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해외유출, 국내유출보다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
영업비밀 해외유출, 국내유출보다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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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해외유출, 국내유출보다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 

강대현 변호사

회사의 핵심 기술자료나 고객 데이터를 경쟁사에 넘기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범죄지만, 그 경쟁사가 해외에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법은 영업비밀을 해외로 유출하거나 해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넘긴 경우를 국내유출과 구분해 훨씬 무거운 형을 별도로 규정해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출 대상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것이라면 아예 다른 법률이 적용되어 하한이 정해진 징역형을 피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이 글에서는 영업비밀을 해외로 유출했을 때 국내유출과 비교해 형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무거워지는지, 그 기준을 수사기관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영업비밀의 성립요건 —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

형사처벌 대상이 되려면 먼저 그 정보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가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해야 합니다.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비공지성), 그 자체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되고 있을 것(비밀관리성)입니다. 이 세 요건 중 하나라도 흠결되면 아무리 유출 경위가 악의적이어도 애초에 영업비밀 침해라는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비밀관리성 요건이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정보"로 규정되어 있어 접근권한 통제, 비밀유지서약서, 문서 등급 표시 같은 구체적 조치가 없으면 보호받기 어려웠습니다. 2019년 법 개정으로 이 문구가 "비밀로 관리된"으로 완화되면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처럼 체계적인 보안관리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곳도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쉬워졌습니다. 다만 완화됐다고 해서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한 정보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의 접근제한이나 비밀 표시는 여전히 요구됩니다.

  • 비공지성 — 해당 업계 종사자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쉽게 알 수 없는 정보일 것.

  • 경제적 유용성 — 정보 보유만으로 경쟁상 이익을 얻거나 취득·개발에 비용·노력이 들었을 것.

  • 비밀관리성 — 접근권한 제한, 비밀유지서약, 보안등급 표시 등 비밀로 관리하려는 조치가 있을 것.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고, 이 중 하나라도 흠결되면 형사처벌의 전제 자체가 무너진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 국내유출과 해외유출이 갈리는 지점

영업비밀 침해죄의 핵심 벌칙 조항인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는 유출 대상이 국내인지 해외인지에 따라 법정형을 뚜렷하게 나눠 규정합니다. 제18조 제1항은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취득·사용·누설한 자를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반면 제18조 제2항은 같은 유형의 행위라도 외국사용 요건 없이 국내에서 이뤄졌다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숫자로 보면 징역 상한이 5년, 벌금 상한이 10억원 차이입니다. 이렇게 차등을 둔 이유는 해외로 넘어간 영업비밀은 국내 수사기관의 관할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그대로 사용·복제될 가능성이 크고, 한 번 국외로 반출되면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국내 경쟁사에 넘어간 경우라면 압수수색이나 사용금지가처분으로 확산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그런 수단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법은 유출 시점에 이미 더 무거운 형으로 억지력을 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국내유출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 해외유출은 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 벌금 — 같은 침해행위라도 유출 대상이 해외냐 국내냐에 따라 법정형 자체가 갈린다.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 고의는 어떻게 판단되나

여기서 실무상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18조 제1항은 "외국에서 사용"한 경우만이 아니라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취득·사용·누설한 행위도 함께 포함합니다. 즉 행위자 본인이 직접 해외에서 자료를 쓰지 않았더라도, 넘겨준 상대방이 그것을 해외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그 자체로 해외유출에 해당하는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목적이 아니라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넓습니다.

수사기관이 이 인식을 판단할 때 보는 정황은 구체적입니다. 유출 자료가 외국어로 번역돼 전달됐는지, 이메일이나 메신저 수신처가 해외 도메인·해외법인 계정인지, 자료 유출 시점과 해외 이직·출국 시점이 근접하는지, 대화 내용에 해외 공장이나 연구소가 구체적으로 언급되는지 등입니다. 포렌식 조사에서는 클라우드 업로드 로그, 해외 IP 접속기록, 파일 전송 프로그램 사용내역이 핵심 증거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퇴사 후 이직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런 정황들이 종합적으로 인식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 유출 자료의 외국어 번역·현지화 흔적.

