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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자산 헐값 매각 배임, 손해액은 시가 차액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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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자산 헐값 매각 배임, 손해액은 시가 차액인 이유 

김상훈 변호사

회사 소유의 부동산이나 설비, 사업부를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산이 제3자에게 정상가격으로 되팔리는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이나 외부 감정평가 없이 특정 인물에게만 매각이 이뤄졌다면, 단순한 경영 판단 실패가 아니라 업무상배임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문제는 매각 자체가 정상적인 '거래'의 외형을 갖추고 있어, 애초에 손해가 있기는 한 것인지, 있다면 얼마인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대금을 받고 자산을 넘긴 것이니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는 항변과, 그 대가가 시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헐값 매각이 배임이 되는 이유와 손해 판단의 흐름

회사 자산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처분하는 행위가 곧바로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에는 본래 위험이 따르고, 사후에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처분 결정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그 가격 차이가 정상적인 경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날 만큼 현저한지, 그리고 그런 가격에 팔아야 할 합리적인 사업상 이유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부정된다면, 다음 쟁점은 손해액입니다. 배임죄에서 손해는 막연히 "손해를 봤다"는 감각으로 인정되지 않고, 처분 당시의 객관적 시가와 실제 매각가격의 차액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산정됩니다. 이 숫자가 형사 처벌 수위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 나아가 민사상 배상 청구액까지 그대로 좌우하기 때문에, 시가를 어떻게 확정하느냐가 사건 전체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경영판단원칙의 한계와 시가 차액 산정 기준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2항, 업무상 임무 위배 시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가중됩니다). 대표이사나 이사는 상법 제382조의3에 따라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의무를 지므로, 회사 자산 처분에서 전형적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방어논리가 경영판단원칙입니다. 기업 경영에는 불확실성이 따르므로, 이사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성실하게 행위했다면,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그 결정 자체만으로 임무위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절차와 근거를 갖춘 판단을 전제로 합니다. 시가 감정이나 외부 자문 없이, 이사회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특정인에게만 급하게 처분했다면 경영판단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매수인이 대표이사의 친인척이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인 경우, 그 자체가 정상적인 경영판단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임무위배였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손해 발생 여부를 따질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배임죄는 현실적으로 손해가 확정되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판례는 재산상 손해의 발생을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손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이 초래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봅니다. 즉 헐값에 넘긴 자산을 매수인이 아직 되팔지 않았거나, 회사가 당장 자금난을 겪지 않고 있더라도, 시가보다 낮은 대가만 받고 자산이 넘어간 시점에 이미 배임죄는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손해액, 즉 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대법원은 시가 감정 등을 통해 산정된 객관적 가치를 그 자산의 적정가격(시가)으로 보고, 매도가격과 적정가격의 차액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손해액 또는 이득액을 산정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시가는 감정평가가 가장 정확하지만, 반드시 감정에 한정되지 않고 유사 매매사례·공시지가·인근 시세 등 합리적인 방법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국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는 항변이 성립하려면 그 대가가 처분 당시 객관적 시가에 부합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차액 그 자체가 손해로 인정됩니다.

이 차액이 형사 절차에서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형을 가중합니다.

  •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이득액 50억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예를 들어 시가 20억원으로 평가되는 회사 소유 부동산을 12억원에 매각했다면, 손해액이자 이득액은 8억원으로 산정되어 특경법상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구간에 들어갑니다. 만약 시가 60억원짜리 사업부를 8억원에 넘겼다면 차액 52억원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구간까지 올라갑니다. 시가를 어떤 기준으로, 어느 시점으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간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시가 다툼이 사건의 실질적인 쟁점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시가 입증부터 형사·민사 병행까지

쟁점이 시가와 임무위배 여부로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처분 당시 시점의 감정평가부터 확보 — 시간이 지날수록 매각 당시의 시세를 되짚기 어려워지므로, 감정평가사를 통해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한 소급 감정을 진행하고, 유사 매매사례·공시지가·인근 실거래가 등 보조 자료도 함께 모아 시가를 다각도로 뒷받침합니다.

  • 매각 경위 자료로 임무위배 정황 구성 — 이사회 의사록, 내부 품의서, 매각 결정 과정의 이메일·메신저 기록을 확보해 외부 감정이나 복수 견적 없이 처분이 결정됐는지, 정상적인 절차를 생략했는지를 드러냅니다. 경영판단원칙 항변을 무너뜨리는 핵심이 바로 이 절차 흠결입니다.

  • 매수인과의 특수관계 여부 확인 — 매수인이 대표이사의 친인척, 별도로 지배하는 법인, 과거 거래 관계가 있던 상대인지를 등기부·법인등기·자금 흐름으로 추적합니다. 특수관계가 확인되면 사익 편취 의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 형사고소장에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특정 — 감정 결과를 근거로 시가와 매각가격의 차액을 명시해 업무상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합니다. 이득액을 막연히 기재하면 수사기관이 혐의 판단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산정 근거를 처음부터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수사 진행 속도에 직결됩니다.

  • 민사상 손해배상과 보전처분을 병행 — 상법 제399조에 따라 이사를 상대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회사가 스스로 청구하지 않으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을 가진 주주가 상법 제403조에 따른 주주대표소송으로 이사의 책임을 직접 추궁할 수 있습니다(상장회사는 상법 제542조의6에 따라 더 낮은 지분율 요건이 적용됩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사나 매수인의 재산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면, 판결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가압류부터 신청해 회수 가능성을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자산이 흩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이유

헐값 매각 정황을 발견하고도 "설마 문제가 되겠나" 하며 지켜보기만 하면, 그 사이 매수인이 자산을 선의의 제3자에게 다시 넘기거나 명의를 여러 차례 바꿔 회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분 당시의 시세를 입증할 자료도 흩어지고, 관련자들의 기억도 흐려집니다.

회사 자산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넘어간 정황을 확인했다면, 처분 당시 시점의 감정평가와 매각 경위 자료부터 서둘러 확보하고, 형사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보전처분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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