내고 민사는 나중에 보자는 식으로 나누면 대개 손해가 커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명의신탁의 유형이 무엇인가 —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인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인지, 계약명의신탁인지에 따라 지금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달라지고, 되찾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둘째, 과징금 액수가 법이 정한 계산 구조대로 산정되었는가 — 부동산평가액, 위반 경과기간, 가액의 기준 시점이 모두 다툼의 대상입니다. 셋째,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상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는가 — 이 한 가지가 과징금 감경, 특례 적용, 형사 위험을 한꺼번에 좌우합니다. 넷째, 실명등기를 언제 하는가 — 이 시점이 이행강제금과 과징금 산정 기준을 동시에 움직입니다.
이 넷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사실관계를 각각 다른 창으로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정청에 낸 의견서의 한 문장이 형사 절차에서 그대로 인용되기도 하고, 민사에서 유리하게 쓰려던 사정이 행정에서는 목적성을 드러내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결과는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네 창에 같은 이야기를 모순 없이 세워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과징금 처분을 '계산'과 '목적'으로 분해하기
과징금 통지를 받으면 대개 억울하다는 감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이 절차에서 실제로 통하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산수와 목적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처분을 뜯어봅니다.
1) 받은 서류가 '사전통지'인지 '부과처분'인지부터 가릅니다.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른 사전통지 단계라면 아직 처분이 나오기 전이고, 같은 법 제22조에 따라 의견제출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의견제출에 필요한 기간은 10일 이상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산정 오류와 감경사유를 자료로 제출해 금액 자체를 낮추는 편이, 처분이 확정된 뒤 취소를 구해 뒤집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실현 가능성도 높습니다. 반대로 이미 부과처분이 나온 것이라면 그날부터 불복 기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서류의 제목만 볼 것이 아니라 의견제출 안내가 있는지, 납부기한과 납부고지가 함께 적혀 있는지를 보고 성격을 확정합니다.
2) 과징금 계산식을 처음부터 다시 세웁니다.
과징금은 담당자가 임의로 정하는 금액이 아닙니다. 부동산평가액을 기준으로 한 부과율과 의무위반 경과기간을 기준으로 한 부과율을 더한 값에 부동산평가액을 곱해 산정합니다(같은 법 제5조, 시행령 별표). 평가액 기준은 5억원 이하 5%, 5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10%, 30억원 초과 15%이고, 경과기간 기준은 1년 이하 5%, 1년 초과 2년 이하 10%, 2년 초과 15%이며, 합산 상한은 부동산 가액의 30%입니다. 구간제이므로 평가액이 경계 부근이거나 기산점에 다툼이 있으면 부과율이 통째로 5%포인트씩 움직입니다. 소유권의 가액은 소득세법 제99조에 따른 기준시가를 따르므로, 관청이 적용한 기준연도와 지목·면적·지분 비율부터 검산합니다.
3) 감경사유는 '목적이 없었다'를 자료로 증명합니다.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따른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과징금의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 다만 대법원은 이 감경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명의신탁자가 증명해야 하고, 그 판단은 법이 정한 유예기간이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2두1358 판결). 그래서 "그럴 의도는 없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취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실소유자 기준으로 납부해 온 내역, 임대소득 신고 자료, 이름을 빌리게 된 경위를 뒷받침하는 당시의 정황 자료를 하나로 묶어 제출합니다.
4) 불복은 기간표를 먼저 세워 놓고 시작합니다.
처분에 이의가 있으면 처분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처분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행정기본법 제36조).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는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 그대로 흘러갑니다(행정심판법 제27조, 행정소송법 제20조).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은, 과징금 부과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적정 금액을 정해 초과분만 깎아 줄 수는 없고 처분 전부를 취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경사유를 아예 검토하지 않은 처분을 정면으로 다투는 실익이 여기에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등기를 되돌려 회수와 행정 부담을 동시에 줄이기
과징금을 다투는 일과 부동산을 되찾는 일은 별개의 절차이지만, 시계는 하나로 돌아갑니다. 먼저 짚어 둘 것은, 법을 어긴 명의신탁이라도 신탁자의 반환청구가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로 막히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되찾을 길 자체는 열려 있고, 문제는 어떤 형태로 청구하느냐와 언제 착수하느냐입니다.
