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기회유용 이사, 상법 위반과 배임죄는 어디서 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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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기회유용 이사, 상법 위반과 배임죄는 어디서 갈리나 

강대현 변호사

이사로 재직하면서 알게 된 사업 정보를 자신의 개인 회사나 가족 명의 법인을 통해 따로 추진했다가, 뒤늦게 회사와 다른 이사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 고소를 동시에 통보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법은 이사회 승인 없이 회사의 사업기회를 이용한 이사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고, 형법은 그 행위가 임무위배와 불법이득의 의사로 이루어졌다면 별도로 배임죄를 묻습니다. 두 책임은 요건도 다르고 입증 방식도 달라,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고 안심했다가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배임죄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상법 제397조의2 위반과 배임죄가 실제로 어디서 갈리는지,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이 둘을 구분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회사 기회를 가로챈 이사, 두 갈래 책임이 동시에 문제된다

이사가 재직 중 얻은 사업기회를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회사와 다른 주주들은 크게 두 가지 트랙으로 그 이사를 상대합니다. 하나는 상법 제397조의2가 정한 회사기회유용금지 위반을 근거로 한 손해배상청구이고, 다른 하나는 형법상 배임죄(이득액 규모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로 고소·고발하는 것입니다. 두 절차는 서로 별개로 진행되며, 하나에서 결론이 났다고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안이 형사에서는 무죄로 끝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두 책임이 갈리는 이유는 각각이 보호하려는 것과 성립요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법 397조의2는 이사가 이사회 승인이라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핵심으로 보는 회사법상 의무 위반 규정이고, 배임죄는 이사의 주관적 인식과 회사에 실제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까지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형사범죄입니다. 이사회 승인 여부, 그 이사의 고의, 회사가 입은 손해의 실질이라는 세 축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실관계도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음 항목부터 각 책임의 구체적 요건을 짚어보겠습니다.

상법 397조의2는 이사회 승인 절차를 지켰는지를 묻는 회사법상 책임이고, 배임죄는 임무위배의 고의와 회사의 실제 손해까지 입증되어야 하는 형사책임이다 — 이 둘을 같은 잣대로 재면 안 된다.

상법 제397조의2 — 이사회 승인 없는 사업기회 이용의 민사책임

상법 제397조의2는 2011년 상법 개정으로 신설되어 2012년 4월 15일부터 시행된 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거나 회사의 정보를 이용한 사업기회로서 회사가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업기회, 또는 회사가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업기회로서 회사의 정관상 목적사업에 속하는 사업기회를, 이사회의 승인 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여기서 이사회 승인은 형식적 결의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가중 정족수 요건까지 두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이사와 이를 승인한 다른 이사들까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특히 실무상 중요한 것은 "회사가 얻은 이익은 손해로 추정한다"는 규정입니다. 즉 이사가 그 사업기회를 이용해 얻은 이익의 규모만 입증되면 회사에 같은 규모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일단 추정되고, 그 추정을 뒤집는 것은 이사 쪽의 몫이 됩니다. 회사나 주주 입장에서는 실제 손해액을 처음부터 정밀하게 입증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여서, 민사상 책임 추궁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 요건① — 직무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한 사업기회로서 회사의 현재·장래 사업과 밀접히 관련

  • 요건② — 회사의 정관상 목적사업에 속하는 사업기회로서 역시 밀접히 관련

  • 승인 정족수 — 이사 3분의 2 이상(일반 이사회 결의보다 가중된 요건)

  • 위반 효과 — 그 이사와 승인 이사 연대배상, 회사가 얻은 이익은 손해로 추정

배임죄의 성립요건 — 임무위배와 불법이득의 의사,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것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정합니다. 이사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이런 행위를 했다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올라가고, 그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배임죄가 상법 397조의2 위반과 구별되는 핵심은 주관적 요건입니다. 배임죄는 단순히 이사회 승인을 안 받았다는 절차 위반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이사가 자신의 임무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그 행위로 나아갔다는 고의 — 판례상 불법이득의 의사 — 가 검사에 의해 입증되어야 합니다. 또한 배임죄에서 말하는 "손해를 가한 때"는 현실적으로 재산이 감소한 경우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되지만, 그 위험조차 구체적으로 특정해 입증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임무위배행위 — 이사가 그 지위·직무상 부담하는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

