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장난, 학교폭력 신고당했지만 '조치없음' 결정
친구 사이 장난, 학교폭력 신고당했지만 '조치없음' 결정
해결사례
소년범죄/학교폭력

친구 사이 장난, 학교폭력 신고당했지만 '조치없음' 결정 

황윤경 변호사

조치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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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중학교 3학년이던 두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편의상 A학생과 B학생이라 하겠습니다. 둘은 같은 배드민턴 동아리 소속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방과 후 함께 운동을 하며 가까워진 사이였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끝나면 같이 떡볶이를 먹으러 가고, 주말에도 종종 만나 어울릴 만큼 친했습니다.

문제는 동아리실 정리 당번을 하던 어느 날 벌어졌습니다. 라켓과 셔틀콕을 보관하는 작은 창고 같은 공간이 있었는데, A학생이 그 안에서 물품을 정리하던 중 B학생을 포함한 동아리 친구 몇 명이 장난삼아 문을 잠그고 밖에서 놀리는 말을 했습니다. "너 거기서 땀 냄새 다 배겠다", "소독약 뿌려야 되는 거 아니야" 같은 짓궂은 농담이었고, 그 중에는 거친 욕설도 섞여 있었습니다. 평소 서로 편하게 막말도 주고받던 사이였기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학생들도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A학생은 이 일을 포함해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학교에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 내용에는 창고 사건뿐 아니라, 이후 다른 날 동아리실 문을 여러 학생이 발로 차며 위협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B학생의 부모님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통보를 받고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했고,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의뢰인인 B학생은 억울해했습니다. 자신은 A학생과 여전히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고, 창고에서 있었던 말도 평소 서로 주고받던 장난의 연장선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관적인 인식만으로는 심의 과정에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습니다. "친해서 그랬다"는 주장과, 그것을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 황윤경 변호사의 조력

상담을 시작하면서 저는 가장 먼저 두 학생 사이의 실제 관계를 규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동일한 언행이라도 그것이 발생한 관계와 맥락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가까이 지내온 친구 사이의 장난인지, 아니면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관계에서 나온 말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의뢰인과 함께 사건 전후의 정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두 학생이 동아리에서 어떻게 어울려 왔는지, 창고 사건 이후에도 함께 운동을 하거나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사건 이후에도 A학생이 먼저 "오늘 동아리 몇 시에 끝나", "이따 떡볶이 먹으러 갈래"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있었고, 이는 A학생 스스로도 관계 단절을 의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자료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대화 내용과 함께 동아리 친구들의 진술을 확보해 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또한 A학생이 신고 무렵부터 주변 친구들에게 "예전에도 비슷한 일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 그리고 그 이후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주변 학생들의 진술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는 A학생이 느끼는 어려움이 이번 언행 자체보다는 이전의 경험이나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명확하게 위원회에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신고 내용, 즉 동아리실 문을 발로 차며 위협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저는 해당 시간대 복도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했고, 확인 결과 실제 동아리실 출입 시간과 신고 내용 사이에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다는 점, 그 시간대에 다수의 학생이 드나들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어 냈습니다. 신고된 행위를 특정 학생의 행위로 단정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위원회에 조목조목 제시했고, 함께 있었다는 다른 학생들의 진술도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정리해 전달했습니다.

3. 사건의 해결

심의 결과, 동아리 창고에서의 발언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되었지만 학교폭력으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위원회는 두 학생이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정황, 사건 이후에도 서로 연락하고 함께 활동을 이어간 점, 발언이 나온 상황 자체가 또래 집단 내 장난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표현이 다소 부적절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를 학교폭력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두 번째 신고였던 동아리실 문 발로 차기 사건에 대해서는 아예 사실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CCTV 영상과 진술을 종합했을 때 신고 내용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의뢰인에게는 '조치없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를 받게 될 경우 학생부에 기록이 남고 이는 이후 진학이나 학교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의뢰인과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4. 이 사건의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언행의 존재'와 '학교폭력의 성립'이 항상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려면 단순히 부적절한 말이 오간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언행이 상대방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려는 의도 아래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일방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두 학생이 오랜 기간 가깝게 지내온 정황, 사건 전후로도 관계가 이어진 정황이 뒷받침되면서 언행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학교폭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두 번째 신고였던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객관적 증거의 부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학폭위 심의에서는 진술만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CCTV나 메신저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비슷한 상황이라도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언행이라도 그것이 어떤 관계,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자료로 뒷받침하는지에 따라 학교폭력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학교폭력 신고를 받은 학생과 그 가족은 당황한 나머지 "우리는 사이가 좋았다"는 말만 반복하다가 정작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를 보여주는 대화 기록, 목격자 진술, CCTV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신고 사실을 알게 된 초기 단계부터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사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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