1) 명의신탁 유형을 확정해 청구의 형태를 정합니다.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는 무효입니다(같은 법 제4조 제1항, 제2항). 원래 자기 소유이던 부동산을 수탁자 앞으로 돌려놓은 양자간 명의신탁이라면 소유권은 여전히 신탁자에게 있으므로 수탁자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합니다. 매도인에게서 사면서 곧바로 수탁자 앞으로 등기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라면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남아 있으므로,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매도인을 대위해 수탁자 명의 등기를 말소한 뒤 자신 앞으로 이전등기를 받습니다. 수탁자가 자기 이름으로 계약까지 한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그 사정을 몰랐다면 수탁자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므로, 부동산이 아니라 건네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는 구조가 됩니다.
2) 수탁자의 처분과 그 채권자의 집행을 먼저 막습니다.
명의신탁약정과 등기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같은 법 제4조 제3항). 수탁자가 등기부상 소유자인 상태에서 부동산을 팔아 버리면 매수인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수탁자의 채권자가 가압류나 강제경매를 걸어도 신탁자가 이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과징금 통지는 수탁자에게도 상황을 알리는 계기가 되므로, 소를 제기하기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등기부를 묶어 두는 것이 사실상 첫 조치입니다. 이미 처분된 뒤라면,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본 판례에 따라 금전 회수로 방향을 잡습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3) 형사 고소를 지렛대로 삼는 계획은 접습니다.
수탁자가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 버린 사건에서 많은 분이 "횡령으로 고소하면 알아서 돌려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앞서 3자간 명의신탁에 관하여도 같은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형사 압박으로 합의를 끌어내는 경로는 사실상 닫혀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임의처분으로 소유권이 침해된 이상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은 남으므로,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청구로 회수 설계를 옮깁니다.
4) 실명등기 시점을 행정 일정과 함께 설계합니다.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람은 지체 없이 자기 명의로 등기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과징금 부과일부터 1년이 지난 때에 부동산평가액의 100분의 10, 다시 1년이 지난 때에 100분의 20이 이행강제금으로 더해집니다(같은 법 제6조). 반대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날 이미 명의신탁관계를 종료했거나 실명등기를 마쳤다면, 부동산 가액을 그 종료·등기 시점 기준으로 산정합니다(같은 법 제5조 제2항 단서). 등기를 되돌리는 일은 민사 회수인 동시에 행정 부담을 줄이는 수단인 셈입니다. 수탁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야 등기가 넘어오므로, 소송에 걸릴 기간을 역산해 통지를 받은 그 시점에 곧바로 착수합니다.
5) 특례 해당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종중이 종중 외의 사람 이름으로, 배우자 이름으로, 또는 종교단체가 산하 조직 이름으로 등기한 경우로서 조세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아니라면, 무효 규정부터 과징금·이행강제금·벌칙까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8조). 해당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특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명의신탁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같은 법 제7조). 행정 절차에 제출한 경위서가 그대로 수사 자료가 되므로, 의견서의 문장은 형사와 민사에서 함께 읽힐 것을 전제로 씁니다.
결론
명의신탁은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정리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위반 기간이 길어질수록 과징금 부과율이 올라가고, 그 사이 수탁자가 사망해 상속인이 여럿으로 늘어나거나 부동산이 제3자에게 넘어가 회수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과징금 통지는 분명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동시에 더 나빠지기 전에 정리할 기회가 열렸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사정을 얼마나 절실히 설명하느냐가 아니라, 의견제출·불복·소유권 회복·실명등기의 순서와 시점을 하나의 일정표 위에 올려 두었는가입니다. 통지서에 적힌 날짜부터 이미 기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 손에 든 서류가 어느 단계의 것인지, 무엇을 먼저 막고 무엇을 먼저 제출해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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