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돈으로 산 아들 명의 아파트, 처분 막을 수 있나
아버지 돈으로 산 아들 명의 아파트, 처분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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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돈으로 산 아들 명의 아파트, 처분 막을 수 있나 

김강희 변호사


아버지 돈으로 산 아들 명의 아파트, 처분 막을 수 있나


사건 개요


자녀 명의로 부동산을 마련해 주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대출이나 세금 문제 때문에, 혹은 자녀 앞으로 재산을 미리 정리해 두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가 매매대금 전액을 부담하면서 등기만 아들 이름으로 올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 부자간의 사이가 틀어지거나, 아들이 사업 실패나 급전이 필요한 사정으로 그 아파트를 팔려고 나설 때 벌어집니다.

실제로 "아파트 값을 내가 다 냈는데, 등기만 아들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아들이 마음대로 팔겠다고 한다"며 상담을 청해 오는 아버지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심지어 아들이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이미 매수인을 구해 계약까지 진행하려는 단계에서 뒤늦게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내 돈으로 산 집인데 왜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느냐"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법은 그 억울함이 아니라 등기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매도인이 그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사안은 자금을 누가 냈는지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명의신탁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매도인이 선의였는지 악의였는지에 따라 아버지가 되찾을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자체'인지 '돈'인지가 완전히 갈립니다. 이 구분을 먼저 하지 않고 움직이면, 급한 마음에 잘못된 절차를 밟아 시간과 비용만 소모하기 쉽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매도인과 실제로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아버지인지 아들인지입니다. 아버지가 계약 당사자였다면 등기만 아들 이름으로 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중간생략등기형)'이고, 아들이 직접 계약 당사자로 나섰다면 '계약명의신탁'입니다. 둘째, 계약명의신탁인 경우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는지입니다(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단서). 셋째, 이 구분에 따라 아들 명의 등기 자체의 효력이 유효인지 무효인지가 갈립니다. 넷째, 등기의 효력에 따라 아버지가 형사·민사적으로 어떤 수단을 쓸 수 있는지가 결정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명의신탁은 배우자·종중 간 명의신탁과 달리 부동산실명법상 특례(제8조)의 대상이 아닙니다. 종중이나 배우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는 조세포탈 등의 목적이 없으면 예외적으로 유효하지만, 부모·자녀 관계는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의신탁약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같은 법 제4조 제1항), 등기의 효력만 앞서 말한 네 가지 기준에 따라 달리 판단됩니다. 이 뼈대를 먼저 세우지 않으면, 처분을 막을 방법이 있는 사안인지 없는 사안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명의신탁의 유형과 매도인의 선의 여부부터 가려내기


대응 방향을 정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습니다. 어떤 유형의 명의신탁인지, 그리고 부동산 자체를 되찾을 수 있는 사안인지 돈으로만 정리해야 하는 사안인지를 먼저 가리는 일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계약서·등기부·자금 흐름부터 재구성합니다.

매매계약서상 매수인란에 누구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계약 협상과 중도금·잔금 지급을 실제로 누가 진행했는지, 계좌 이체 내역과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일자를 대조해 실제 계약당사자가 아버지인지 아들인지부터 특정합니다. 이 특정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을 가르는 출발점이며, 이후 모든 대응 방향이 여기서 갈립니다.

2) 계약명의신탁으로 판명될 경우 매도인의 인식 여부를 확인합니다.

아들이 직접 계약당사자였던 것으로 확인되면, 매도인이 그 이면에 아버지의 자금이 있다는 사정을 알았는지가 등기의 효력을 가릅니다. 매도인이 몰랐다면(선의) 아들 명의 등기는 유효하게 남고, 알았다면(악의) 등기도 무효가 됩니다. 매도인의 진술 확보, 계약 체결 경위에 자금출처를 캐묻는 정황이 있었는지, 계약서에 이례적인 특약이 있는지를 정리해 이 선의·악의를 뒷받침할 자료로 남깁니다.

3) 형사적 대응 가능성을 정확하게 안내합니다.

많은 의뢰인이 "아들을 횡령으로 고소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립했습니다(중간생략등기형에 대한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양자간 명의신탁에 대한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관계는 형법이 보호할 만한 신임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이 점을 먼저 정확히 안내해, 실효성 없는 고소전략에 시간을 쓰지 않고 민사적 보전조치에 곧바로 집중하도록 방향을 잡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유형에 맞는 회수·보전 절차를 설계하기


유형이 가려지면, 그때부터는 각 유형에 맞는 절차를 신속하게 밟는 것이 관건입니다. 처분이 실제로 끝나 버리기 전에 움직여야 하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절차를 나누어 설계합니다.

1)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라면 처분금지가처분과 등기말소로 부동산 자체를 지킵니다.

아버지가 계약당사자였던 경우, 매도인과의 매매계약 자체는 유효하지만 아들 명의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입니다. 이때는 아버지가 매도인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아들 명의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매매·근저당 설정 등 처분을 즉시 저지합니다. 동시에 매도인을 대위해 아들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고, 최종적으로 매도인으로부터 아버지 명의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부동산 자체를 되찾는 절차를 진행합니다.

2) 계약명의신탁이고 매도인이 선의였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보전합니다.

아들이 계약당사자였고 매도인이 선의였다면 아들이 완전한 소유자이므로, 부동산 자체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걸 물권적 근거가 없습니다. 이 경우 판례는 아버지가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아들에게 제공한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그래서 부동산 처분 소식이 들리는 즉시,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를 신청해 처분대금이나 아들의 다른 재산을 먼저 묶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3) 증거와 소멸시효를 함께 관리합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채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 이체내역이나 계약 경위에 관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자금 지급 당시의 계좌내역, 등기 경위에 관한 가족 간 대화·메시지 등을 조기에 정리해 두는 것이 나중에 협상이든 소송이든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론


"내 돈으로 산 집이니 당연히 내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이런 사건을 풀어낼 수 없습니다. 법은 자금을 누가 냈는지가 아니라, 계약 당사자가 누구였는지와 매도인이 그 사정을 알았는지를 기준으로 부동산 자체를 돌려받을 수 있는 사안인지, 돈으로만 정리해야 하는 사안인지를 가릅니다.

이 구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로 뒷받침하기 어려워지고, 아들이 실제로 처분을 마쳐 버리면 되돌리는 절차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아들 명의로 된 부동산의 처분 움직임이 감지된다면, 지금이 어떤 유형의 명의신탁인지를 먼저 가리고 처분금지가처분이든 가압류든 보전조치를 서둘러야 할 시점입니다. 상황을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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