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자기거래, 이사회 승인 없이 진행했다고 곧바로 배임죄가 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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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자기거래, 이사회 승인 없이 진행했다고 곧바로 배임죄가 되진 않는다 

강대현 변호사

회사 이사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다른 회사와 거래하거나, 본인 소유 부동산을 회사에 매각하는 등 이사 자신의 이익이 걸린 거래를 할 때는 상법상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승인 절차를 빠뜨렸다는 사실만으로 이사가 곧바로 배임죄로 처벌받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사회 승인 흠결과 형사상 배임죄 성립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여서, 승인을 받지 않은 거래라도 조건이 공정했다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승인을 받았더라도 거래 자체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이사회 승인이 왜 필요한지, 승인이 없을 때 거래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배임죄가 실제로 성립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이사의 자기거래란 무엇인가 —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이유

이사의 자기거래란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 또는 주요주주 등이 이러한 거래를 하려면 미리 이사회에서 그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사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회사가 매입하는 경우, 이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다른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 회사가 이사에게 금전을 대여하거나 이사의 채무를 보증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자기거래 유형입니다.

이 조항을 두는 이유는 이해상충 상황을 사전에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사는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자신의 이익이 걸린 거래를 스스로 결정하게 두면 회사에 불리한 조건이라도 밀어붙일 위험이 있습니다. 이사회 승인 절차는 다른 이사들이 거래조건의 공정성을 사전에 심의하게 함으로써 이런 위험을 걸러내는 장치입니다.

요건도 까다롭습니다. 이사회 승인은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 이루어져야 하고, 해당 이사는 이사회에서 거래상대방·거래조건·이해관계 내용 등 중요사실을 미리 밝혀야 합니다. 이 개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통상적인 안건처럼 형식적으로만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뒤에서 살펴보듯 유효한 승인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 부동산 등 자산을 이사와 회사 사이에서 매매·교환하는 거래

  • 회사가 이사에게 금전을 대여하거나 이사의 채무를 보증·담보제공하는 거래

  • 이사가 대표이사나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

  • 이사가 제3자의 대리인·수임인으로서 회사와 체결하는 거래

상법 제398조는 이사가 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에 예기치 못한 손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통제장치다.

승인 없이 이루어진 자기거래 — 사법상 효력은 어떻게 되나

이사회 승인 없이 이루어진 자기거래는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승인은 거래에 앞서 받는 것이 원칙이고, 거래가 끝난 뒤 이사회가 사후에 추인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무효인 거래가 유효로 전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이해입니다. 절차를 나중에 갖췄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무효는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591 판결은 이사회 승인 없는 자기거래에 대해 상대적 무효설을 채택했습니다. 회사가 거래상대방에게 무효를 주장하려면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대방이 승인이 없었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는 점까지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정상적으로 거래에 응했다면 거래는 유효하게 유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민사상 효력 문제는 형사상 배임죄가 성립하는지와는 별개의 축입니다. 거래가 무효라고 해서 곧바로 이사에게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거래가 유효로 유지된다고 해서 배임죄가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거래의 무효 여부와 별도로, 이사 개인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회사에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승인 없이 이루어진 자기거래로 회사에 손해가 생겼다면, 거래 자체의 무효 여부와 무관하게 이사는 이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별도로 부담할 수 있습니다.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배임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과 업무상배임을 정한 제356조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성립합니다. 이사는 회사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는 지위에 있으므로 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사회 승인 흠결이 그 자체로 임무위배행위나 손해발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상법상 절차 위반이자 민사상 무효 사유일 뿐이고,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별도로 거래조건이 회사에 불리했는지, 그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거래조건이 시가에 부합하고 회사에 실질적으로 불리하지 않았다면,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절차적 흠결만으로는 배임죄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이사회 승인을 제대로 받았다고 해서 배임죄가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승인이라는 절차와 거래의 실질적 공정성은 별개이기 때문인데,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이사회 승인 없이 이루어진 자기거래라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배임죄는 거래조건의 불공정성과 그로 인한 회사의 손해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성립한다.

배임죄가 실제로 성립하는 지점 — 거래조건의 불공정성과 회사의 손해

배임죄에서 임무위배 여부는 결과적인 손실 유무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내부 규정 준수 여부, 이해상충 상황을 은폐했는지, 거래조건이 시가나 통상적인 거래조건에서 벗어난 정도, 대안을 비교 검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이사 소유 부동산을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에 회사가 매입하거나, 이사가 대표로 있는 다른 회사에 무이자·장기 조건으로 거액을 대여했다면 임무위배로 평가될 소지가 큽니다.

손해 요건도 폭넓게 인정됩니다. 현실적으로 재산이 감소한 경우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경제적 관점에서 이미 손해가 발생한 것과 사실상 같다고 볼 만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야기된 경우도 손해로 인정됩니다. 다만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이를 앞서의 예에 적용하면, 이사가 대표로 있는 다른 회사에 담보 없이 거액을 대여했다면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회수가 어려워질 위험이 구체화된 시점에 배임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가에 맞춰 정상적인 조건으로 부동산을 매도한 경우라면,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임무위배나 손해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거래조건이 시가·통상거래조건에서 벗어난 정도

  • 이사 본인이나 제3자가 실제로 이익을 취득했는지

  • 회사가 다른 대안을 비교·검토했는지

  • 이해상충 사실을 은폐한 채 거래를 진행했는지

이사회 승인을 받았어도 안심할 수 없는 경우

이사회에서 형식적으로 결의를 거쳤다고 해서 언제나 유효한 승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가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그 거래가 이익상반거래로서 공정한지에 관한 실질적인 심의 없이 통상의 안건처럼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상법 제398조가 요구하는 이사회 승인이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개시의무를 다하지 않은 형식적 결의는 승인의 외형만 갖췄을 뿐이라는 뜻입니다.

