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해설
청주지방법원 2022. 11. 9. 선고 2020가단23684 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2나59572 판결
어린이 통학버스 안에서 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사고 당시 6세 10개월 25일 남짓 된 여자아이였습니다.
태권도학원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중, 차량 내 접이식 의자 밑 부분의 쇠구조물에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끼이면서 우측 제2수지 원위지골부 절단, 즉 오른손 검지 끝마디 일부가 절단되는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고에 대해 법원은 치료비만이 아니라, 아이가 장래 성인이 되어 경제활동을 할 때 입게 될 손해, 즉 일실수입까지 손해배상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1. 어떤 사고였나?
사고는 2019년 11월 12일 저녁, 태권도학원 통학버스 안에서 발생했습니다.
통학버스 운전자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고, 어린이들에게 안전띠를 매도록 하지 않았으며, 어린이를 보호할 보호자도 동승시키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 아동은 차량 내 접이식 의자 아래쪽 쇠구조물에 오른손 검지가 끼였고,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손가락 외상성 원위지골 절단상’을 입었습니다.
운전자는 이후 형사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가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2. 1심 법원은 후유장해를 어떻게 봤을까?
손가락 절단 사고에서 중요한 쟁점은 단순히 “손가락을 다쳤다”가 아닙니다.
법원은 이 부상으로 인해 피해자의 장래 노동능력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체감정 결과가 두 가지로 나왔습니다.
정형외과 영역에서는 우측 제2수지 원위지골부 1/2 이상 절단 장해에 대해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를 적용하여 노동능력상실률 4.5%가 인정되었습니다.
재활의학과 영역에서는 같은 부위에 대해 노동능력상실률 3.5%가 인정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이 두 장해를 함께 고려하여 중복장해율 7.84%를 인정했습니다.
그 결과 1심에서 인정된 일실수입은 63,771,140원이었습니다.
3. 책임은 왜 90%로 제한되었나?
법원은 피고들의 책임을 전부 인정하지 않고 90%로 제한했습니다.
이유는 사고 발생 경위 때문입니다.
물론 운전자는 무면허 상태였고, 어린이들에게 안전띠를 매도록 하지 않았으며, 보호자도 동승시키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피고 측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다만 법원은 사고가 차량 충돌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해 아동이 오빠가 떨어뜨린 휴대폰을 줍기 위해 어두운 차량 안에서 접이식 의자 밑으로 손을 넣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당시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사고가 났다는 진술 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피고들의 책임을 90%로 제한했습니다.
4. 1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
1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손해를 산정했습니다.
일실수입은 63,771,140원, 입원기간 개호비는 5,946,470원, 기왕치료비는 3,811,910원, 향후치료비는 3,678,780원으로 보았습니다.
이를 모두 합한 재산상 손해는 77,208,300원입니다.
여기에 책임비율 90%를 적용하여 재산상 손해는 69,487,470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위자료 6,000,000원을 더해, 1심 법원은 최종적으로 75,487,470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했습니다.
5. 항소심에서는 왜 금액이 줄었을까?
항소심에서는 1심보다 손해배상액이 줄었습니다.
핵심은 노동능력상실률이었습니다.
1심은 정형외과 4.5%와 재활의학과 3.5%를 함께 고려하여 중복장해율 7.84%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두 감정이 모두 오른손 검지의 같은 부위에 대한 것이고, 맥브라이드표의 동일 항목을 적용한 것이므로, 이를 별개의 장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항소심은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감정이 동일한 후유장해에 대한 중복감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두 장해율을 합산하지 않고, 더 높은 정형외과 장해율인 4.5%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일실수입은 1심의 63,771,140원에서 항소심의 37,319,356원으로 줄었습니다.
6. 항소심에서 최종 인정된 금액
항소심은 일실수입을 37,319,356원으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개호비 5,946,470원, 기왕치료비 3,811,910원은 그대로 보았고, 향후치료비는 항소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다시 현가 계산하여 3,561,600원으로 보았습니다.
이를 합한 재산상 손해는 50,639,336원입니다.
여기에 책임비율 90%를 적용하여 재산상 손해는 45,575,402원이 되었습니다.
위자료 6,000,000원은 1심과 같이 유지되었습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최종 인정된 손해배상액은 51,575,402원입니다.
7. 이 판결의 의미
이 사건은 어린아이의 손가락 절단 사고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피해자가 아직 어린아이라 현재 소득이 없더라도, 법원은 장래 성인이 되어 일할 수 있는 기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가락 부상이라고 해서 손해배상이 치료비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후유장해가 남고 노동능력상실이 인정된다면 장래 소득 감소분까지 손해배상 대상이 됩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보듯이, 같은 부위에 대한 여러 감정결과가 있다고 해서 이를 모두 더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각 감정이 별개의 장해인지, 같은 장해에 대한 중복평가인지까지 따져 최종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합니다.
결국 손가락 절단 사고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다쳤는지”가 아니라, 그 부상이 장래 노동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장해율을 법원에서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손가락 절단 사고라면 치료비와 위자료만 보고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장래 일실수입까지 포함한 손해배상 가능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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