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폭력이나 절도, 폭행 같은 사건에 연루돼 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심리를 받게 되면, 부모들은 정작 처분 내용보다 먼저 "그 자리에 누가 들어올 수 있는지", "재판 내용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는 않는지"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형사재판과 달리 소년보호재판은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디까지가 비공개이고 누구에게 방청이 허락되는지는 막상 부딪혀 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해 학생 측이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 하거나, 학교 관계자나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라면 이 비공개 원칙이 실제로 어디까지 지켜지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됩니다. 원칙을 정확히 알아야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필요할 때는 보조인 선임 등으로 제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소년보호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유와 부딪히는 지점
소년보호재판(소년보호사건 심리)은 검사가 기소해 공개 법정에서 다투는 형사재판과 전혀 다른 절차입니다. 소년부 판사가 소년의 비행 사실과 성장환경을 살펴 그 소년에게 맞는 보호처분을 정하는 절차로, 처벌보다 교화와 재비행 방지에 목적을 둡니다. 이 목적을 위해 법은 심리를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정해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공개"라는 말이 곧 "아무도 못 들어온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호자나 변호사 보조인처럼 사건에 직접 관련된 사람은 당연히 심리에 출석할 수 있고, 그 밖의 사람은 소년부 판사가 개별적으로 허가해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모들이 자주 부딪히는 상황이 갈립니다. 여러 학생이 함께 연루된 공동비행 사건이라면 다른 학생의 보호자가 우리 아이 심리 내용까지 알게 되는 건 아닌지, 피해자 측이 방청을 신청하면 반드시 허용되는 것인지, 취재진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라면 어디까지 노출될 수 있는지 등입니다.
이런 궁금증에 답하려면 비공개 원칙을 정한 조문 내용, 방청 허가의 재량 범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보도금지 규정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24조 비공개 원칙, 방청 허가의 재량과 보도금지 조항
소년보호재판의 비공개 원칙은 소년법 제24조에 명시돼 있습니다. 제1항은 심리를 친절하고 온화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심리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소년부 판사는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게 참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헌법 제109조가 정한 재판 공개 원칙의 예외를 소년 사건에 대해서만 별도로 두고 있는 셈입니다.
비공개 원칙을 두는 이유는 단순한 사생활 보호를 넘어섭니다. 소년보호재판은 처벌이 아니라 그 소년에게 맞는 처우를 찾는 절차이고, 이를 위해서는 소년이 방어적인 태도 없이 판사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낯선 방청객이 지켜보는 공개 법정에서는 이런 신뢰관계 형성이 어려워지고, 오히려 소년이 위축되거나 반발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비행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학교·지역사회에서 낙인이 찍혀 재비행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집니다.
다만 비공개는 절대적 금지가 아니라 판사의 재량 사항입니다. 보호자, 그리고 변호사를 보조인으로 선임한 경우는 소년법 제17조에 따라 별도 허가 없이 심리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조사관 역시 당연히 출석 대상입니다. 반면 그 외의 사람—조부모나 다른 가족, 학교 관계자, 피해 학생 측, 취재진 등—은 소년부 판사에게 개별적으로 방청 허가를 신청해야 하고, 판사가 사건의 성격과 소년에게 미칠 영향 등을 따져 허가 여부를 정합니다. 즉 피해자 측이라 해도 현행법상 당연히 방청할 권리가 보장돼 있지는 않고, 판사 재량에 따라 허가 여부가 갈린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 측의 심리 참석권을 넓히는 방향의 소년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는 내용은 아니어서 현재는 여전히 판사 재량이 원칙입니다.)
비공개 원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규정이 소년법 제68조 보도 금지입니다. 조사 또는 심리 중인 보호사건·형사사건에 대해 성명·연령·직업·용모 등으로 그 소년이 당해 사건의 당사자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이나 그 밖의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신문은 편집인·발행인, 출판물은 저작자·발행자, 방송은 방송편집인·방송인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심리 자체는 비공개이더라도, 사건이 알려진 경위(SNS, 학교 내 소문 등)를 통해 언론이나 유튜브 등이 취재에 나서는 경우 이 조항이 실질적인 방어선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사건처럼 여러 학생이 함께 연루된 공동비행 사안에서는, A학생의 심리에 B학생의 보호자가 자동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각 소년의 심리를 나누어 진행하거나 다른 소년에 관한 부분에서는 방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비공개 원칙을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학생 부모가 우리 아이 사정을 다 알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심리 진행 방식과 방청 허가 범위를 미리 확인하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비공개 원칙은 심리 당일 법정 안으로 누가 들어오느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리가 끝난 뒤에도 기록 열람·등사 문제가 남습니다. 소년법 제30조의2는 "소년 보호사건의 기록과 증거물은 소년부 판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다만 보조인이 심리 개시 결정 후에 열람하는 경우에는 별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 학생 측이나 그 보호자가 우리 아이 사건 기록을 마음대로 떼어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원하는 경우에도 판사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방청 허가와 기록 열람 허가는 별개의 판단이므로, 방청이 허락됐다고 해서 기록까지 자동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보조인 선임부터 방청·보도 대응까지 여섯 단계
원칙을 파악했다면, 실제 사건에서는 다음 순서로 챙겨야 합니다.
변호사 보조인부터 선임 — 변호사를 보조인으로 선임하면 소년법 제17조에 따라 소년부 판사의 별도 허가 없이 곧바로 심리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조사 단계부터 보조인이 함께하면 소년의 첫 진술이 불리하게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방청이 필요한 사람은 사전에 허가부터 — 조부모나 다른 가족처럼 함께 참석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심리기일 전에 소년부에 방청 허가를 미리 신청해야 합니다. 당일 현장에서 요청하면 시간에 쫓겨 거절되기 쉽습니다.
공동비행 사건은 분리 심리·방청 제한 여부를 확인 — 여러 소년이 함께 연루된 사건이라면 다른 소년에 관한 부분의 방청이 제한되는지, 심리가 나뉘어 진행되는지를 담당 재판부에 미리 확인해 불필요한 노출을 막습니다.
피해자 측 방청 신청에는 의견을 개진 — 피해자나 그 대리인이 방청을 신청한 경우, 소년의 정서적 안정이나 절차 진행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필요하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방청을 막을 권리까지는 아니지만 판사의 재량 판단에 참고자료가 됩니다.
보도 조짐이 보이면 제68조 위반을 즉시 짚기 — 사건이 SNS나 학교 내에서 이미 퍼져 언론·유튜브 등이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다루려 한다면, 소년법 제68조 위반 소지를 알리는 내용증명 발송이나 형사고소를 검토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해야 합니다.
기록 열람·등사도 별도 허가 사항임을 챙기기 — 심리가 끝난 뒤 상대방 측이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경우, 방청 허가와 별개로 소년법 제30조의2에 따른 판사의 개별 허가가 필요합니다. 우리 쪽에서 기록이 필요할 때도 보조인 명의로 신청하면 심리 개시 결정 후에는 별도 허가 없이 열람할 수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비공개 원칙은 알아야 지킬 수 있습니다
비공개 원칙은 법이 소년에게 준 보호 장치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방청 허가 신청, 보조인 선임, 보도금지 위반 대응은 모두 당사자가 제때 챙겨야 실효성이 생깁니다.
소년보호재판의 비공개 원칙과 방청 허가 범위가 헷갈리신다면, 심리 기일 전에 보조인 선임과 방청 대응 방안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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