형사책임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임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임무위배행위로 회사나 회사의 주주·채권자에게 손해가 될 행위를 했다면,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그 배임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다는 사정이 있었다고 해서 본인인 회사에 손해가 없다거나 배임의 범의가 없다고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임행위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 결의는 절차적 요건일 뿐, 거래의 실질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면 형사책임은 별도로 발생한다.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 특별배임죄와 이득액에 따른 가중

이사의 배임에는 형법상 업무상배임죄 외에 상법 제622조가 정한 이사 등의 특별배임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사가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큰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이 법에 따르면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거래로 얻은 이득액 규모가 커질수록 상법상 특별배임죄가 아니라 이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입니다.

실제 양형에서는 손해액 규모 외에도 사후 원상회복이나 손해배상 여부, 승인절차를 준수하려 한 정도, 동종 전력이나 반복성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승인절차를 거치려 노력한 정황이 있다면 정상참작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배임죄 성립을 막는 면책 사유는 아니라는 점은 앞서 본 대로입니다.

이때 이득액은 자기거래로 이사나 제3자가 실제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 또는 회사에 발생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무이자로 대여한 금액 전액이 곧바로 이득액이 되는 것은 아니고, 정상적인 이자율과의 차액이나 회수불능이 확정된 금액처럼 구체적으로 산정 가능한 범위가 기준이 되므로,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자기거래 리스크를 줄이는 실무 절차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에 앞서 이사회에 거래상대방, 거래조건, 이해관계 내용을 구체적으로 개시하고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는 것입니다. 이때 거래 당사자인 이사는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자본금 10억원 미만이어서 이사회를 두지 않은 소규모 회사라면 이사회 승인 대신 주주총회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중요사실 개시와 공정성 심의라는 실질은 그대로 요구됩니다.

거래조건의 공정성은 독립적인 감정평가나 외부 자문을 통해 시가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는 훗날 분쟁이 생겼을 때 임무위배가 아니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아울러 이사회 의사록에는 개시된 중요사실과 심의 경과를 구체적으로 남겨두어야, 나중에 형식적 결의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있습니다.

감사가 있는 회사라면 감사의 역할도 점검해야 합니다. 상법 제391조의2 제1항에 따라 감사는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권리가 있으므로, 자기거래 안건을 상정할 때 감사에게도 중요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갖춰두면 심의의 실질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 거래 전 이사회에 거래조건·이해관계 구체적으로 개시

  •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 및 특별이해관계인 의결권 제한 확인

  • 독립적 감정평가·외부 자문으로 거래조건의 시가 부합 여부 검증

  • 이사회 의사록에 심의 경과와 개시사실 구체적으로 기재

자주 묻는 질문

Q. 이사회 승인 없이 자기거래를 했다면 그 계약은 무조건 무효인가요?

A. 원칙적으로 무효이지만 회사와 거래상대방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만 무효로 다뤄집니다. 회사가 무효를 주장하려면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하므로, 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이었다면 거래는 유효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Q. 승인 없이 자기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배임죄로 처벌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배임죄는 임무위배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가했을 때 성립하므로, 거래조건이 공정하고 회사에 손해가 없다면 승인 절차를 빠뜨렸다는 사정만으로는 배임죄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면 배임죄를 피할 수 있나요?

A. 승인 자체가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중요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형식적 결의였거나 거래 조건 자체가 회사에 불리했다면, 승인을 받았더라도 배임죄 성립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자본금 규모가 작은 회사도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나요?

A. 자본금 10억원 미만이어서 이사회를 두지 않은 회사라면 이사회 승인 대신 주주총회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중요사실 개시와 공정성 심의라는 실질은 그대로 요구됩니다.

Q. 자기거래로 인한 배임죄는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상법 제622조의 특별배임죄가 적용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이득액 규모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부터 무기징역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Q. 이사가 대표로 있는 다른 회사와의 거래도 자기거래에 해당하나요?

A. 해당합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 본인뿐 아니라 이사가 제3자의 계산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사가 대표이사나 최대주주로 있는 다른 회사와 거래할 때도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맺음말

이사의 자기거래는 이사회 승인이라는 절차적 요건과, 그 거래가 실제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따지는 배임죄의 실체적 요건이 서로 다른 차원에서 작동합니다.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승인 절차를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승인 없는 거래는 민사상 무효 위험을 안고 있고, 거래조건이 불공정하다면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배임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거래조건의 공정성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자료를 갖추고, 이사회에서 이해상충 사실을 구체적으로 개시해 실질적인 심의를 거치는 것입니다. 이미 승인 없이 거래가 이루어졌거나 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 거래 당시의 시가 자료와 의사결정 경위를 정리해 임무위배와 손해 발생 여부를 각각 따져보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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