  • 고의(불법이득의사) — 위배 사실과 이익 취득·손해 발생을 인식하며 행위로 나아감

  • 재산상 손해 —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손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도 포함

  • 이득액 규모 —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 진입

이사회 승인이 있었다면 — 민사와 형사에서 다르게 작동하는 이유

이사회 승인을 제대로 받아뒀다면 상법 397조의2 위반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사 3분의 2 이상의 승인이라는 요건을 충족한 이상, 그 사업기회를 이용한 것 자체는 더 이상 회사법상 의무 위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승인이 형사상 배임죄까지 자동으로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배임죄가 보호하려는 것은 회사의 실질적 재산이지, 이사회라는 기관이 형식적으로 거친 절차 자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문제되는 것은 승인의 '실질'입니다. 이해관계 있는 이사가 표결에 참여해 정족수를 채웠거나, 사업기회의 가치나 회사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안건을 통과시킨 경우, 그 승인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사의 형사책임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이사회가 외부 자문을 받아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이해관계 있는 이사를 의결에서 배제한 뒤 독립적인 이사들이 판단해 승인했다면, 그 승인은 민사책임을 조각시킴은 물론 형사상 임무위배 여부를 판단할 때도 이사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판단 기준

회사기회유용이 문제된 사건에서 법원이 실제로 살피는 것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문제된 사업기회가 회사가 현재 하고 있거나 장차 할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혹은 정관상 목적사업에 속하는지입니다. 회사가 자금력이나 인허가 문제로 애초에 수행할 수 없었던 사업기회라면 397조의2가 적용될 여지 자체가 줄어듭니다. 둘째, 이사회 승인의 정족수와 절차적 실질입니다. 셋째, 이사가 그 사업기회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지위와 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즉 고의의 유무입니다. 넷째, 그 결과 회사에 실제로 발생했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었던 손해의 규모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작동합니다. 사업기회의 관련성이 뚜렷하고 승인 절차에 하자가 있으며 이사의 인식까지 뚜렷하다면 민사·형사 책임이 모두 무겁게 인정되는 방향으로 가고, 반대로 사업기회의 관련성 자체가 모호하거나 회사가 애초에 수행할 능력이 없었던 사업이라면 397조의2도 배임죄도 성립하기 어려운 쪽으로 기웁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 이를테면 사업기회의 관련성은 인정되지만 승인 절차는 갖췄고 고의는 다투어지는 경우 — 민사책임은 인정되되 형사책임은 무죄로 갈리는 사안들이 실제로 나옵니다.

법원은 사업기회의 관련성, 승인의 실질, 이사의 인식, 손해(또는 그 위험)라는 네 축을 함께 보고, 이 조합에 따라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의 결론이 서로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 사례로 보는 경계 — 신규 거래처를 개인 명의로 확보한 경우

예를 들어 제조업체의 영업이사가 회사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대형 거래처와의 신규 납품 계약을, 회사 명의가 아니라 자신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별도 법인 명의로 체결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계약이 회사가 기존에 수행해오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사회 승인 없이 진행됐다면, 그 이사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다른 이사들은 상법 397조의2에 따라 회사에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때 그 별도 법인이 거둔 이익 규모는 회사의 손해로 일단 추정되므로, 회사 측이 정밀한 손해액 입증 없이도 그 이익 규모만큼의 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그 이사가 애초에 회사의 거래처 정보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별도 법인을 세우고 계약을 유치했다는 사실, 그로 인해 회사가 그 거래처와의 계약 기회를 완전히 상실했다는 사실까지 인정된다면, 이는 임무위배행위와 불법이득의 의사, 회사의 손해라는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경우 이득액이 5억원을 넘는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배임)으로 기소되어 상법상 손해배상책임과는 별도로 형사처벌까지 받게 됩니다. 반대로 그 이사가 사전에 이사회에 사업기회를 보고했고 이해관계 없는 다른 이사들이 사업성을 검토한 끝에 회사가 그 거래처와의 계약을 수행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면, 민사·형사 책임 모두 성립하기 어려운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민사와 형사가 함께 갈 때 — 실무에서 유의할 점

