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임대인이 회생 신청했다면 — 임차인의 대응법
사건 개요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임차인들이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내거나 형사고소를 진행하던 중, 어느 날 법원으로부터 낯선 통지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대인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애써 진행해 온 소송은 어떻게 되는지, 어렵게 확보해 둔 보증금반환채권은 그대로 인정되는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워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무자본 갭투자로 다수의 세대에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임대인들 가운데 일부는, 형사처벌이나 개별 강제집행을 피할 방편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돈이 없다더니 회생을 신청할 여력은 있느냐"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절차가 개시된 이상 감정만으로는 순위가 지켜지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해서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이나 우선변제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무 조치 없이 지켜만 보면, 다른 채권자들과 뒤섞여 순위가 밀리거나 채권신고 기한을 놓쳐 실권될 위험이 그대로 임차인에게 돌아옵니다. 회생절차는 채무를 지워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채권자별 지위에 따라 다시 줄을 세우는 절차이고, 그 줄의 앞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국 임차인 본인의 대응입니다.
핵심 쟁점
임대인의 회생절차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나면 임차인이 이미 진행 중이던 보증금반환소송이나 강제집행·경매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채무자회생법 제58조 — 회생채권·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은 중지·금지됩니다). 둘째, 대항요건(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이 회생절차 안에서 다른 일반채권자와 같은 순위로 취급되는지, 아니면 담보권자에 준하는 회생담보권으로 취급되는지입니다(같은 법 제141조는 우선특권으로 담보된 채권을 회생담보권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셋째, 관리인이 작성한 채권자목록에 임차인의 채권이 정확히 올라 있는지, 빠져 있다면 채권신고 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았을 때 채권을 잃는지입니다. 넷째, 회생절차 개시가 임대차계약 자체를 끝내는지, 임차인이 계속 그 집에 거주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 앞 단계에서 자신의 지위를 정확히 확정해 두지 않으면 뒤이은 회생계획에서 배당 순위와 변제율이 통째로 불리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회생절차 안에서 '우선권 있는 채권'으로 지위를 확정 짓기
회생절차에서 임차인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일은, 자신의 채권이 다른 일반채권과 뒤섞이지 않도록 우선순위 있는 채권으로 못 박아 두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지위를 다집니다.
1) 대항력·확정일자 요건을 다시 점검하고 굳혀 둡니다.
우선변제권은 대항요건(인도·전입신고)과 확정일자가 유지되고 있어야 인정됩니다.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곳으로 이사하거나 전입신고를 옮기면 그 순간 대항력을 잃어 우선변제권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미 이사할 사정이 생겼는데 계속 거주할 수 없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그 등기에 고정해 둡니다. 이렇게 요건이 확인돼야 채무자회생법 제141조가 정한 '우선특권'으로 담보된 회생담보권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2) 채권자목록과 채권신고 실무를 정면으로 챙깁니다.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은 채무자(임대인)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채권자목록을 작성합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채권을 누락하거나 우선권 없는 일반채권으로 축소해 기재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목록을 열람해 자신의 채권이 원금은 물론 우선권 있는 채권으로 정확히 올라 있는지 확인하고, 누락되었거나 금액이 틀렸다면 법원이 정한 채권신고 기간 안에 회생채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이후 회생계획에서 배제되어 사실상 변제받을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3)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면 최우선변제권을 별도로 주장합니다.
보증금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가 정한 소액 기준(예컨대 서울은 보증금 1억 6,500만 원 이하) 안에 든다면, 그 가운데 일정액은 다른 담보물권자보다도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지위는 신고 단계에서부터 명시해 두어야, 회생계획 심리 과정에서 일반 담보권자와 같은 비율로 안분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회생계획 안에서 실제 변제로 이어지도록 관리하기
우선권 있는 채권으로 지위를 확정해도, 그것이 회생계획에서 실제 변제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관리하지 않으면 종이 위의 권리에 그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임대차계약이 유효하다는 사실관계를 지켜 냅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차계약이 당연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목적물을 인도받아 거주하며 차임을 내 온 임대차는, 관리인이 임의로 해지·정리하기 어려운 계속적 계약관계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관리인이 계약 해지나 명도를 요구해 오면, 인도받아 거주 중이라는 사실관계와 앞서 확정해 둔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라는 지위를 함께 내세워 대응합니다.
2) 회생계획안의 변제 조건을 검토하고 이의를 제기합니다.
관리인이 마련한 회생계획안에서 우선권 있는 채권이 일반채권과 사실상 같은 변제율·변제기간으로 묶여 있지는 않은지, 담보 가치에 견주어 부당하게 낮게 책정되지는 않았는지를 관계인집회 전에 검토합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서면으로 이의를 제출해 계획안 수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인가 이후에는 다투기 어려운 조건을 미리 바로잡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3) 인가 후 불이행에 대비해 둡니다.
회생계획이 인가되어도 임대인 측이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변제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두고, 불이행이 확인되면 회생절차 폐지 신청이나 중지되었던 강제집행의 재개 등 후속 조치로 넘어갈 수 있도록 이행 상황을 기록해 둡니다. 회생절차 안에서 확보한 지위는, 절차가 끝난 뒤까지 챙겨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결론
회생절차가 개시됐다는 통지를 받는 순간, 많은 임차인들은 "이제 못 받는 건가" 하고 지레 포기부터 하십니다. 그러나 회생절차는 채무를 지워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채권자별 지위에 따라 다시 줄을 세우는 절차입니다.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이 절차 안에서도 상당한 우선순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절차가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절차 안에서 자신의 채권을 우선권 있는 채권으로 정확히 신고하고 끝까지 지켜 냈는가입니다. 임대인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통지를 받으셨다면, 채권자목록에 자신의 채권이 어떻게 올라 있는지와 채권신고 기한부터 서둘러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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