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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형법보다 무거운 가중처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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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형법보다 무거운 가중처벌 이유 

김상훈 변호사

SNS나 커뮤니티, 단체 카카오톡방에 상대방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받는 분들 중 상당수는 "형법상 명예훼손이니 벌금 몇백만 원 정도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적용되는 죄명은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인 경우가 많고, 이 조문은 같은 명예훼손이라도 형법보다 훨씬 무거운 벌금과 징역형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벌금 액수 차이는 생각보다 커서, 초범이니 가볍게 넘어갈 것이라 예상했다가 예상보다 무거운 처분을 받고서야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같은 명예훼손인데 적용 법조에 따라 형량이 이렇게까지 벌어지는지, 그 기준을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정보통신망법과 형법, 같은 명예훼손을 가르는 기준

명예훼손이 문제되는 사건에서 가장 먼저 갈리는 것은 "어느 법을 적용받는가"입니다. 인터넷 게시판, 카카오톡 단체방, 블로그, SNS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진 명예훼손은 원칙적으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고, 그 외 직접 대면한 자리나 오프라인에서의 발언에 의한 명예훼손은 형법 제307조가 적용됩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신문·잡지 같은 출판물을 통한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법이 아니라 형법 제309조(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가 별도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세 조문 모두 "사실을 적시한 경우"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로 다시 나뉘고, 허위사실을 적시했을 때 형이 훨씬 무거워지는 구조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같은 사실적시·허위사실적시라도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의 상한, 특히 벌금 상한이 최대 6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어차피 벌금형이니 큰 문제 아니다"라고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실제 구형이나 약식명령 액수를 받아 보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와 형법 제309조는 모두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형법 제307조(일반 명예훼손)는 비방할 목적이 없어도 성립합니다. 즉 정보통신망법 적용 여부는 단순히 "온라인이냐 아니냐"만이 아니라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가라는 주관적 요건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벌금 3천만원 대 500만원, 조문별 형량 차이의 근거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같은 사실적시라도 형법 제307조 제1항(일반 명예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09조 제1항(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칩니다. 징역 상한은 큰 차이가 없지만 벌금 상한은 정보통신망법이 형법 제307조의 6배, 형법 제309조의 4배를 넘습니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인 반면, 형법 제307조 제2항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09조 제2항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 상한은 정보통신망법과 형법 제309조가 7년으로 같지만, 벌금 상한은 정보통신망법이 형법 제309조의 3배를 넘습니다.

  • 사실적시 — 형법 307조1항 2년·500만원 / 형법 309조1항(출판물) 3년·700만원 / 정보통신망법 70조1항 3년·3000만원

  • 허위사실적시 — 형법 307조2항 5년·1000만원 / 형법 309조2항(출판물) 7년·1500만원 / 정보통신망법 70조2항 7년·5000만원

형량이 이렇게 벌어지는 이유는 입법자가 정보통신망의 전파력을 특별히 무겁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은 그나마 사실 확인 절차와 편집 책임이 존재하지만, 정보통신망을 통한 게시물은 별다른 확인 없이 순식간에 무제한으로 확산되고 삭제도 쉽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은 특정 소수에게만 전달됐더라도 그 상대방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어, 단체 카톡방이나 비공개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라도 공연성이 쉽게 부정되지 않습니다.

정보통신망법과 형법 제309조에 공통으로 요구되는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방향이 반대되는 주관적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2020. 3. 2. 선고 2018도15868 판결에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 있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대로 개인적 원한이나 감정 다툼에서 비롯된 게시물이라면, 설령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라도 이 요건이 인정되기 쉬워 정보통신망법 적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절차적으로는 세 조문 모두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거나 이미 제기된 공소도 기각됩니다(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 형법 제312조 제2항). 헌법재판소도 2021. 4. 29. 선고 2018헌바113 결정에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한 것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라는 절차적 성격이 형량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니므로, 합의 여부와 별개로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른 처벌 수위 차이는 그대로 남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조문 특정부터 합의 전략까지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 사건에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게시물의 특정과 증거 보전이 우선 — 문제된 게시물의 URL, 게시 일시, 작성자 계정, 조회수·공유 횟수 등을 캡처로 남기고, 삭제되기 전에 공증이나 증거보전 신청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적용 여부를 다투려면 애초에 "정보통신망을 통한" 게시라는 사실 자체가 명확히 증명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 비방할 목적 유무를 먼저 따진다 — 가해자 입장이라면 게시 경위와 동기가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는지(예: 소비자 피해 공유, 공익 제보성 글)를 검토해 비방목적을 다투고, 피해자 입장이라면 반대로 게시자의 반복성·악의성·과거 갈등 이력 등을 정리해 비방목적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 적용 법조를 명확히 특정해 고소·의견서 작성 — 고소장이나 의견서에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적용을 주장할 근거(매체의 성격, 전파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수사기관이 형법상 일반 명예훼손으로 낮춰 처리하거나 반대로 과잉 적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반의사불벌 구조를 활용한 합의 전략 — 가해자 입장이라면 처벌불원 의사 확보를 위한 조기 합의를, 피해자 입장이라면 합의금 산정 시 벌금 상한 차이(최대 5천만원)를 협상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처벌 수위와 별개로 형사절차 자체를 조기에 종결시키는 실질적 효과가 있습니다.

  • 형사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검토 — 형사 처벌과 무관하게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며, 형사 절차에서 확보한 게시물·전파 범위 자료는 민사소송에서 손해액을 산정하는 근거로도 그대로 활용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게시물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

명예훼손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어차피 벌금형이니 크게 걱정할 일 아니다"라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정보통신망을 통한 게시물인지,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 차이는 벌금 몇백만 원 수준이 아니라 최대 몇천만 원 단위로 벌어집니다.

명예훼손 게시물로 고소장을 받았거나 반대로 피해를 입어 대응을 고민 중이라면, 어느 조문이 적용될 사안인지부터 먼저 확인하고 증거 확보와 합의 전략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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