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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이사 부정행위, 모회사 주주의 다중대표소송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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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이사 부정행위, 모회사 주주의 다중대표소송 대응법 

김상훈 변호사

자회사 이사가 계열사 부당지원, 자금 유용, 배임적 거래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끼쳤는데도, 정작 그 자회사가 문제의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와 자회사 경영진이 한 몸처럼 움직이거나, 모회사 눈치를 보며 문제를 조용히 덮으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 모회사 주주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해를 입은 곳은 자회사인데, 정작 그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모회사 주주이다 보니 자신에게 직접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다중대표소송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다중대표소송이 필요해지는 전형적인 상황

다중대표소송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지배·종속 관계에 있을 때, 자회사 이사의 부정행위에 대해 자회사 스스로 책임을 묻지 않는 상황을 겨냥한 제도입니다. 기존의 일반 대표소송(상법 제403조)은 문제된 회사의 주주만 원고가 될 수 있어,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자회사 경영진이 그 이사와 이해관계를 같이하거나, 모회사 지배주주의 뜻에 따라 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 이 공백은 그대로 손해로 이어졌습니다.

2020년 개정 상법으로 신설된 상법 제406조의2는 바로 이 지점을 메웁니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충분히 지배하고 있다면,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를 대신해 그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다만 아무 상황에서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자회사 관계의 지분율과 원고 적격 요건을 먼저 갖춰야 합니다 — 이 요건을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모자회사 지분 요건부터 담보제공까지 다중대표소송의 성립 조건

다중대표소송이 성립하려면 먼저 모자회사 관계부터 갖춰야 합니다. 모회사가 자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이 기준에 못 미치면 애초에 다중대표소송 자체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 지분율은 소를 제기하기 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일단 적법하게 소가 제기된 뒤에는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이 50% 이하로 감소하더라도(지분을 완전히 처분한 경우는 제외) 이미 진행 중인 소송의 효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원고가 될 모회사 주주 쪽 요건도 있습니다. 비상장회사의 모회사 주주는 모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보유해야 하고, 별도의 보유기간 제한은 없습니다. 반면 상장회사라면 상법 제542조의6 제7항에 따라 요건이 완화되어,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발행주식총수의 1만분의 50(0.5%) 이상을 보유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모회사 발행주식총수가 1,000만 주라면, 비상장 기준으로는 10만 주가 필요하지만 상장 기준으로는 6개월간 계속 보유한 5만 주만 있어도 요건을 채웁니다.

절차는 곧바로 소송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회사에 서면으로 제소를 청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청구는 자회사의 감사(또는 감사위원회) 앞으로 보내야 하며, 이사의 어떤 행위가 어떤 손해를 발생시켰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자회사가 청구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때 비로소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를 위해 직접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30일을 기다리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급박한 사정이라면, 청구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30일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중대표소송에도 남용을 막는 장치가 있습니다. 소를 제기한 뒤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소를 취하하거나 청구를 포기·인낙하거나 화해할 수 없고, 자회사 측이 청구인의 악의를 소명하면 법원은 상당한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손해배상금은 원고인 모회사 주주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에게 귀속됩니다. 상법 제399조에 따라 이사가 법령·정관에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그 이사가 배상책임을 지는 대상도 회사이므로, 다중대표소송의 목적 역시 자회사의 재산을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지분율 확인부터 제소청구, 소 제기까지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모자회사 지분율부터 확인 —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50%를 초과 보유하는지, 그리고 의뢰인이 비상장 1% 또는 상장 6개월·0.5%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가장 먼저 따집니다.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다중대표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다른 대응(자회사 단독 대표소송·이사해임청구 등)으로 전환할지부터 판단합니다.

  • 이사의 부정행위와 손해를 구체적으로 특정 — 계약서·회계자료·이사회 의사록 등을 토대로 어떤 행위가 어떤 임무해태·법령위반에 해당하고, 자회사에 얼마의 손해를 발생시켰는지를 정리합니다. 이 특정이 부실하면 이후 제소청구서와 소장 모두 부실해집니다.

  • 자회사 감사(위원회) 앞으로 서면 제소청구 — 청구 내용과 발송일, 수령 여부를 기록으로 남겨 30일 기산점을 명확히 합니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우려되는 사안이라면 청구 없이 곧바로 제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합니다.

  • 30일 경과 후(또는 즉시) 소 제기 — 자회사 본점 소재지 관할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자회사가 소송에 참가하도록 하거나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청합니다. 이사 측이 재산을 은닉·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소송과 별도로 가압류도 함께 검토합니다.

  • 담보제공 신청 등 상대방 대응에 대비 — 자회사나 이사 측이 청구인의 악의를 주장하며 담보제공을 신청할 가능성에 대비해, 청구의 근거와 손해 자료를 처음부터 탄탄하게 준비해 둡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지분 구조가 바뀌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이유

다중대표소송은 소를 제기하는 시점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요건을 따집니다. 시간을 끄는 사이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추가로 처분하거나 합병·분할 등으로 지배구조 자체가 바뀌면, 애초에 소송 요건을 갖추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는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된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입장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사의 재산 소재 파악과 증거 확보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자회사 이사의 부정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는데 자회사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모자회사 지분 요건부터 확인하고 다중대표소송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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