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블루스 후 3개월 뒤 날아온 고소장, 신빙성 탄핵
송년회 블루스 후 3개월 뒤 날아온 고소장, 신빙성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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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송년회 블루스 후 3개월 뒤 날아온 고소장, 신빙성 탄핵 

김강희 변호사


송년회 블루스 후 3개월 뒤 날아온 고소장, 신빙성 탄핵


사건 개요


연말 부서 송년회 자리였습니다. 노래방에서 흥이 오른 부장이 부하 직원에게 블루스를 추자며 손을 내밀었고, 춤을 추는 사이 허리를 감쌌습니다. 그 순간 자리에 있던 팀원들은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었고, 회식은 평소처럼 끝났습니다. 그날 밤에도, 다음 날에도 별다른 항의나 이상 징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 당일에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왜 3개월이나 지나서, 그것도 하필 이 시점에 고소가 이루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중 상당수가 "그날 찍은 사진에는 다들 웃고 있는데, 이게 정말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감정이 아니라, 법원이 이런 사건을 어떤 틀로 판단하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방어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사건은 목격자 진술이나 영상 증거 없이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인 경우가 많아, 다툼의 무게중심이 '접촉이 있었는가'에서 '그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로 옮겨갑니다. 그리고 이 신빙성 다툼은 3개월의 공백과 당일의 기록을 얼마나 촘촘하게 재구성하느냐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먼저 법리를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원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할 것을 요건으로 하지만, 판례는 오래전부터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신체 접촉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이른바 기습추행)에는 그 접촉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기만 하면 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9517 판결). 여기에 더해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폭행·협박 선행형 강제추행에서도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종래의 엄격한 기준을 폐기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다고 기준을 낮췄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즉 "허리를 감싼 정도로는 강제추행이 안 된다"는 방어는 이제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접촉의 강도가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반대로 읽으면, 진술에 일관성이 흔들리는 지점이 있거나,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면 신빙성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에서 그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3개월의 지연 신고 경위와 당일의 단체사진·대화 정황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지연 신고의 경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동기를 드러내기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가 즉시 신고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며, '통상의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반응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진술의 합리성을 섣불리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따라서 "3개월이나 지나서 신고했으니 거짓말이다"라는 단순한 주장은 그 자체로는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신빙성을 다투려면 지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3개월 사이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사건일부터 고소장 접수일까지 3개월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인사평가 통보, 프로젝트 재배치, 승진 심사 결과, 부서 이동, 업무상 질책이나 갈등 등 회사 내부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인사기록·이메일·메신저 로그로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만약 고소장 접수 시점이 그런 업무상 갈등 직후에 몰려 있다면, 이는 지연 신고 자체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에 신고가 이루어진 구체적 계기를 법정에 제시하는 것이므로, 앞서 본 판례의 취지에도 어긋나지 않으면서 신빙성을 다툴 간접정황이 됩니다.

2) 신고 계기에 대한 진술 자체의 논리성을 짚습니다.

고소인 진술에서 "왜 하필 그 시점에 신고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고 경험칙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추상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지를 대조합니다. 진술 내용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지 않거나 스스로 모순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이 신빙성 판단의 실질적 근거가 됩니다(대법원 2006도5407 판결의 기준).

3) 사건 이후에도 이어진 정상적 소통 기록을 확보합니다.

사건 발생 이후 3개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오간 업무 메시지, 회식 제안이나 참석, 사적인 안부 인사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런 소통이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졌다면, 진술된 공포·불쾌감의 정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법원에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이 역시 '피해자다움'의 고정관념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이 정황을 다른 증거와 결합해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당일 단체사진·대화 정황으로 진술을 객관적으로 대조하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진술 그 자체의 논리뿐 아니라,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지로도 판단됩니다. 법원은 객관적 정황이 진술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반대로 진술과 배치되는 객관적 정황 역시 신빙성을 흔드는 근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당일 남아 있는 기록이 바로 그 객관적 정황입니다.

1) 단체사진 속 정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사진 속 피해자의 표정과 위치, 사고가 있었다고 주장되는 시점 전후의 촬영 순서를 확인합니다. 접촉 직후임에도 피해자가 자리를 피하지 않고 계속 회식에 남아 있었는지, 가해자와 나란히 서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는지는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단서입니다. 사진의 촬영 시각(메타데이터)까지 확보해 사건 발생 시점과의 선후관계를 명확히 해 둡니다.

2) 사건 당일과 직후의 대화 기록을 확보합니다.

회식 단체 채팅방, 개인 메시지, 통화 기록 등에서 사건 발생 전후로 오간 대화의 어조를 확인합니다. 회식 다음 날 평소와 같은 안부나 일상적인 업무 대화가 오갔다면, 이는 진술된 불쾌감·공포와 시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남은 객관적 기록이라는 점에서 증거가치가 높습니다. 메신저 사업자를 통한 대화 원본 확보, 필요시 포렌식을 통한 삭제 여부 확인까지 함께 준비합니다.

3) 동석자의 진술을 확보해 정황을 뒷받침합니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참석자들의 진술을 통해 당시 분위기, 피해자의 즉각적 반응, 접촉이 이루어진 정황이 통상적인 회식 분위기에서 벗어난 것이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동석자 진술은 단체사진·대화 기록과 결합될 때 신빙성 판단에서 훨씬 큰 무게를 갖습니다.


결론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접촉을 둘러싼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입니다. 법원은 지연 신고 그 자체를 탓하지 않지만, 그 3개월 사이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 당일 남아 있는 객관적 기록은 여전히 신빙성 판단의 핵심 자료입니다.

지금 고소장을 받은 상황이라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3개월의 공백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그날의 단체사진과 대화 기록부터 놓치지 않고 확보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그 준비가 이르면 이를수록 신빙성을 다투는 자료는 두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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