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부모의 부동산 매각, 의사무능력으로 무효를 다투려면
치매 부모의 부동산 매각, 의사무능력으로 무효를 다투려면
법률가이드
상속매매/소유권 등

치매 부모의 부동산 매각, 의사무능력으로 무효를 다투려면 

김강희 변호사


치매 부모의 부동산 매각, 의사무능력으로 무효를 다투려면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 재산을 정리하려고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았는데, 평생 사시던 집이나 오래 보유하던 상가가 이미 몇 년 전에 다른 사람 앞으로 넘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버젓이 되어 있는데, 정작 가족들은 그런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더 살펴보면 계약 시점이 부모님께서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시던 무렵이거나, 함께 살던 형제 한 사람이 인감과 위임장을 들고 처리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상속인들은 "그 무렵 아버지는 자식 얼굴도 못 알아보셨다"고 말합니다. 매매대금이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거나,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값에 넘어간 사실을 확인하면 더욱 납득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등기부는 이미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만 보여 줄 뿐이고, 법은 남은 가족의 억울함이 아니라 그 계약을 맺던 바로 그 시점에 매도인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는가라는 좁고 구체적인 틀로 이 문제를 판단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그 매매계약은 무효이고, 무효인 계약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는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사연이라도 결과는 크게 갈립니다. 그 차이는 사연이 얼마나 딱한가가 아니라, 계약 시점의 인지 상태를 의무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부동산이 지금 누구 이름으로 얼마나 오래 있었는가에서 비롯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 체결 그 시점에 의사능력이 있었는지입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무능력이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의사능력을 문제 된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진단명이 아니라 그 날짜 전후의 인지 수준이 쟁점입니다. 둘째, 등기에는 적법한 원인으로 마쳐졌다는 추정력이 있어, 그 추정을 깨야 하는 증명책임이 무효를 주장하는 상속인 측에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현재 등기명의인이 계약 상대방 본인인지, 그로부터 다시 사들인 제3자인지입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청구의 상대방과 승산이 달라집니다. 넷째, 등기를 되돌린다면 이미 오간 매매대금은 어떻게 정산되는지입니다. 무효라는 결론만으로 끝나지 않고, 받은 것이 있다면 돌려주는 문제가 반드시 따라옵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서, 첫 단계인 의사무능력 증명이 무너지면 나머지는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승패는 법정에서의 호소가 아니라, 계약일을 기준으로 한 기록을 얼마나 촘촘히 확보했는가에서 사실상 결정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계약일 기준으로 의사무능력을 기록으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그때 정신이 온전치 않으셨다"는 주장 그 자체입니다. 가족의 기억은 생생하지만 그 기억이 곧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계약 체결일을 축으로 의무기록을 시점별로 모읍니다.

흩어진 기록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계약일이라는 하나의 날짜를 기준으로 그 앞뒤를 채우는 방식으로 수집합니다.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과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임상치매척도(CDR) 등 인지기능 검사 결과, 뇌 CT·MRI 판독지, 항치매제 처방이 시작된 시점과 용량 변화, 장기요양인정 신청서와 등급판정 자료, 요양원·요양병원의 간호기록과 일상생활 수행 기록이 핵심입니다. 상속인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뒤에도 가족관계증명서와 사망진단서 등을 갖추어 의료기관에 진료기록 사본 발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치매였다"는 사실이 아니라 계약일 무렵 어느 단계였는가입니다.

2) '부동산 매매'라는 그 행위를 기준으로 능력의 부재를 논증합니다.

대법원은 의사능력을 자기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으로 보면서, 그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나아가 일상적인 의미만 이해해서는 알기 어려운 특별한 법률적 의미나 효과가 부여된 행위라면, 그 법률적 의미와 효과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의사능력이 인정된다고 합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9358 판결). 부동산 매매는 소유권을 확정적으로 잃고 그 대가로 대금을 받아 정산·납세까지 감당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인사는 나누셨다", "이름은 쓰셨다"는 상대방의 반박은 이 기준 앞에서 결정적이지 않으며, 서명을 했다는 사실과 매매의 의미를 이해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층위임을 분명히 합니다.