회사기회유용이 문제되면 회사(또는 소수주주의 대표소송)가 제기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와, 고소·고발에 따른 배임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두 절차는 입증책임의 정도와 판단 기준이 다르므로, 한쪽 절차에서의 결론을 다른 쪽에 그대로 원용하기 어렵습니다. 형사에서 무죄가 확정되더라도 민사에서는 397조의2의 손해추정 규정에 따라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고, 반대로 민사에서 화해나 조정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해서 형사상 배임 혐의까지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 쪽에서 방어할 때는 그 사업기회가 애초에 회사가 수행할 수 없었던 것이었음을 구체적 자료로 입증하거나, 이사회 승인이 실질적 절차를 갖췄음을 회의록·검토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회사 쪽에서 책임을 추궁할 때는 이사회 승인이 있었더라도 그 절차가 형식에 그쳤다는 점, 또는 이사가 자신의 지위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정황을 함께 준비해야 두 트랙 모두에서 실효성 있는 대응이 됩니다. 사안 초기에 민사·형사 대응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상법 위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나요?

A. 이사 3분의 2 이상의 적법한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면 상법 제397조의2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승인이 이해관계 있는 이사가 참여해 정족수만 채운 형식적인 것이었다면, 승인의 효력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Q. 이사회 승인이 있었는데도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배임죄는 이사회라는 기관의 절차 준수가 아니라 이사 개인의 임무위배와 고의, 회사의 실제 손해를 따지므로, 승인이 회사에 손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배임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Q. 회사기회유용과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상법 397조의2는 이사회 승인 없는 사업기회 이용이라는 특정 유형의 회사법상 의무 위반을 규율하는 반면, 배임죄는 임무위배로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 전반을 포괄하는 형사범죄입니다. 회사기회유용 사안은 두 규정이 동시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을 뿐, 요건과 절차는 별개입니다.

Q. 손해 규모가 크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배임죄 자체는 이득액과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고, 이득액 규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와 형량 구간만을 좌우합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특경법이 아니라 형법상 업무상배임으로 처벌되지만, 처벌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이사가 아니라 일반 직원이 회사 기회를 가로챈 경우도 상법 397조의2가 적용되나요?

A. 상법 제397조의2는 이사에게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이사가 아닌 직원이 유사한 행위를 했다면 근로계약상 충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요건이 충족될 경우 업무상배임죄만이 문제되고 397조의2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 중 어느 쪽을 먼저 진행해야 하나요?

A. 정해진 순서는 없고 사안의 급박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형사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가 민사소송의 증거로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손해 규모가 크고 증거 확보가 시급하다면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하며 민사소송을 준비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흔히 쓰입니다.

맺음말

회사 기회를 가로챈 이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이사회 승인의 실질, 이사의 인식, 회사에 발생한 손해라는 세 가지 축을 함께 살펴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7조의2 위반과 배임죄는 같은 사실관계에서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립요건과 입증책임이 다른 별개의 책임이라는 점을 놓치면 대응 방향 자체를 잘못 잡기 쉽습니다.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을 단정하는 것 모두 성급합니다. 사업기회의 관련성과 승인 절차의 실질, 손해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따져 민사·형사 대응 전략을 함께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시화·정왕이나 이천 부발처럼 크고 작은 제조업체가 밀집한 산업단지에서는 이사나 임원의 개인 사업 확장이 회사 사업과 겹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이런 다툼이 실제로 종종 발생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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