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업무관련성 소명 — 횡령 무죄 가르는 지출 기준
법인카드 업무관련성 소명 — 횡령 무죄 가르는 지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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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법인카드 업무관련성 소명 — 횡령 무죄 가르는 지출 기준 

강대현 변호사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문제가 돼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는 임직원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슷하게 법인카드를 쓴 사람 중에도 누구는 처벌을 피하고 누구는 유죄를 선고받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 차이를 가르는 핵심은 지출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지출이 실제로 회사 업무와 관련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관련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 증빙자료가 없다고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규에 한도가 정해져 있다고 곧바로 안전한 것도 아니어서, 실제 판단 기준을 모르면 대응 방향부터 잘못 잡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인카드 지출에서 업무 관련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무죄로 이어지는 소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업무상횡령죄와 불법영득의사 — 법인카드 지출이 문제되는 이유

법인카드는 회사 소유의 자금이고, 이를 사용하는 임직원은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이 정한 업무상횡령죄의 적용을 받는 업무상 보관자에 해당합니다.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업무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행위, 즉 위탁 취지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처분에 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법인카드를 쓴 사실 자체는 다툼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 형사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지점은 거의 예외 없이 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느냐로 좁혀집니다.

불법영득의사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 중인 타인의 재물을 마치 자기 소유물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법인카드 지출이 회사 업무와 관련이 있다면 그 지출은 애초에 회사를 위한 처분이므로 불법영득의사 자체가 성립할 여지가 없습니다. 반대로 지출이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 순간 처분의 성격이 회사를 위한 것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으로 바뀌어 횡령이 문제됩니다. 결국 업무 관련성은 단순한 참고사항이 아니라, 죄가 성립하는지 자체를 가르는 법적 요건의 핵심 축입니다.

불법영득의사는 그 지출이 회사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성립 자체가 갈리는 요건이다 — 법인카드를 썼다는 사실만으로는 횡령이 되지 않는다.

업무 관련성을 가르는 핵심 기준 —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

실무에서 자주 참고되는 판단기준은 접대비 명목 법인카드 사용이 문제 된 사건에서 나왔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0노669 판결(2010. 12. 29. 선고)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접대비를 포괄적으로 지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용 대상이나 목적을 제한하지 않고 사후 증빙자료 제출도 요구하지 않았던 사안에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려면 그 지출이 업무와 관련 없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지출되었거나, 업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과다하게 지출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단순히 임직원이 구체적인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거나 증빙자료를 내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을 추단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기준을 실제 사건에 대입하면 법원이 살피는 요소는 대체로 다섯 가지로 정리됩니다. 지출의 목적과 상대방이 회사 업무와 연결되는지, 회사 내부 규정상 정해진 한도와 승인절차를 거쳤는지, 유사한 지출 방식이 평소 회사에서 관행적으로 용인되어 왔는지, 지출 금액이 그 임직원의 직급·업무 범위에 비추어 통상적인 수준인지, 그리고 지출로 인해 임직원 개인이 실질적인 이익을 취득했는지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어느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종합적으로 평가되어 업무 관련성의 유무와 정도를 가릅니다.

  • 지출 목적·상대방이 회사 업무와 직접 연결되는지

  • 사내 카드 사용규정상 한도·승인절차를 준수했는지

  • 유사 지출이 평소 회사에서 관행적으로 승인·정산돼 왔는지

  • 금액이 직급·업무 범위에 비춰 합리적 수준인지

  • 지출로 임직원 개인이 실질적 이익을 얻었는지

무죄로 가는 지출 vs 횡령이 되는 지출 — 계속·반복성의 함정

위 기준만 보면 업무 관련성을 어느 정도 주장할 수만 있으면 안전하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1도8870 판결은 정반대 방향의 함정을 보여줍니다. 이 판결은 공적 업무수행을 위해서만 사용이 가능한 법인카드를 임원이 개인 용도로 계속적·반복적으로 사용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임원에게는 임무위배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해 자신이 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하는 1인 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그 주주가 나중에 대금을 변상해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기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러한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두 판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경계가 뚜렷해집니다. 접대비처럼 회사가 포괄적으로 재량을 준 지출이 한두 번의 판단 착오나 다소 과감한 접대로 이어진 경우라면 업무 관련성을 다툴 여지가 넓지만, 유흥주점·개인 쇼핑·가족 외식처럼 업무와 무관한 지출이 정형화된 패턴으로 반복됐다면 계속적·반복적 개인 용도 사용이라는 정황 자체가 불법영득의사를 강하게 뒷받침하게 됩니다. 같은 액수라도 1회성 지출과 반복되는 지출은 법원의 시선이 전혀 다르고, 반복성은 업무 관련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독립적인 정황증거가 됩니다.