  • 수신처가 해외법인 이메일·해외 클라우드 계정인지 여부.

  • 자료 반출 시점과 해외 이직·출국 시점의 근접성.

  • 메신저·이메일에 등장하는 해외 공장·연구소·거래처 언급.

벌금형의 숨은 가중장치 — 재산상 이득액 배액벌금

제18조는 15억원·5억원이라는 정액 상한만 두지 않고, 유출로 얻은 이익 규모에 따라 벌금이 더 커지는 장치도 함께 두고 있습니다.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법정 벌금 상한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정액 상한은 사실상 최소선일 뿐, 유출로 얻은 이득이 크면 벌금은 그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유출로 얻은 재산상 이득이 5억원이라면 그 10배는 50억원으로 법정 상한 15억원을 초과합니다. 이 경우 벌금은 이득액의 2배인 10억원 이상, 10배인 50억원 이하 범위에서 정해집니다. 국내유출이라도 계산 구조는 같아서, 이득 규모가 크면 벌금이 5억원을 훌쩍 넘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유출은 애초 기준선이 15억원으로 높게 설정돼 있어 같은 이득액이라도 최종적으로 부과되는 벌금 범위가 국내유출보다 크게 벌어지는 구조입니다.

정액 벌금 상한은 최소선일 뿐이다 — 유출로 얻은 재산상 이득액의 10배가 그 상한을 넘으면 이득액의 2배에서 10배 사이로 벌금이 재산정된다.

국가핵심기술이면 아예 다른 법이 적용된다 — 산업기술보호법

유출된 정보가 단순한 영업비밀 수준을 넘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지정·고시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면, 부정경쟁방지법이 아니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조선 등 국가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첨단 분야의 핵심 공정기술이 다수 이 목록에 포함돼 있습니다. 같은 유출행위라도 대상 기술이 이 목록에 해당하는 순간 처벌 체계 자체가 달라집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1항은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지정된 침해행위를 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65억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하도록 정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첫째, 징역형에 하한(3년 이상)이 정해져 있어 상한만 있는 부정경쟁방지법보다 집행유예를 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둘째, 벌금이 선택형이 아니라 징역과 함께 반드시 부과되는 병과 방식입니다. 셋째, 벌금 상한이 65억원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의 15억원보다 훨씬 큽니다.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65억원 이하 벌금이 병과되는 별도 체계로, 부정경쟁방지법상 해외유출죄보다도 한 단계 더 무겁다.

두 법 중 어느 것이 적용되는지, 실무에서 어떻게 갈리나

같은 유출 사건이라도 유출 대상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지정 목록에 포함되는지가 적용 법률을 가릅니다. 지정 목록에 해당하면 산업기술보호법이, 목록에 없는 일반 기술정보나 영업정보라면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두 법은 배타적이지 않아서 하나의 사건에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 외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이 함께 유출됐다면 각 법률이 병렬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수사 초기에 유출된 자료가 국가핵심기술 목록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반도체 공정 레시피나 배터리 조성비율처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세부 기술이 포함돼 있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영업노하우 수준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형량 구간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속 기관에 보안관리 부서가 있다면 유출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그 자료가 지정 기술 목록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이후 대응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국가핵심기술 지정 목록에 해당 — 산업기술보호법 적용, 3년 이상 유기징역 + 65억원 이하 벌금 병과.

  • 지정 목록 밖 일반 영업비밀 — 부정경쟁방지법 적용, 해외유출 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 벌금.

  • 두 유형이 함께 유출된 경우 — 각 법률이 병렬 적용될 수 있음.

