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 10년, 혼인파탄 항변에 맞서 위자료 받으려면
각방 10년, 혼인파탄 항변에 맞서 위자료 받으려면
법률가이드
이혼손해배상

각방 10년, 혼인파탄 항변에 맞서 위자료 받으려면 

김강희 변호사


각방 10년 쇼윈도 부부, 배우자의 외도에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사건 개요


겉으로는 평범한 부부입니다. 한 집에 살고, 명절이면 양가에 함께 인사를 다니고, 지인들 앞에서는 여느 부부와 다르지 않게 행세합니다. 그러나 안방 문을 열어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각방을 쓴 지 벌써 10년, 부부 사이의 대화는 아이 문제나 생활비 정산 같은 용건뿐이고 애정이라 부를 만한 것은 이미 오래전에 식었습니다. 이런 상태를 두고 흔히 '쇼윈도 부부'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배우자의 외도 사실이 드러나면, 상담을 청해 온 분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벽이 있습니다. 위자료를 청구하자 상대방(배우자 본인이든, 상간자든) 쪽에서 "우리는 이미 10년째 남남처럼 살았다, 혼인관계는 진작에 파탄나 있었으니 나의 외도는 파탄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는 것입니다. 각방을 써 온 세월이 오히려 상대방의 방패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각방 생활이 곧 법이 말하는 '혼인관계의 파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항변을 무력화하려면, 각방 기간 동안에도 혼인의 실질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정황과 자료로 되짚어 보여야 합니다. 감정만으로는 항변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판단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판례는 이를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보되, 유책배우자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 혼인기간과 생활관계, 별거기간과 별거 경위, 별거 후 형성된 생활관계, 미성년 자녀의 양육·복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각방 여부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둘째, 배우자 본인에 대한 위자료 청구와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법적 근거와 항변의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셋째, 이 항변을 넘어서려면 각방 기간 동안에도 경제공동체·생활공동체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떤 자료로 입증할 것인지입니다. 이 세 지점이 채워지지 않으면, 외도의 증거가 아무리 명백해도 위자료는 파탄 항변 앞에서 막혀 버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각방 = 파탄'이 아니라는 것을 정황으로 되짚기


파탄 항변에 맞서는 첫 단계는, 각방 기간 동안에도 혼인의 실질이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정리합니다.

1) 경제공동체·생활공동체 유지 정황을 모읍니다.

각방을 쓰더라도 생활비를 공동으로 관리하고, 주거비·보험료·자녀 교육비를 함께 부담하며, 예금이나 부동산 등 재산을 공동 명의나 공동 관리 형태로 유지해 왔다면, 이는 부부가 여전히 하나의 생활 단위로 존재했다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통장 거래내역, 생활비 이체 기록, 세금·건강보험 등 공적 서류상 부양관계 표시를 시기별로 정리해 '남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숫자와 문서로 보여 줍니다.

2) 대외적으로 부부로 행세해 온 정황을 확보합니다.

명절과 경조사에 부부로서 함께 참석했는지, 자녀 학교 행사나 가족 모임에 부부 자격으로 함께했는지, 지인·친척들에게 부부관계로 소개되어 왔는지는 혼인의 사회적 실질을 보여 주는 중요한 근거입니다. 가족 단체사진, 경조사 참석 기록, 지인의 진술 등을 통해 대내적으로는 소원했더라도 대외적으로는 혼인공동체를 유지·표방했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파탄 시점'을 상대방이 주장하는 것보다 뒤로 밀어냅니다.

상대방은 각방을 시작한 시점을 곧 파탄 시점으로 앞당겨 주장하려 합니다. 이를 막으려면 각방 이후에도 부부싸움 뒤 화해를 시도했거나, 함께 여행·외식을 한 기록이 있거나, 이혼이나 별거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정리해 '각방'과 '파탄'은 다른 개념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혼 의사표시나 별거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파탄에 이르지 않았다는 유력한 반증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청구 대상별 항변 구조를 나누고 위자료 액수·시효를 지켜 내기


파탄 여부를 다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누구를 상대로 얼마를 언제까지 청구할지를 정확히 설계하는 일입니다.

1) 배우자 본인과 상간자, 청구 근거를 나누어 구성합니다.

배우자 본인에 대한 위자료는 부부간 정조의무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제751조)로 구성하고,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제3자가 혼인공동생활을 침해한 데 따른 별개의 불법행위로 구성합니다. 대법원은 부부공동생활이 불화와 장기간의 별거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부부생활의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이후에는, 그 이후 개입한 제3자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판결). 따라서 상간자를 상대로는 그 사람이 관계를 맺기 시작한 시점에 혼인의 실질이 아직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특정해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2) 위자료 액수의 산정 요소를 미리 설계합니다.

위자료는 혼인기간, 부정행위의 정도와 지속기간,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의 비율, 각자의 경제적 능력, 미성년 자녀의 유무와 연령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각방 기간이 길었다는 사정은 파탄 여부를 다투는 쟁점이 되는 동시에, 설령 일부 인정되더라도 책임 비율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이 두 국면(파탄 여부 자체와 파탄 이후 책임 비율)을 나누어 청구 전략을 세웁니다.

3) 소멸시효를 역산해 관리합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이혼하지 않고 혼인관계를 유지한 채 청구하는 경우라면 외도 사실을 구체적·현실적으로 인식한 시점부터, 이혼에 이른 경우라면 이혼이 확정된 시점부터 3년이 기산되는 것이 최근 판례의 흐름입니다. 협상이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내용증명 발송 등으로 시효 중단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다투는 사이 권리 자체가 소멸하는 일을 막습니다.


결론


각방으로 지낸 세월이 길다는 사정은, 혼인의 온도가 식었다는 증거는 될지언정 법이 말하는 '회복할 수 없는 파탄'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차이를 가르는 것은 각방 기간 동안에도 경제공동체와 생활공동체, 대외적 부부관계가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되짚어 보여 주는가입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마주한 지금이 이혼과 위자료 사이에서 막막하시다면, 각방으로 지내 온 세월이 오히려 상대방의 항변 근거로 쓰이기 전에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