3) 진료기록 감정과 정황증거로 법정에서 쓰일 형태로 승격시킵니다.

수집한 기록은 소송 안에서 진료기록 감정촉탁이나 의료기관 사실조회를 거쳐, 전문의가 계약 시점의 인지기능 수준과 재산 처분 능력의 유무에 관해 의견을 내도록 만들어야 힘을 갖습니다. 여기에 계약 자체의 정황증거를 겹칩니다. 계약서와 위임장의 필체·서명을 과거 자필과 대조하고, 인감증명서가 본인 발급인지 대리 발급인지, 대리 발급이라면 위임장이 누구 손에서 나왔는지, 등기를 대행한 법무사가 매도인 본인을 직접 확인했는지 아니면 확인서면으로 갈음했는지를 확인합니다. 매매대금이 실제로 오갔는지에 관한 계좌 흐름과 시세 대비 매매가도 함께 봅니다. 대금이 오간 흔적이 없거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다면, 그 자체가 정상적인 판단 아래 이루어진 거래가 아니었음을 뒷받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원상회복의 경로를 설계하고 시간과 대금을 관리하기


의사무능력이 인정되어도, 되돌리는 경로를 잘못 잡으면 실익이 사라집니다. 등기가 이미 여러 번 넘어갔거나, 대금 정산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일이 흔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누가 누구를 상대로 말소를 구할지 먼저 정리합니다.

매매계약이 무효라면 그에 기초해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므로,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소유권을 승계한 지위에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로 말소등기를 청구합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은 공유 상태가 되는데, 공유자 중 1인은 민법 제265조 단서의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자기 지분을 넘어 무효인 등기 전부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형제 중 한 명이 반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아 아무것도 못 한다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보존행위로 낸 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확정되면 그 기판력이 미쳐 다시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한 번에 제대로 준비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2) 제3자에게 다시 넘어간 경우와 시간 문제를 관리합니다.

우리 법은 부동산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효인 등기에 터 잡은 전득자 명의의 등기도 원칙적으로 함께 말소 대상이 되고, 매수인이 이미 팔아 버렸다는 사정만으로 회복이 봉쇄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등기부취득시효라는 관문이 있습니다.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이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합니다(민법 제245조 제2항). 시간이 흐를수록 이 위험이 커지고, 진료기록과 관계자의 기억도 함께 흐려집니다. 또한 소송 중에 또 매도되거나 근저당이 설정되면 회복이 복잡해지므로, 본안 소송에 앞서 처분금지가처분으로 현재 상태를 묶어 두는 것을 우선 검토합니다. 소유권에 기한 말소등기청구권 자체는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지만, 그 사실이 늦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3) 돌려받을 것과 돌려줄 것을 함께 계산합니다.

계약이 무효가 되면 오간 매매대금도 부당이득으로 정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사능력 흠결로 법률행위가 무효가 된 경우에는 반환범위를 현존이익으로 한정하는 민법 제141조 단서가 유추적용되어,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현재 남아 있는 이익만 돌려주면 됩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 다만 같은 판결은 금전으로 얻은 이익은 소비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익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의사무능력자 측이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금이 실제로 피상속인 계좌에 들어왔는지, 들어왔다면 곧바로 특정 자녀 계좌로 빠져나갔는지 아니면 병원비·요양비로 쓰였는지를 계좌거래내역으로 추적해 둡니다. 애초에 대금이 매도인에게 간 적이 없다면 돌려줄 이익 자체가 없고, 그 사실은 이 거래의 실질이 매매가 아니었다는 정황으로도 함께 작용합니다.


결론


등기부는 소유권이 넘어갔다는 결과만 보여 줍니다. 그날 부모님이 어떤 상태였는지를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그 무렵의 진료기록과 검사 수치, 그리고 계약과 대금이 남긴 흔적뿐입니다. 상속 재산을 정리하다 낯선 등기를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형제와 다투는 것이 아니라 계약일을 축으로 의무기록과 등기·계좌 흐름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이런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기록은 흩어지고, 부동산은 다시 팔려 나가며, 등기부취득시효라는 문턱이 다가옵니다. 지금 상황이 그러하다면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다툴지,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