실제 처벌 수위를 가르는 요소들 — 법정형과 선고형은 다르다

15년, 10년, 3년 이상이라는 수치는 어디까지나 법이 정한 상한 또는 하한일 뿐, 실제 선고되는 형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정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원이 살피는 대표적 요소로는 실제로 해외에서 사용됐는지 여부(단순 반출에 그쳤는지, 실제 제품화까지 이어졌는지), 유출로 피해기업이 입은 손해 규모, 유출된 자료의 완성도(설계도면 전체인지 일부 스케치인지), 범행이 우발적인지 장기간 계획된 조직적 범행인지, 자수·반성·피해회복 노력 여부, 동종 전과 유무 등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자료 반출이 실제 사용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고 초기에 적발돼 회수됐다면, 그리고 피고인이 자수하거나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면 정상참작 여지가 남습니다. 반대로 이미 해외 기업에 자료가 넘어가 실제 제품 개발이나 양산에 활용된 사실이 확인되면 실형 선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같은 법정형 안에서도 이런 사실관계 차이에 따라 선고형의 폭이 상당히 벌어진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실제 해외사용 여부 — 미수에 그쳤는지, 실사용·제품화까지 이어졌는지.

  • 피해기업의 손해 규모와 유출 자료의 완성도.

  • 범행의 계획성·조직성, 공범 관여 여부.

  • 자수·반성·피해회복 노력, 동종 전과 유무.

수사·재판에서 다투는 지점 — 고의와 성립요건

실제 재판에서는 자료를 유출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았는지"라는 고의 요건이 다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해외 지사나 거래처에 자료를 전달한 사실만으로는 이 고의가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고, 검찰은 이메일·메신저 내용, 유출 경위, 수령자의 소속과 업무, 전달 이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인식 여부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지점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으면 해외유출죄가 아니라 국내유출 수준의 혐의로 정리되거나, 아예 무혐의로 종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고인 측에서 다투는 지점도 다양합니다. 애초에 그 정보가 비밀관리성 등 영업비밀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항변, 해외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2019년 개정으로 비밀관리성 요건이 완화된 이후로는 이 항변만으로 무죄를 받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진술 방향과 증거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혐의를 인지한 시점부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외유출이 아니라 국내 경쟁사에 넘겼는데도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국내유출도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으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다만 법정형 상한 자체는 해외유출(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 벌금)보다 낮게 설정돼 있어, 유출 대상이 국내인지 해외인지가 처벌 수위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Q. 해외로 자료를 넘겼지만 아직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면요?

A. 조문은 실제 '외국에서 사용'한 경우뿐 아니라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취득·누설한 행위도 함께 포함하므로, 실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까지 나아갔는지는 선고형을 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Q. 제가 다루는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인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협의해 고시하는 국가핵심기술 지정 목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조선 등 첨단 분야의 핵심 공정기술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소속 기관의 보안관리 부서나 변호사 상담을 통해 해당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벌금형만으로 사건이 끝날 수도 있나요?

A. 법정형에 벌금이 선택적으로 규정돼 있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해외유출이고 피해 규모가 크며 실제 사용까지 이뤄졌다면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국가핵심기술 관련 사안은 3년 이상의 징역이 하한으로 정해져 있어 벌금형만으로 끝나기가 더 어렵습니다.

Q. 자료를 반출했지만 아직 넘기지는 않은 단계라면 처벌 대상인가요?

A. 취득 행위 자체도 처벌 대상에 포함되므로, 실제 전달 이전인 무단 반출·취득 단계에서 이미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고의가 인정되는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Q. 고소를 당했는데 영업비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했다면 애초에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아 처벌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2019년 개정으로 비밀관리성 요건이 완화돼 이 항변이 예전만큼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맺음말

영업비밀을 해외로 유출하면 국내유출보다 법정형 자체가 징역 5년, 벌금 10억원가량 무거워지고, 그 대상이 국가핵심기술이라면 아예 별도의 산업기술보호법이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65억원 이하 벌금 병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수치는 상한·하한일 뿐 실제 선고형은 해외사용 여부, 피해 규모, 고의 입증 정도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결국 관건은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았는지"라는 고의를 어떻게 입증하고 방어하느냐, 그리고 유출된 정보가 애초에 영업비밀 또는 국가핵심기술로서의 요건을 갖췄는지를 다투는 데 있습니다. 특히 이천 부발이나 시흥 시화 산업단지처럼 반도체·전자 관련 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직 과정에서 이런 유출 의혹이 불거지는 사례가 드물지 않은 만큼, 혐의를 인지한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증거를 신중하게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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