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횡령 의심되는 주주가 행사하는 방법과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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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횡령 의심되는 주주가 행사하는 방법과 요건 

강대현 변호사

회사 자금이 이상하게 빠져나가는 정황을 알아챈 주주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정보 부족입니다. 대표이사나 지배주주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같은데, 재무제표만 봐서는 구체적으로 어디서 얼마가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일정 지분을 가진 소수주주에게 회사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직접 열람·등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지분율 요건부터 청구서 작성법, 회사가 거부했을 때의 대응까지 절차마다 놓치기 쉬운 지점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횡령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을 실제로 어떻게 행사하는지,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고 회사가 거부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이란 — 횡령 의심을 확인하는 첫 단추

회사는 매 결산기마다 재무제표를 작성해 주주에게 공시하지만, 재무제표는 한 해 동안의 거래를 압축해 요약한 결과물일 뿐입니다. 특정 시기에 얼마가 어느 계좌로 빠져나갔는지, 그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떤 명목으로 처리됐는지는 총계정원장이나 전표, 통장 거래내역 같은 회계장부와 그 근거서류를 직접 봐야 드러납니다. 상법 제466조 제1항은 그래서 일정 지분을 가진 주주에게 재무제표를 넘어 회계장부와 서류 자체를 열람·등사할 수 있는 권리를 별도로 인정합니다.

이 권리가 횡령 의심 사안에서 특히 요긴한 이유는, 이사나 지배주주가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정황이 있어도 외부에서는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만으로는 확인할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을 행사하면 의심되는 계정의 입출금 내역, 거래 상대방, 증빙자료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여기서 확보한 자료는 이후 형사고소나 손해배상청구의 핵심 증거로도 이어집니다. 이사해임청구나 대표소송처럼 상법이 주주에게 인정하는 다른 권리들도 결국 회사의 업무·재산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제로 하는데,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권은 바로 그 정보를 확보하는 출발점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권리는 아무 주주나 곧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하므로, 다음 항목부터 그 요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재무제표는 결과를 요약한 서류일 뿐이고, 자금이 실제로 어디로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는 회계장부와 그 근거서류를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청구 요건 — 지분율과 보유기간부터 확인해야 한다

비상장회사의 주주는 상법 제466조 제1항에 따라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경우에 회계장부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지분율은 반드시 한 사람이 채울 필요는 없고, 여러 주주가 지분을 합산해 3% 요건을 충족하는 공동청구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대표이사의 자금 유용을 의심하는 소액주주 여러 명이 힘을 합쳐 요건을 채우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상장회사는 상법 제542조의6 제4항이 별도의 특례를 둡니다.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상장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만분의 10(0.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자는 제466조에 따른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그 기준이 1만분의 5(0.05%)로 더 낮아집니다. 지분율 문턱은 비상장회사보다 낮아지지만, 그 대신 '6개월 계속보유'라는 별도의 시간 요건이 붙는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어느 쪽이든 청구는 반드시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구두로 요청하거나 이유 없이 서면만 보내는 것은 적법한 청구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비상장회사 —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단독 또는 여러 주주 합산 가능).

  • 상장회사 — 6개월 계속보유 + 발행주식총수의 0.1%(대규모 상장회사는 0.05%) 이상.

  • 청구 방식 — 반드시 이유를 붙인 서면. 구두 청구는 요건 불비.

  • 공동청구 — 지분을 합산해 요건을 채우는 여러 주주의 공동 행사도 가능.

지분율 요건은 상장 여부에 따라 다르고, 상장회사는 지분율뿐 아니라 6개월 계속보유라는 시간 요건까지 함께 충족해야 한다.

청구서에 적을 '이유' — 얼마나 구체적이어야 통하나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다270163 판결은 청구서에 붙이는 '이유'를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판결에 따르면 청구 이유는 회사가 열람·등사에 응할 의무가 있는지, 어느 범위의 장부와 서류를 내줘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청구권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면 충분합니다. 그 이유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로 소명자료까지 첨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무적으로는 "횡령이 의심된다"는 식의 막연한 서술보다, 의심의 근거가 된 구체적 정황을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시기에 회사 계좌에서 대표이사 개인계좌로 반복적으로 거액이 이체된 정황을 확인했다거나, 특정 거래처와의 거래 조건이 시세와 비교해 비정상적으로 회사에 불리하게 체결된 정황이 있다는 식으로 경위와 목적을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때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자료 원본이나 사본을 청구서에 첨부할 의무까지는 없습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청구서에 기재된 이유 자체의 내용이 허위임이 명백하거나, 목적이 부당함이 서면상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에는 회사가 이를 근거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유를 적을 때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적는 것은 오히려 청구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청구 이유는 회사가 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면 충분하고, 증거자료까지 첨부할 필요는 없다.

회사의 거부와 그 한계 — 입증책임은 회사가 진다

상법 제466조 제2항은 회사가 그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열람·등사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청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주주가 증명할 필요는 없고, 거꾸로 회사 쪽이 그 청구가 부당하다는 사정을 증명해야만 거부가 정당화됩니다. 이 입증책임의 전환 구조가 소수주주권으로서 회계장부열람등사청구권을 실효성 있게 만드는 핵심 장치입니다.

부당성 여부는 주주가 그 권리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 행사의 목적, 악의성 유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청구인이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거나 경쟁관계로 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인데, 이때도 영업비밀 유출 우려나 경업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부당성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주주가 경업을 통해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가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을 때 비로소 부당성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밖에 회사가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 예를 들어 중요한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인 시점을 노려 청구하는 등 목적의 정당성이 의심되는 사정도 부당성 판단에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회사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사항이지, 주주가 미리 해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거부가 어려운 사유 — 단순한 영업비밀 유출 우려, 막연한 경업 가능성.