업무 관련성을 소명하는 방법 — 어떤 근거를 갖춰야 하나

불법영득의사, 즉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지출이었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임직원 입장에서는 그 지출이 업무와 관련이 있었다는 사정을 적극적으로 보여줄수록 검사 측 입증의 문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지출결의서나 품의서, 결제 승인 이력처럼 회사 내부에서 그 지출을 사전 또는 사후에 인지·승인했음을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거래처 미팅이 있었다면 미팅 일정표나 참석자 명함, 왕래 이메일 등이 지출과 업무 사이의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그 지출이 유별난 것이 아니었다는 점, 즉 회사의 평소 관행을 입증하는 자료입니다. 같은 성격의 지출이 그 임직원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승인·정산돼 왔다면, 이는 그 지출이 회사가 사실상 용인해 온 업무비 집행 방식이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카드 사용 규정, 접대비·복리후생비 지급 기준 같은 사내 규정도 함께 확보해 두어야 하고, 참석자나 목격자의 진술서 역시 지출 시점의 상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문제가 될 소지가 보이는 시점부터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후 정산·변제로 죄가 없어지나 — 반환의 함정

실무에서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나중에 사적으로 쓴 금액을 회사에 갚아 넣으면 문제가 없어진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도9871 판결은 불법영득의사가 있는 이상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할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인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횡령죄는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는 행위 자체로 이미 성립하고, 그 이후 벌어지는 반환은 이미 발생한 범죄의 성립 여부를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법리에는 한 가지 예외적 국면이 있습니다. 판례는 횡령행위를 하기 전에 이미 상계·정산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사후 반환과는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가불금이나 미지급 급여를 정산하기로 사전에 합의한 상태에서 그 범위 내로 카드를 사용한 경우와, 아무런 사전 합의 없이 사적으로 쓴 뒤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갚아 넣는 경우는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오히려 후자의 경우 반환 시점과 경위 자체가 본인도 문제가 될 줄 알았다는 정황으로 읽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 이상 사후 반환·변상 의사는 범죄 성립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다만 횡령행위 전 상계·정산 합의가 있었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카드 사용 규정을 미리 갖춰두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

위에서 살펴본 두 판례를 관통하는 실무적 함의는 결국 회사의 사전 규정과 관행이 사후 형사책임의 향방까지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접대비 사용 범위와 목적을 구체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후 증빙도 요구하지 않았던 회사는, 역설적으로 그 포괄적 위임 때문에 임직원의 개별 지출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를 검사가 입증하기 더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사용 목적과 한도를 세밀하게 규정해 둔 회사에서 그 범위를 벗어난 지출을 했다면, 규정 위반 사실 자체가 업무 관련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따라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임직원이라면 자신이 속한 회사의 카드 사용 규정, 접대비·업무추진비 지급 기준, 승인·정산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평소에 파악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히 문서상 규정과 실제 관행이 다르게 운용되는 회사가 적지 않은데, 형사 판단에서는 문서상 규정보다 실제 승인·정산 관행이 더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사 지출에 대한 과거 처리 사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소명 준비의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 — 증빙 없음이 곧 유죄는 아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영수증이나 증빙자료를 다 제출하지 못하면 유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판례는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을 추단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증빙 미비는 불리한 정황 중 하나일 뿐이지, 그 자체가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반대의 오해도 흔합니다. 사규상 한도 안에서 썼으니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인데, 한도를 지켰더라도 그 지출이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거나 반복적 패턴을 보였다면 여전히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직급이나 회사 규모에 따라 합리적 범위의 기준 자체가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도 놓치기 쉽습니다. 대표이사나 임원의 대외 업무 재량 범위와 일반 직원의 업무 범위는 다르므로, 같은 금액이라도 누가 어떤 업무 맥락에서 지출했는지에 따라 법원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지출이 실제로 회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구체적인 정황으로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느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증빙자료를 다 갖추지 못했으면 무조건 횡령이 되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증빙 미비는 불리한 정황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다른 자료를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접대비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썼는데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히기 곤란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상대방을 특정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곧바로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 측에서 개인적 이익을 위한 지출이라고 볼 만한 다른 정황을 제시하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미팅 일정이나 업무 관련 정황을 간접적으로라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1인 회사나 가족회사인데 대표인 제가 법인카드를 써도 문제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실질적 1인 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나중에 변상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업무상배임·횡령의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회사와 개인은 법적으로 별개 재산주체라는 점이 기준이 됩니다.

Q. 사적으로 쓴 금액을 나중에 회사에 갚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아닙니다.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반환 사실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사내 규정에 한도만 있고 사용 목적 제한이 없으면 안전한가요?

A. 한도 준수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한도 안에서 썼더라도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이익을 위한 지출이었거나 반복적인 사적 사용 패턴이 확인되면 여전히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업무 관련성 소명 자료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A. 문제가 될 소지가 보이는 시점부터 최대한 빨리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출결의서, 미팅 일정, 유사 지출의 승인·정산 이력 같은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수사기관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정리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법인카드 지출이 횡령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결국 그 지출이 업무와 관련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관련성을 구체적인 정황으로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증빙자료가 부족하다고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규상 한도를 지켰다고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계속적·반복적으로 이어진 개인 용도 지출은 그 자체로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 강한 정황이 되므로, 지출 패턴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법인카드 사용이 문제가 됐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지출이 업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입니다. 지출결의서, 미팅 기록, 유사 지출의 승인 이력처럼 시간이 지나면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자료일수록 서둘러 챙겨두어야 합니다. 수원지검이나 인근 경찰서에서 법인카드 관련 횡령 혐의로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소명자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초기 대응부터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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