  • 거부가 인정될 수 있는 사유 —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가할 고도의 개연성, 이유 자체가 허위이거나 목적이 명백히 부당한 경우.

  • 입증책임 — 청구의 정당성이 아니라 부당성을 회사가 증명해야 한다.

회사는 청구가 부당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회계장부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 — 입증책임은 회사에 있다.

열람등사 대상의 범위 — 회계장부는 어디까지인가

대법원 1999. 12. 21. 선고 99다137 판결 등은 열람·등사의 대상이 되는 '회계의 장부와 서류'를, 주주가 열람·등사를 구하는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이 있는 회계장부와 그 근거자료가 되는 회계서류로 한정합니다. 청구 이유와 무관한 부분까지 무제한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므로, 청구서 단계에서 의심되는 자금 흐름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는 것이 열람 범위를 넓히는 데도 유리합니다.

자회사의 장부가 모회사에 보관되어 있는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문제됩니다. 대법원 2001. 10. 26. 선고 99다58051 판결은 회계장부의 작성명의가 반드시 모회사일 필요는 없다고 보아, 모회사가 사실상 보관·관리하고 있는 자회사의 장부도 열람등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그 장부를 사실상 관리하는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정되는 것이어서, 단순히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열람이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 통상 대상이 되는 자료 — 총계정원장, 전표, 통장 거래내역, 계약서 등 근거서류.

  • 범위의 한계 — 청구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 있는 부분에 한정.

  • 자회사 장부 —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음.

열람등사 대상은 청구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 있는 장부·서류로 한정되므로, 의심되는 자금 흐름을 구체적으로 특정할수록 확보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회사가 응하지 않을 때 — 가처분으로 강제하는 절차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를 무시하거나 미루는 경우, 실무에서는 본안소송인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청구의 소보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으로 다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본안소송은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횡령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자료가 폐기·수정되기 전에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가처분은 인용되면 회사에 부대체적 작위의무, 즉 실제로 열람·등사에 응해야 하는 의무를 지우는 결정이어서, 채권자인 주주는 본안판결로 얻으려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처분 단계에서 얻게 되는 만족적 가처분의 성격을 갖습니다. 그럼에도 회사가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에 간접강제(이행강제금 부과)를 신청해 이행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만족적 가처분인 만큼 법원이 인용 결정을 하면서 신청인에게 일정한 담보 제공을 명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청 단계에서부터 이 부담까지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절차 지연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절차는 통상 가처분 신청서 제출 → 법원의 심문(양쪽 주장과 소명자료 청취) →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인용 결정이 나오면 회사에 결정문이 송달되고, 그 후에도 회사가 열람·등사에 응하지 않으면 간접강제를 신청해 이행을 강제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회계장부열람등사가처분은 본안판결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만족적 가처분이어서, 실무에서는 본안소송보다 가처분으로 먼저 다투는 경우가 많다.

열람등사로 확인한 뒤 — 횡령 정황이 드러났다면

열람·등사를 통해 자금 유출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여기서 확보한 자료는 곧바로 다음 단계의 무기가 됩니다. 자금이 사적으로 유용된 사실이 뚜렷하다면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이나 이득액 규모에 따라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횡령)으로 형사고소를 검토할 수 있고,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상법 제403조에 따른 대표소송으로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안이 중대하다면 상법 제385조의 이사해임청구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열람등사 단계에서 확보한 총계정원장, 전표, 거래내역 등은 형사고소장이나 대표소송 소장에서 핵심 증거자료로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열람에 그치지 않고 등사를 통해 사본을 꼼꼼히 확보해 두는 것이, 이후 형사·민사 절차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회계장부 열람등사로 확보한 자료는 형사고소와 대표소송 모두에서 핵심 증거가 되므로, 열람에 그치지 않고 등사로 사본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분이 3%에 못 미치면 방법이 없나요?

A. 혼자서는 요건을 못 채우더라도 다른 주주와 지분을 합산해 3% 이상을 채우면 공동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장회사라면 6개월 계속보유를 전제로 지분율 기준이 0.1%(대규모 상장회사는 0.05%)까지 낮아지므로 이 요건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청구서에 횡령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까지 첨부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회사가 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청구 경위와 목적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면 충분하고, 그 이유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할 소명자료까지 첨부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Q. 회사가 청구를 무시하고 아무 답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나 방치에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신청해 열람·등사를 명하는 결정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회사가 결정에도 응하지 않으면 간접강제 신청으로 이행을 강제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Q. 회사의 모든 장부와 서류를 다 볼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열람등사 대상은 청구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이 있는 회계장부와 그 근거서류로 한정됩니다. 그래서 의심되는 자금 흐름이나 거래를 청구서에 구체적으로 특정할수록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집니다.

Q. 자회사의 장부도 열람할 수 있나요?

A. 모회사가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그 장부를 사실상 보관·관리하고 있다면 작성명의가 모회사가 아니더라도 열람등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다만 단순히 계열사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열람등사로 횡령이 확인되면 바로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업무상횡령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 형사고소, 이사를 상대로 한 대표소송, 사안에 따라 이사해임청구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등사로 확보한 사본이 이후 절차의 핵심 증거가 되므로 자료 확보를 꼼꼼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은 횡령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주주가 합법적으로 회사 내부의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입니다. 지분율과 보유기간 같은 형식 요건, 청구 이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지, 회사가 거부했을 때 가처분으로 어떻게 대응하는지까지 각 단계마다 판례가 세워둔 기준이 있고, 이 기준을 놓치면 정당한 청구도 늦어지거나 좌절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 기업의 소수주주 분쟁에서는, 회사가 열람등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절차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서를 보내기 전에 자신의 지분 요건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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